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유사 장르 영화들의 클리셰(관용적 표현)들을 절묘하게 차용한 코믹액션 / 청소년 관람불가
128분 / 매튜 본 감독 / 콜린 퍼스, 태론 애거튼, 사무엘 L. 잭슨..
개인적인 평점 : 7.5점 (IMDB평점 : 8.2점, 로튼토마토 지수 : 77%, 2월12일 기준)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11일)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관람하고 온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이야기를 해볼께요. ㅎ
<킥 애스>, <원티드>, <슈퍼맨 레드선>, <얼티밋 스파이더맨>, <얼티밋 판타스틱4> 등을 그린 코믹북 작가 마크 밀러의 'The Secret Service'를 바탕으로 <엑스맨:퍼스트 클래스>를 연출한 매튜 본 감독이 실사화시킨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북미 평론가들로부터 '키치한 제임스 본드를 떠올리게 되는 코믹액션물'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77%의 준수한 로튼토마토 지수를 기록하고 있는 작품인데요. 하지만 일부 북미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007시리즈를 비롯해 기존 액션영화들의 플롯과 스토리를 답습한 흔해빠진 영화'라는 혹평을 듣고 있기도 하죠.
■ 매튜 본 감독의 연출작들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IMDB, 박스오피스모조, 로튼토마토,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한 것임을 밝힙니다.
※ 개봉일은 북미기준입니다.
과연, 제가 직접 보고 느낀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어땠었는지, 언제나 그렇듯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킹스맨 역사상 첫 번째 평민 출신 요원에 도전하게 된 사고뭉치 에그시
줄거리 17년 전, 친아버지를 여윈 개리 에그시 언윈(태론 에거튼)은 동네갱의 보스인 새아빠 딘 앤소니 베이커(제프 벨)와 엄마 미셸(사만다 조 워맥) 그리고 갓난 애기인 여동생과 함께 캠던타운에 위치한 공용아파트 Alexandra and Ainsworth Estate에 살면서 마약과 도둑질을 일삼는 방탕한 삶을 살고 있던 중, 친아버지의 옛 상관인 해리 하트(콜린 퍼스)의 도움으로 홀번경찰서에서 풀려나게 되는데요.
한눈에 에그시의 남다른 재능을 알아본 해리가 전 세계 곳곳을 누비는 비밀 첩보 기관인 킹스맨의 신입 요원 선발 과정에 (17년 전 에그시의 아버지를 추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유일한 평민 참가자로써 에그시를 추천하게 되면서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본격적인 막이 오르게 된답니다. ^^
관객들로부터 흔히 '재밌다'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영화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첫 번째 부류는 <매트릭스>, <트랜스포머>, <반지의 제왕> 등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처럼, 이전까지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신선한 아이디어와 볼거리 등을 장착하고 있는 영화들이구요. 두 번째 부류는 익숙한 클리셰(관용적 표현)로만 가득 채워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맛깔스럽게 잘 버무려냄으로써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해주는 영화들이죠. 그리고 제가 직접 보고 느낀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바로 그 후자에 완벽하게 부합되는 작품이었답니다. ^^
유사 장르 영화들의 클리셰를 절묘하게 버무려낸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대부분의 액션 영화들이 그러하듯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도 큰 맥락에서는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는 작품인데요.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해서 고귀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자신보다 우수한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고귀한 것이다." 헤밍웨이의 말을 인용한 해리의 대사 속에 함축되어 있는 교훈처럼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돈이나 권력을 남보다 좀 더 가지고 있다고 해서 오만함에 휩싸여 타인을 깔보고 핍박하거나, 현재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면서 주저앉아 있기만 할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와 부단한 자기 개발을 통해 모두 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메시지를 킹스맨들의 모험담 속에 효과적으로 녹여내고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영화 후반부의 Mass Headless 불꽃놀이 장면은 메시지와 웃음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백미였던 것 같아요. ^^) 하지만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진정한 매력은 이러한 교과서적인 메시지에 있는 것이 결코 아니었죠. ㅎ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참재미는 다름이 아니라 여러 유사 장르 영화들의 클리셰(관용적 표현)들을 차용해 맛깔스럽게 버무려낸 내러티브에 있었는데요. 매튜 본 감독의 직전작인 <엑스맨:퍼스트 클래스>를 떠올리게 되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취업 면접'을 시작으로 007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았던 여러 스파이 무기들, 매튜 본 감독과 원작자인 마크 밀러가 처음으로 의기투합해 만들었던 <킥애스>의 히로인 힛걸(클로이 모레츠)의 악당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발렌타인의 심복 가젤(소피아 부텔라) 그리고 <오스틴 파워>의 이블박사(세스 그린)처럼 희화적으로 과장된 악당 리치몬드 발렌타인, 여기에 <13구역>, <야마카시> 등에서 익히 봐왔던 파쿠르(주위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애물을 활용한 이동 운동) 등과 같은 익숙한 클리셰들을 차용해 절묘한 조화를 이뤄냄으로써 양질의 시너지 효과까지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킹스맨:스크릿 에이전트>였거든요. ㅎ
물론, 이처럼 유사 장르 영화들의 클리셰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점으로 인해, 보시는 분에 따라서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가 창작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이 기존에 만들어진 영화들을 짜집기 하는데에만 급급한 작품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관람을 결정하시기 전에 각종 클리셰들을 취합한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특징을 충분히 고려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
콜린 퍼스의 재발견과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태론 애거튼
개인적으로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를 관람하면서 또 한가지 인상적이었던건, 역대 제임스 본드들 못지 않은 빼어난 수트빨과 나이(참고로, 콜린 퍼스는 우리 나이로 56살입니다. ㅎ)를 잊은 듯한 액션을 보여준 콜린 퍼스의 재발견이었는데요. 흔히들 콜린 퍼스하면 떠올리게 되는 <킹스 스피치>, <맘마 미아>, <러브 액츄얼리> 속 젠틀한 영국 신사의 이미지에 중후한 섹시함과 날카로운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속 해리의 모습은 저로 하여금 '콜린 퍼스가 이렇게나 섹시한 배우였었나?'하는 생각까지 하게끔 만들 정도였으니까 말이에요. ㅎㅎ
또한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혜성처럼 등장한 영국 출신의 신인 배우 태론 애거튼의 이름을 제 머릿속에 각인시켜주기도 했는데요. 이제 겨우 두 번째 장편 영화 출연이라고는 보기 힘들 만큼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통해 귀여운 사고뭉치 스파이 에그시를 훌륭하게 소화해주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올해 9월에 개봉 예정인 <Legend> 속 태론 애거튼의 연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지기도 하네요. (참고로, <Legend>의 주연은 톰 하디입니다. 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는.. ^^;;
이처럼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다양한 볼거리를 비롯해 매력적인 캐릭터 여기에 깨알 같은 웃음과 교훈적인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오락영화로써는 꽤 우수한 재미를 선사해주는 작품이었는데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창작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이 유사 장르 영화들의 클리셰들을 버무려 놓기만 한 내러티브 때문에 호불호는 꽤 갈리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깔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클리셰의 취합 외에도 킹스맨들의 무적 방탄 수트 등과 같은 허무맹랑한 액션씬이라든지, 원탁의 기사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따온 오글거리는 킹스맨들의 코드네임(아서, 멀린, 랜슬롯, 갤러해드), 발렌타인의 신경파 공격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에그시의 여동생 등과 같은 스토리 전개상의 맹점, 여기에 헐리우드 영화들의 주요 소비국(중국, 한국, 브라질, 베네수엘라, 러시아, 영국)들에 대한 억지스러운 커멘트 같은 속보이는 상술 등 비난할 거리가 무궁무진한 영화이기도 하니까 말이에요. ^^;; 그런 만큼, 관람 여부를 결정하시기 전에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이러한 작품 성향을 충분히 인지하시는게 좋을 것 같다는 말씀들 다시 한 번 드려보네요. ㅎㅎ
어쨌거나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코믹스파이액션 시리즈의 탄생에 기뻐하며 꽤 재밌게 관람하고 온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아직 후속편의 제작이 결정된건 아니지만 영화 속에서 발렌타인이 언급한 E맨 등을 고려했을 때 조만간 폭스사가 후속편 제작 소식을 발표하지 않을까 싶네요. ^^) 오늘(12일) 저녁 관람 예정인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행복 가득한 하루 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