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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하반기 국산 개봉작들-주목!하시라, 이 영화들에
Coming Soon | 2003년 7월 23일 수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한국영화의 거침없음은 올 한해도 여전하다. 아니, 더하고 있다. 이런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국산영화 점유율 꿈의 퍼센티지 딱 반땅 50%도 손에 잡힐 듯싶다. 물론, 질적인 면까지 그만큼의 성과가 있었느냐고 반문한다면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대신, 유례가 없을 정도로 자국 영화가 선전하고 있는 이러한 호황기 속에는 영화의 모든 거듭남의 가능성들이 옹골찬 존재로서 자리 매김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 확실하다.

여하간, 브레이크 없는 한국 영화의 질주는 무수한 화제작들이 개봉하는 하반기에도 별다른 태클 없이 쭉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무비스트는 세빠닥이 늘어지는 한 여름을 겨냥해 쏟아지는 영화 이후에 등장하는, 즉 가을 즈음에 개봉하는 작품을 중심으로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기대작을 몇 편 선정해 간단하게 살펴봤다.

▶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감독: 이재용 주연: 이미숙 배용준 전도연
개봉: 추석예정. 장르: 에로틱, 니힐리스틱 멜로 풍류 사극

제목부터 후끈 달아오르게 도발적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배경을 알고 나서 보면 좀더 흥미로울 작품이다. 18세기 프랑스 귀족사회의 배신과 사랑을 다룬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가 이 영화의 원작. <위험한 관계>는 이미 스티븐 프리어즈의 <위험한 관계>나 밀로스 포만의 <발몽>, 그리고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에 이르기까지 네 번이나 서구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다. <스캔들....>의 경우, 원작 소설과 같은 18세기―조선 정조무렵―가 배경. 그러니까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같은 시간여행이 아니라 같은 시간대에서 거꾸로 공간을 이동시킨 셈이다. 한편 <정사>, <순애보> 같은 이재용 감독의 전작들은 스타일리쉬하고 세련된 화면 안에 외로운 인간들, 그리고 금지된 욕망을 풀어놓았다. 그러니까 파격적인 선택으로 보이는 <스캔들....>역시 어떤 면으로 전작들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는 얘기. 요컨대 사극이되 그냥 사극이 아니다.

농염한 매력의 사대부 부인 조씨부인(이미숙)과 당대의 풍류가 조원(배용준)은 사촌간이다. 어느 날 조씨부인은 조원에게 위험한 게임을 제의하고, 조원은 이를 수락한다. 게임내용은 조원이 정숙하기로 이름높으며 열녀비까지 하사받은 숙부인(전도연)을 함락시키면, 조씨 부인이 그에게 몸을 허락한다는 것. 제목과는 달리 ‘남녀상열지사’를 엄격히 통제했던 조선시대지만, 물론 겉으로 보이는 게 다는 아닐 것이다. 영화는 당대의 에로티시즘을 화면으로 불러오면서 양반들의 퇴폐성과 허무주의를 동시에 길어 올린다. 시대상황에 대한 고증도 철저하다는 소문. 순제작비 45억 중 무려 20억이 정조시대의 복식이며 풍습을 재현하는 데 고스란히 투자되었다. (임지은)
IF 뜬다면: <정사> 감독이 만드는 사극, 설명이 필요 없는 이미숙과 전도연의 연기대결 더하기 잘생긴 배용준을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 답답한 브라운관이 아니라. 게다가 제목을 세 번만 음미해봐라. 안 끌리는가?
IF 안뜨면: ‘야심만만’이란 뒤집어 말하면 위험부담이 크다는 말과 동의어 아닌가? 배용준의 경우 스크린도 사극도 첫 도전이라는 걸 감안하면 임무가 너무 막중해 보인다.

▶ <영어 완전 정복>
감독: 김성수. 주연: 장혁 이나영
개봉: 가을 예정. 장르: 세태풍자 애브노멀(abnormal) 로맨틱 학습 코미디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로 이어지는 김성수 영화의 카테고리는 크게 두 가지다. 액션영화, 그리고 남자영화. 바이크를 타고 질주하는 고독한 남자의 눈빛, 막다른 골목에 몰린 무사들이 보여주는 악다구니 같은 칼부림. 같은 맥락에서 뒤집어 말한다면 김성수 표 영화에 여성은 없었다. 한편 테크닉적인 면에서 보더라도 마찬가지. 쇼트를 잘게 쪼개고 고속, 저속 촬영을 십분 이용하는 감각적인 스타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그런데, 그 김성수 감독이 코미디, 그것도 평범한 듯 기괴한 ‘영주’라는 여성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로맨틱 코미디를 찍었다고?

확실히, 재정문제에서 모종의 ‘변심’에 이르는 수많은 의심들이 한꺼번에 제기될 수 있는―실제로도 제기된―이 상황에 대해 감독은 꽤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인다. 시체말로 “일단 한 번 보시라니까요”다. 이쯤해서 대략의 줄거리 소개. 영주(이나영)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을 ‘영어의 압박’ 때문에 맘에도 없는 영어학원을 찾고, 거기서 바람둥이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여린 구두 가게 점원 문수(장혁)를 만나 홀딱 반해버린다. 영어 잡고, 사랑 잡고. 달리 말해 그것은 대한민국 젊은 남녀 대다수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게다가 평범하면서 기괴한, 껄렁한 척 해도 실은 외로운― 그러고 보면 두 주인공, 실은 우리 자신들 모습 아닌가? 어때 보고싶지? (임지은)
IF 뜬다면: 어딘가 뻘줌하면서 귀여운 장혁, ‘에브리데이 뉴페이스’ 이나영이 숨겨뒀던 푼수끼 어린 뉴페이스, 김성수 감독의 새로운 도전, 그 화학작용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IF 안뜨면: ‘신선한’ 요소 요소들, 혹여 불협화음이 된다면?

▶ <조폭마누라2-돌아온 전설>
감독: 정흥순. 주연: 신은경 박준규
개봉: 추석 예정. 장르: 코믹 액션극

500만 이상을 극장으로 불러들인 전편의 기기묘묘한 힘이 속편에의 기대감으로 고스란히 이어진 감도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 좀더 근거 있는 신뢰가 가는 이유는 <가문의 영광>의 정흥순 감독이 <조폭 마누라2>의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이다. 덧붙여, 리메이크 판권이 할리우드에 세일즈 됐고, 전편의 최민수에 이어 영화의 카메오로 세계적 여배우 장쯔이가 나온다는 사실도 기대감을 부추기는 데 한몫하고 있다. 일당백으로 상대파와 혈전을 벌이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신은경이 우연히 짱개집 주인 박준규를 만나 그 무시무시한 가위질을 면발 자르는 데 사용함으로써 서서히 자신의 정체를 본의 아니게 드러낸다는 스토리 역시 전편의 그것보다는 솔깃하다. (서대원)
IF 뜬다면: 역시나 ‘돌아온’ 전설다운 내공을 보여준 것이다.
IF 안뜨면: ‘돌아온’ 전설은 물론이고 돌아온 ‘전설’까지의 의도치 않은 내공이 합세한 결과

▶ <올드보이>
감독: 박찬욱. 주연: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개봉: 10월 말 예정. 장르: 미스테리 액션극

‘갇힌 남자 대 가둔 남자’라는 인상적인 헤드 카피로 중무장한 <올드보이>가 세인들의 눈과 귀를 주목시킬 수 있는 힘은 다른 무엇보다 감독이 박찬욱, 영화의 주인공이 최민식, 유지태, 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더 이상 입 놀리면 자기만 피곤할 것 같은 역량 있는 인물들의 존재감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운이 대중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며 관장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는 말이다. 또한, 어떠한 이유도 모른 채 십수 년 동안 한 곳에 유폐되어 있어야만 했던, 억울한 정도가 이만저만이 아닌, 사람의 복수극이라는 또는 그렇게 악랄한 방식으로 한 사람을 가둘 수밖에 없었던 피치 못할 의뢰인의 복수극이라 볼 수도 있는 기본적인 설정 이외에는 철저하게 감춰져 뜬소문만이 배회되게끔 유도한 비밀스런 시나리오 역시 상당한 흥미를 던져주고 있다. 참고로, 얼마 전 영화의 촬영 현장을 사찰하러 갈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이지 과장이 아니라, 그들이 모여 영화를 만들어 가는 공간은 숨이 막힐 듯 팽팽한 긴장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우좌지간, 기대하셔도 좋다. (서대원)
IF 뜬다면: 감독과 배우와 스탭의 힘이다
IF 안뜨면: 감독과 배우와 스탭의 의도치 않은 힘이다.

▶ <황산벌>
감독: 이준익. 주연: 박중훈 정진영 오지명 김선아
개봉: 10월 예정. 장르: 퓨전 역사 코미디

생활 사투리가 아니라, 역사 사투리 배틀이 벌어지는 여기는 1343년 전의 황산벌. 전라도요~ "아쌀하게 거시기 해불자!". 경상도요~ "함 붙어 보자카이!" 뭐라고요~?!

서기 660년의 백제, 신라 사람들이 사투리를 썼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 계백과 김유신 양국 장수들의 국운을 건 한판 승부였던 황산벌 전투를 뒤집어보는 대업을 이룰 영화 <황산벌>. '한국 코미디의 황제'로 군림하다가 할리우드로 진출, <찰리의 진실>이란 꼬부랑 영화를 꼬부랑 말로 찍고 막 돌아와 혀가 제대로 풀려있는 박중훈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의 진지함의 대명사 정진영이 각각 계백과 김유신으로 분해 역사적인 맞장 뜨기의 현장 황산벌에 집결했다! 캐스팅 자체로도 뭔가 느낌이 푸파팍~ 오지 않는가? 의자왕 역할로 수많은 오마쥬 시트콤을 거느린 오지명("계백아…니가 거시기 허야겄다")까지 등장하면… 만만치 않은 대결이 되겠다는 예감이 엄습해올껄? 일찍이 10년 전 <키드캅>으로 입봉했었던 ㈜씨네월드의 대표 이준익 감독 이하 전 스탭, 뒤집어진 역사 속에 숨겨져 있는 조상들의 진실된 해학과 웃음을 찾아내기 위해 부여, 전주, 양수리 전쟁터에서 절치부심 구슬땀을 흘리는 중. 크랭크업의 그날까지! (구인영)
IF 뜬다면: 이제 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역사 풍자 코미디가 나올 때가 되었지
IF 안뜨면: 팔도 사투리 총집합! 근데 도대체 뭔소리야? 못 알아들음 말짱 꽝인데!

▶ <낭만자객>
감독: 윤제균. 주연: 김민종 최성국 진재영 황신정
개봉: 12월 중순 예정. 장르: 코믹 무협 영웅담

조폭이면 조폭, 섹스면 섹스, 장르 안 가리고 버무려 걸판진 폭소 바다 2시간으로 관객들을 '보내' 버리는 윤제균 감독의 세번째 작품이자 그의 머릿속에 15년 동안이나 머물러 왔던 야심작이 바로 <낭만자객>이다. 그의 도마에 새로 오른 것은 무협. 얼빵 자객단을 소개해 올리면, 먼저 무술을 잘하는 부하 용, 각, 산. 이름부터 한 웃김이 예상되는데… 게다가 '산' 역할은 김흥수라니! 또 얼마나 '질질' 끌려나갈까? 무술을 전혀 할 줄 모르는 두목 예랑은 멍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한 채 윤종신의 '세상 그 누구보다~'를 불러제끼는 명장면을 연출한 바 있는 최성국, 그리고 <낭만자객>의 박스오피스 운명을 결정지을 흥행 '폭탄' 김민종은 뒤로 들어온 빨래, 칼갈이 전문인 자객단 시다바리. 저 얼빵한 표정을 보라. 이번엔 완벽하게 망가질 마음의 준비를 끝낸 듯하니, 기대해 볼만한걸. 처녀귀신 한풀이에 목숨 거는 낭만자객단의 웃음작살이라! (구인영)
IF 뜬다면: 웃음과 감동의 그래프선을 떡주무르듯 하는 윤제균 감독의 15년 구상작!
IF 안뜨면: <나비>망하면 영화계를 뜨겠다던 흥행 불운의 김민종, 이번엔?

11 )
moomsh
황산벌의 거시기 해불자..정말 웃겼음..ㅋ   
2005-02-07 19:01
moomsh
스캔들 정말 괜찮았어여...욘사마의연기..^^   
2005-02-07 19:01
cko27
아. 저 스캔들 재밌게 봤는데.-_-그때 명동 cgv에서 누가 신발벗는바람에 발냄새가-_-;;;ㅜㅜ   
2005-02-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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