할리우드 영화의 기세가 살벌하다. 물벼락 블록버스터 <포세이돈>이 박스오피스를 집어삼키며 정상에 등극함과 동시에 1위부터 4위까지 죄다 외국 영화가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323개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는 주말 3일에 걸쳐 서울 21만 4천, 전국 61만 7천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전국 누계 105만을 돌파, <미션3> <다빈치 코드>의 바통을 이어 받아 5주째 할리우드 영화가 정상을 고수하는 데 일조했다.
3주차에 접어든 <다빈치 코드>는 292만 명의 관객동원력을 보이며 6월 6일 300만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 뒤를 이어 <미션3>는 꾸준한 관객의 호응으로 525만을 통과 3위에 랭킹됐다. 그닥 만족스런 성적은 아니지만 <헷지>는 전국누계 36만 명을 기록, 올 개봉한 애니메이션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로 박스오피스에 데뷔했다.
할리우드 대작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는 토종액션 <짝패>는 주말 동안 서울 4만 7천, 전국 17만 6천명의 관객이 찾아 전국누계 85만의 성과를 올렸다. 자존심은 지켰다 볼 수 있다. 이 주 안에 100만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양동근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모노폴리>는 첫 주 22만 5천여 명이 관람! 박스오피스 6위에 자리했다. 아쉬움이 남을 만한 성적이지만 동시에 간판 올린 <구타유발자들>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결과다.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 평단의 호의적인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던 <구타유발자들>은 161개 스크린을 통해 전국 3만 5천명의 관객만이 영화와 마주했다. 아무리 대중의 입맛에 딱 맞지 않은 비호감 소재라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정말이지 황망한 수치다. 상당한 배급력과 대중성이 담보되지 않은 영화는 가차 없이 나가떨어지는 현재의 극장가,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다.
2006년 6월 5일 월요일 | 글: 서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