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스텝들만으로 충분히 기대를 하게끔 만든 영화이다. 거기다가 제목에서 부터 대놓고 '음란'하다고 하는 연불영화인데 어찌 기대를 안할 수 있으랴.
김민정은 어깨를 드러내놓고 한석규와 김범수는 음흉한 눈빛 쳐다보는 포스터에서 '섹시 사극'이란 기대를 했고, 예고편에서 본 장면장면들은 '야한 농담들'이 주를 이루는 성인용 영화라 기대했다.
하지만,
도대체 뭘 보여주려고 하는건지 허탈하기만 하다.
영화 초중반엔 분명히 코메디를 지향하며 웃음보가 탁! 터지게 하려는 의도로 만들어낸 장면들이 계속 나오는데 그런 장치들이 너무 뻔하고 약해서 약간의 실소만 나올 뿐 너무나도 썰렁하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문제는 그런 부분이 너무 많다는 점. 웃기려고 의도한 부분에서 관객들이 전혀 웃지 않았다면 이는 영화의 잘못인가, 관객의 잘못인가.
코메디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무렵, 영화는 갑자기 김민정과 한석규의 애절한(?) 멜로물로 넘어간다. 양반의 신분, 소심한 성격때문에 왕의 애첩 김민정의 육탄공세를 거절했던 한석규가 왜 갑자기 사랑운운하며 돌변하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고, 김민정이 느끼는 한석규에 대한 감정이 자존심 때문이었는지 정말 사랑이었는지 역시 일절 설명없다가 느닷없이 죽음을 불사하고 왕의 앞에서 사랑합네 어쩌네 하는건 전혀 몰입이 안됐다.
또 아무리 사극이지만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어색한 말투는 집중에 방해하게 했다. 오달수, 김민정, 인내상은 발성때문인지, 그런 어색한 대사때문인지 사극에 맞지 않는 이미지였다.
음란하지 않는 서생, 웃기지 않은 농담, 공감안가는 사랑얘기가 버무러지면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내내 엉덩이와 허리만 고생한다는 교훈을 깨닫게 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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