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간도 1편을 보지 않고 갔더라면...
아마 상영시간 내내 당황함으로 무엇을 보았는지 모르게 멍한 느낌으로 걸어 나왔으리라..
(1편의 영화를 보지 않고 2편을 같이 봤던 친구는 영화의 처음부터 다 보고 나서까지 당황스러워 하기만 했다.
설명을 해 주어도 이해가 잘 안된다고 했다...)
영화의 처음부터 시작되는 무심한 살인, 살인들..
죽이는 자의 표정은 아무런 감정을 싣지 않은, 사람같지 않은 무심함 그 자체였다.
느와르 영화에서의 권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이야 허다하지 않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예전에 우리가 열광(?)했던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들의 그것처럼 우리에게 이유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혈흔이 가득한 주검들을 끌고 가는 모습도, 의미전달을 위해 한두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더 많이 보여주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시대가 그렇게 잔인한 걸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인가... 과연 우리 시대는 그런 것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무심한 살인과 황당한 죽음이 끝까지 계속된다.....
그래서 혼돈의 시대라는 것일까.....?
청년 진영인과 청년 유건명으로 나오는 배우들이 눈에 익지 않아서 일까...
스틸 사진상으로는 명확하게 달라보이는 그 두 배우가 영화 화면상에서는 너무나 흡사해 보인다.
보는 동안 거의 중반이상까지 그 두 배우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머릿속으로 계속 입력시키는 작업(?)을 했다.
(저 사람이 진영인이야, 진영인.. 영인... 잉? 저 사람이 아까 그 사람인가...? 윽, 넘 비슷하게 생겼당.. @.@;)
같이 본 친구는 두 사람이 너무나 똑같애 보여서 1사람이 2가지 역할을 다 하는 1인 2역인 줄 알았단다...^^;
두 주인공이 혼돈된다...
혹시..... 그래서 '혼돈'의 시대라고 한 건 아니겠쥐..? ^^*
이 영화가 무간도의 2편이라는 것이 의문스러웠다.. 왜 이 영화를 따로 떼어서 2편으로 만든 것일까...?
1편에서 생략된 부분들을 이 영화를 보면 다 알 수 있지만,
이렇게 따로 떼어서 영화를 만들만큼 그것이 중요하고 비중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하나의 영화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조금 늘려서 2편의 영화로 만든 듯하다.
이 영화를 보고서 남는 느낌은...
황국장의 상사가 황국장의 차 키를 받아서 문을 열고 타는 순간, 폭발과 함께 죽음을 당했을 때 느껴지는 슬픔...
전적으로 자신을 믿고 지지하고 형제애를 느끼게 했던 동료가 죽임을 당했을 때 느껴지는 그 고통스런 슬픔...
그것이 내게도 슬프게 다가오고 또 가슴 아프게 느껴질 뿐... 단지 그것 뿐이었다..
무간도 1편에 별 4개를 준다면, 무간도 2편에는 별 1개반을 줄 것이다.
무간도 2편은 이 자체로는 영화의 완성도를 평가할 수 없는,
무간도 1편에 흡입되어도 좋을, 1편을 부연 설명해 주는 부록과 같은 영화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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