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본 사람은 안다. 낯선 공간에서 만난 동네 토박이들이 얼마나 친절하고 순진한지 또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낯선 기운의 두려움 역시 얼마나 살벌한지. 단편영화 장소 헌팅 차 인적 드문 장소에서 본의 아니게 직접 마주한 이들로부터 알 수 없는 공포심을 느꼈던 당시의 기억을 토대로 만든 원신연 감독의 <구타유발자들(제작:코리아엔터테인먼트)>이 15일 기자시사를 통해 첫 공개됐다.
2004년 영화진흥위원회가 주관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해 일찌감치 숱한 배우들이 탐을 냈던 <구타유발자들>은 기름양복을 입은 듯 느끼하기 짝이 없는 대학교수가 아리따운 자태의 제자를 어케 해 보려고 교외로 나갔다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낯선 공간에서 동네 토박이들을 맞닥뜨리며 시작된다. 이내 서서히 드러나는 이들의 광포한 광기는 얽히고 설키며 끔찍한 상황을 초래하고 걷잡을 수 없는 폭력으로 치닫는다.
작년 공포영화 <가발>로 장편데뷔한 원신연 감독은 “삼겹살과 소주를 건네던 그들의 친절함이 기이한 공포를 불러일으켰다”며 당시 자신이 느꼈던 기묘한 상황의 그 낯선 두려움을 오롯이 영화에 담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전했다. <음란서생>에 이어 다시금 무대인사에 오른 한석규는 자신의 출연작 중 “<넘버3> 이후 가장 독특한 소재와 주제, 형식의 영화”, 오달수는 “연극 한 편을 찍은 거 같다”며 당 영화가 범상치 않음 영화임을 시사했다.
한나절도 안 되는 시간 속에서 휘몰아치는 기이한 폭력의 찰나들을 장난 아닌 센 이미지로 독특하게 그려낸 <구타유발자들>은 프라임엔터테인먼트의 배급을 타고 5월 31일 뚜껑을 열어제낄 예정이다.
취재: 서대원 기자
사진: 권영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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