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오아이스감상평 ver2.0-이 영화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오아시스
whydoi 2002-08-20 오전 12:23:22 1959   [17]
.. 들어가기 전에 :

왜 2.0인가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군요.
설명을 드리기 전에 간단한 질문하나. 만일 당신이 이 영화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에게 짧은 말로 간단하게 설명해 보라고 하면 무슨영화라고 하시겠습니까? 아름다운 사랑에 관한 영화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정도일 겁니다. 또는, 미학적인 성취도에 관한 찬사들 일 겁니다. 저의 첫번째 버젼또한 바로 그런 내용입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저도 별점을 만점에 가깝게 주고, 조금 과장해서는 \'에밀 쿠스트리차\'에 비견할 만한 마술적 리얼리즘을 보여준다고 침튀기며 한번쯤 떠들어대고 싶습니다. 허나, 그런 감상평들은 익히 들어 아실만한 내용이라 생각되므로 생략한다는 의미로 1.0 버젼을 공개하지 않고 바로 2.0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그럼, 두번째 버젼은 무엇인고..하니,

[이 영화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라는, 다소 뜬금없는 제목의 감상평입니다.

설경구와 문소리 말고 또 주인공이라 할만한 이가 있을까. 영화를 감독하는 역량에 비해 다소 평이한 연기를 보여준 류승완? 아님, 평범함과 비열함을 고루 보여준 설경구의 큰형?형수?목사님?공주네 옆집 부부?형사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등장했었다는 사실이 환기되시는지요. 제가 어처구니없게 독단적으로 결론내린 이 영화의 주인공은..바로..

두둥! < 홍종두와 한공주를 제외한 그들 모두 > 입니다.(^^;)

자, 그럼, 이 말이 그다지 과장된 궤변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이 감상평의 나머지를 채워야 겠군요.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것처럼 한결같이 가슴찡했다, 마음이 포근해졌다, 희망을 발견했다 는 등의 호평 일색입니다. 그렇다고 저는 이 영화 참 못만들었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또한 한공주가 정상인의 사랑을 꿈꾸는 상상장면(중국집에 전화하다가 장난치기, 지하철 안에서 빈 피티병으로 머리때리기 등등)이나, 막차시간 지난 지하철역 안에서 \"내가 만약 하늘이라면~\"하고 조용히 노래하는 장면들에선 울컥거리는걸 참느라 혼났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난 후에도 그 감정은 쉬 가라앉지 않더군요. 영화관을 나와서 강남대로변을 걷는데, 길가에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초췌한 노인네(거지처럼 보이는)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이상한 경험도 했습니다.
저는, 그 일률적이다 못해 파시즘의 냄새( 이 영화 보고나서 별로라고 그러면 넌 양심도 없는 놈이야!..라는 식)까지 풍기는 반응들과 제가 직접 겪은 감동을 거울에 비추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의외의 결론이 이끌려 나오더란 겁니다.
영화 초반에서 중반까지 우리는 홍종두라는 인간말종의 다양한 비상식적인 행동과 말들에서 풍겨나는 비린내를 견뎌내야 합니다. 거기다가 한공주가 보여주는,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징그럽기까지 한 장애의 현장을 안괴로운 척 하면서 지켜봐야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 둘에게 알수없는 동질감과 친근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 후에는 오히려 멀쩡해 보였던 그 주변인물들의 추악함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죠.아마 이창동 감독이 의도한 바 또한, 사막같이 메마르고 피폐해진 소위 정상인들 사이에서 한공주와 홍종두가 오아시스처럼 빛나고 있다는 것일 겝니다. 문제는, 우리는 그 둘의 아름다운 결말에 주목하고,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 영화를 보는 우리 대다수는 바로 그 둘이 아니라 그 주변사람들과 더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우리가 처음부터 희미하게나마 동질감을 느꼈던 것은 한공주의 오빠이며, 홍종두의 형들일 겁니다. 그런데 그들이 우리를 배신하고, 폐부를 드러내자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들을 비난하며, 처음에는 비웃었던 장애인과 사회부적응자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냅니다.
자..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제가 이끌어내고자 하는 결론에 가까워지는군요. 이 영화의 주인공은, 결국, <홍종두와 한공주를 제외한 사람들>이자 <우리 자신들의 다른 모습들>이라는 결론 말입니다.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감동받거나, 정서적 또는 지적인 충격을 받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마도 우리가 몰입하고 동일시했던 인물들이 겪는 사건에 의해서 일 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의 주인공들인 \'주변사람들\'에게 동일시 했던 우리의 감정들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일종의 따끔한 훈계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을 공유하기도 하죠.

그 후에는, 한결같이 이 영화 안보면 죽이기라도 할것처럼 강력추천 영화라고, 느낌표를 열댓개씩 찍어댑니다. 난 이제 속죄했으니 깨끗하다. 당신도 어서 이영화 보고 회개해라. 우리가 얼마나 장애인들과 전과자들에게 소홀하게 대해 왔는지 한번쯤 느껴봐야 된다, 는 식이죠.
만장일치의 감동이라는 순수한 표면적 반응 뒤에는 이런 엄청난 과정들이 숨어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과장되다면 과장된 상상입니다.

심지어는, 게다가, 그 표면적 반응들은 엄청난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바로,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눈을 새롭 트여준다는 거죠. 그말은, 새로운 것들(또는 은폐되어 있던 것들)을 보는 눈이 생기면서, 세상이 아주 조금씩 변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건 정말 엄청난 결과입니다.
요즈음의 예술계통(음악,미술,문학,영화등) 평론가들이 공공연히 인정하고 있는 것 들중 하나는,\"예술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 비근한 예로, 서태지가 가요계를 흔들고 신세대의 의식을 대변하면서 메인타임 뉴스에까지 등장하는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결국
세상을 바꾸어버린 건 아니라고 체념섞인 결론을 내린다는 거죠. (요즘의 가요계를 보십시오. -_-;;) 그런 시류에 비추어본다면, 매번 뒷통수를 치는 첨예한 리얼리즘의식으로 세상을 그리고 사람을 보는 눈을 뜨이게 해주는 이창동이라는 영화작가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제 이 영화 감상평은, 결론을 지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야 말았습니다.

아마, 이 다음버젼은

[ 그래서,이 영화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나 ]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평은, 영화를 한번 더 보고 난 후, 시간이 1년쯤 지난 뒤에 다시 되돌아보는 시점이 되었을때 쓰여져야 할 것입니다.
저는, 그때까지도 사람들이 세상의 변두리를 어슬렁거리는 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을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이창동 당신은 정말 어마어마한 일을 해낸 것입니다.

(총 0명 참여)
흔히 영화를 보고나서,거기에 합당한 당연한 소감,, 어떤 기대치의 보통의 느낌을 당연시하는,, 영화소감풍조가 만연한건 사실인것 같네요~좀더 솔직한 내면에서 우러나는 소감,,,절실   
2002-10-14 22:54
1


오아시스(2002, Oasis)
제작사 : 이스트 필름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cjent.co.kr/oasis/main.htm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427 [오아시스] 이 영화를 보고 고해성사를 하는 기분이었다. withjm 02.08.27 1418 7
8426 [오아시스] 왜 이 영화를 아름답다 하는 가. mkone 02.08.27 1165 4
8408 [오아시스] 당신은 오아시스가 있습니까? skj123 02.08.26 959 2
8399 [오아시스] 현실은 그들을 받아들일 것인가...--^ huhugirl 02.08.26 820 1
8393 [오아시스] 이 시대 마지막 순수, 오아시스에 가면 찾을까.. nugu7942 02.08.25 860 1
8366 [오아시스] 한번쯤 생각을 해볼만한..... hr1773 02.08.22 954 3
8348 [오아시스] <오아시스>....커플은 꼭 보세요! swiri0811 02.08.20 1401 5
8338 [오아시스] '오아시스' 소외된 사람들의 따뜻한 러브스토리 datura 02.08.20 1185 7
현재 [오아시스] 오아이스감상평 ver2.0-이 영화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1) whydoi 02.08.20 1959 17
8302 [오아시스] 너무도 슬픈 사랑이야기.. jaulover 02.08.18 1051 1
8298 [오아시스] 오아시스를 찾았는데도 목이 마르다~~~~ okky3 02.08.17 985 1
8291 [오아시스] 오아시스, 너무 착한 사람들의 사랑이야기..ㅠ,.ㅜ zimu223 02.08.17 1033 3
8286 [오아시스] ★ 오 아 시 스 는 요 ..... ★ (1) wisdom0822 02.08.16 1490 11
8277 [오아시스] 진정 그들처럼 사랑할수 있을까??? (1) zzong2104 02.08.16 856 1
8269 [오아시스] [오아시스]맑고 깨끗한 오아시스 같은 영화! sinoo73 02.08.16 916 4
8268 [오아시스] 사랑해주고픈 영화! keepinggirl 02.08.16 784 1
8267 [오아시스] [오아시스]... 나름대로의, 그러나 잔인한 낙관 ★★★★☆ bagano 02.08.16 1119 3
8263 [오아시스] [ozzyz] 너무나 아름다운 - 오아시스 ozzyz 02.08.16 2025 26
8260 [오아시스] <무비걸>[오아시스] 당신은 오아시스가 있으십니까 ? mvgirl 02.08.15 860 4
8237 [오아시스] 희망도 절망도 아닌 그들만의 사랑을 그린영화 witch1041 02.08.14 875 2
8230 [오아시스] 정말..세상을 적시는 사랑이었다.. pure1114 02.08.14 961 1
8224 [오아시스] 사랑으로 메마른 가슴을 적시다 the12th 02.08.14 845 2
8218 [오아시스] [수사]오아시스: 사회의 소외된 자와 사막의 '오아시스'가 같다고 생각이 되는 이유? daegun78 02.08.14 977 3
8208 [오아시스] (영화사랑)오아시스★★★★★ lpryh 02.08.13 1006 0
8201 [오아시스] 이게 사랑이다.... qtlove75 02.08.13 1227 4
8193 [오아시스] [오아시스] 오늘 오아시스에 빠지다... seulki_81 02.08.13 1140 1
8171 [오아시스] [눈목]전화를 걸 수 있는 공주가 종두의 무죄를 증명하지 못한 이유. (2) rose777 02.08.12 1387 7
8170 [오아시스] [오아시스]-우리도 그들처럼 사랑하고 있나요?- rjg2000 02.08.12 1023 4
8097 [오아시스] [오아시스] 사랑을 그대 품안에... moviesmin 02.08.09 878 0
8080 [오아시스] 더이상 말로 표현할수 없는 영화... chiw1000 02.08.07 1828 12
8075 [오아시스] 오아시스, 그 마르지 않는 사랑에 대하여....... papablue 02.08.07 1291 8
8074 [오아시스] 나도 오아시스에 갈수 있을까? (1) hiboom 02.08.07 1014 2

1 | 2 | 3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