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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날 호러영화 100배 즐기기 | 2002년 8월 6일 화요일 | Panda 이메일

비가 온다. 장마는 끝났다고 하는데, 주말부터 시작된 폭우는 그칠 줄을 모른다. 아니. 그쳤다 내렸다 정신이 없다. 더위는 조금 가셨다고 하지만 짜증이 나려고 한다. 텔레비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다시금 방긋 웃는 해님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칙칙해. 그때다. 막 짜증이 나려고 할 무렵. 갑자기 화면이 지지직 거리면서 이상한 상형문자화 화면들이 뜬다. 앗! 저것은! 갑자기 떠 오르는 문구 "이 프로그램을 일주일 안에 전파하지 않으면..." 앗! 내용이 지워진다. 뒤에 말이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뭘 하라는 거지?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그렇다. 3편인가 4편의 시리즈를 양산 했던 <링>의 한 장면이다.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을 복사해서 사람들에게 돌리란 말인가?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가 보던 프로그램이 뭐였지? 신문을 뒤적이며 프로그램을 찾는다. 뭐였지? 뭐였지? 갑자기 숨이 가빠져 온다. 프로그램을 한참 뚫어져라 보던 나는 그 아래 작은 박스기사를 보고 말았다. '10대 소년, 자신의 눈에는 귀신이 보인다고 주장'이라는 문구가 어쩐지 나를 구원해 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귀신이 보이니까, 귀신이랑 대화도 가능하겠지 생각을 한다.

아이의 위치를 찾아 수소문 끝에 그 아이가 우리동네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골목 마지막 왼쪽 집에 살고 있는 아이는 은빛 머리에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어 쉽게 눈에 들어왔다. 허겁지겁 자초지정을 이야기 하려는 순간 아이의 눈에서 광채가 흐르며 "이상한 메시지를 봤군요" 하면서 날카롭게 웃는다. 마치 내 마음을 읽은 것 같다. 멈칫멈칫 몸을 돌려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아이는 비웃듯 "도망갈 수 있으면 도망가 보세요" 한다.

나는 미친 듯 내달린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게 아니었는데! 난 도움을 구하려고 왔는데! 한참을 달리다 정신을 차렸을 때 세상은 이미 어둠이 짙게 깔리고 있었다. 낯선 장소. 여기는 어디지? 머리를 쥐어 뜯고 싶다. 저 편에서 반짝이는 위치 안내표시가 보인다. 다행스러운 마음에 달려갔더니... 앗! 그 곳에서 번뜩이는 문구에는 '네가 살날은 이제 6일 남았다'라고 쓰여있다. 머리를 흔들며, 아니야! 아니야! 외친다. 하지만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답답하다. 다리가 무거워져 움직일 수도 없다. 무서워! 무서워!

헉! 땀이 흥건한 침대 위에서 눈을 떴다. 아... 꿈이었구나. 안도의 한숨이 쏟아져 나온다. 시간은 아직 2시. 물이나 마시고 정신을 차려야겠다. 너무 끔찍한 악몽이었어. 냉장고가 있는 일층으로 내려가려는데, 평소에 무척이나 예민한 성격의 동생 방문이 살짝 열려있다. 무슨 일이지? 문에 자물쇠를 채우지 않으면 잠을 못자는 아인데. 삐그덕 하는 소리와 함께 슬쩍 방안을 훔쳐본다. 앗! 동생이 공중에 떠서 줄넘기를 하고 있다. 이상한 노래를 중얼거리며 "...셋, 십자가를 손에 꼭 쥐어라. 넷, 잠들지 말아라..."

눈을 비벼 정신을 차리려는데, 갑자기 벽에서 균열이 일어난다. 벽이 갈라지고 빛이 쏟아지더니 끔찍한 몰골을 한 핀 헤드가 큐빅 상자를 들고 나온다. 갈고리를 끌고 나와 선혈 가득한 입을 벌리며 끔찍한 목소리로 웃는다. "네가 원하는 쾌락이 무엇이냐".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 몸이 경직되어 정신을 차릴 수도 없다. 이대로 죽는 것일까? 이대로 영영 지옥의 불구덩이로 빠져 버리는 것일까?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나는 죽고 싶지 않아. 아직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갈 수는 없는 거야. 안돼! 안돼! 안돼!

끼아아악! 다시금 눈을 떴을 때 내 몸은 침대에 묶여 있었다. 그리곤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긴 머리로 나를 내려다 보며 웃고 있다. "네가 나를 왕따 시켰지? 내가 저주 받은 아이라고 했지?"라며 가르륵 거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오줌을 쌀 것 같다. 아니야. 난 아니야! "내가 널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넌 나를 무시했어. 날 무시했어!". 아이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날 노려보다 해머를 들어 올린다. 그리곤 그 거대한 몸놀림으로 나의 발목에 일격을 가한다. 윽! 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90도로 꺾여버린 내 발목을 본다. 정신이 혼미하다. 하지만 정신을 잃지는 못했다. 차라리 기절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기절이라도...

'치치지지지직'

"야! 너 또 텔레비전 틀어놓고 자냐?" 눈을 번쩍 뜬 나는 갑자기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는 '왕~'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이게 다 뭐니? <링>, <식스센스>, <저주 받은 도시>, <세븐 데이 투 리브>, <나이트 메어>, <헬레이저>, <가위>, <미저리>… 뭘 이렇게 많이 빌려본거야?" "엄마.. 엄마... 엉엉..." "아니 얘가 왜 이래? 자다 말고 일어나 울고... 얼른 텔레비전 끄고 들어가서 자!" 짜증 섞인 어머니의 목소리가 이토록 아름답게 들리다니!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나는 조용히 "네"하고 대답한 뒤 방으로 돌아간다. 그때였다. 뒤에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 "아! 아까 이름은 모르겠는데, 니 친구라면서 혹시 '13일의 금요일'에 나오는 살인마 이름이 뭔지 아느냐고 전화 왔었어". 으악!

9 )
cko27
ㅋㅋ링 혼자보면 지대 무서움.^^;   
2005-02-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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