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화의 스토리나 짜임, 배우들의 디테일한 심리 연기가 잘 결합된 영화를 좋아해요. 처음 <괴물>이란 제목만 접했을 때 그저 또 영웅주의를 앞세운 그저그런 헐리웃 CG재난영화가 한 편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별 기대가 되지 않았죠...헌데 , 이 영화...해외에서 혹평을 받았다는 말에 한번 봐 주었죠...
그리곤...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제 맘속은 감동의 물결이었어요. 괴물의 첫 등장 장면에서는 우리도 이런 CG를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그러나 영화에 몰입되면서 봉감독님과 가족에게 감탄했어요~~~~^^배우들은 완벽한 연기에 빠져들었죠. 아마 영화 촬영동안 그 캐릭터로 살았겠구나하고 생각이 들더군요.
할아버지( 자상한 변희봉, 우리들의 아버지)- 박강두( 엄마 없이 자란 딸을 너무 사랑하는 큰아들 , 약간 어리버리, 못 배운 큰형, 송강호만이 할 수 있는 )- 박남일( 많이 배운 둘째, 백수, 대학 때 대모하다가 청춘 다 보냄)- 박남주( 막내딸, 느린, 침착한, 강한 양궁선수)- 박현서( 앞의 4명에게 지대한 사랑을 받는 귀염둥이 , 강두가 사고쳐서 나은 딸, 철없이 나왔다가 괴물에게 잡혀가서 철듬, 드러난 부성과 달리 어머니 캐릭터가 없는 영화에서 배두나와 함께 모성이 뭔지를 보여줌 )..그리고 괴물...그리고 눈에 띄는 조연들....그리고 이 영화가 헐리웃 영웅주의 재난영화와는 다르다는 것을 묘사한 듯한 괴물에 맞서 싸우는 미국인(뭘 위해 싸우는지?)....등
각 캐릭터들의 특징을 살린 영화의 소재 사용과 스토리 전개, 대한민국 가족이라면 공감가는 박씨 집안의 끈끈함, 어느 옛 특수요원이 괴물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하기 위함이 아닌 내 가족에게 닥친 재난에 대응하는 복수극, 우리 나라 사람이라서 공감할 수 있었던 장면들( 분향소, 한강 대모장면, 다들 도망가기 바쁜 한강 괴물 출몰 난동장면, 친구를 보상금에 팔아버린 통신사 직원...생각할수록 웃음이 번져나오는...더 많은 것 같지만...)등 "우리"의 영화를 만들어낸 봉준호감독님께도 감탄했어요^^
헐리웃 CG와 같은 영상만을 기대하며 <괴물>을 허접하다고 하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또는 반미 반사회적 감정에 사로잡힌 메세지만 부각하고 억지 웃음을 자아내는 영화라고 재미없어 하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봉감독님이 말하고자하는 이야기는 "영웅"이 아닌 "가족"이 아니었을까요.누구든지 내 가족이 괴물에게 잡혀간다면 박씨네 가족들처럼 했을 테니까요. 저는 <살인의 추억>때처럼 영화가 끝난 뒤 씁쓸함과 눈물, 감동, 그리고 희망 등의 뜨거운 감정에 빠져 쉽게 잠들지 못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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