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개막작인 <로빈후드>는 <하녀>의 흥행으로 인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과 러셀 크로우가 세 번째로 만난 작품으로 전국 645개 스크린에서 47만 1,609명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은 54만 5,366명이다. 이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아이언맨2>가 602개관에서 32만 4,198명을 모으며 3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누적 관객 396만 5,932만 명으로 400만 관객 돌파는 목전에 뒀다.
이 가운데 이준익 감독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 9만 7,022명을 더하며 누적 관객 128만 4,961명으로 지난주보다 2계단 내려간 4위를 차지했고, 해병대를 소재로 한 <대한민국 1%>와 엄정화 주연의 <베스트 셀러>가 각각 3만 5,155명과 3만 4,172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하녀>와 함께 칸국제영화제에 초청 돼 화제를 모은 이창동 감독의 <시>는 2만 8,974명 동원에 그치며 7위를 차지, <하녀>와는 상반된 성적을 보였다. 스크린 수가 <하녀>의 1/3 수준인 194개관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객관적인 수치에서 <하녀>에 크게 못 미친다. 1960년대를 대표하는 여배우 윤정희가 출연했지만, 그녀의 스타성이 <하녀>에는 못 미쳤다는 게 세간의 평이다. 하지만 또 다른 칸 영화제 진출작인 <하하하>를 보면, 꼭 스타성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김상경, 유준상, 문소리, 김강우, 김규리라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고도, 지난 개봉 첫 주에 6,949명을 모으는데 그쳤으니 말이다. 영화 흥행이라는 게, 단순히 스타나 감독의 이름 혹은 작품성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 한마디
그러고 보니 <시>와 <하하하> 얘기는 없고, 온통 <하녀> 이야기군요. 윤정희 선생님이 섹시한 드레스 입고 칸을 누비는 사진도 보고, 홍상수 감독님이 하하하 웃는 모습도 기사로 좀 봤으면 좋겠네요.
2010년 5월 17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