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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리뷰] '음란서생' 흥행성 84% 작품성 77%
음란서생 | 2006년 2월 14일 화요일 | 최경희 기자 이메일


제목부터 ‘음란’하니, 당 영화에 쏠린 관심사는 단연코 얼마만큼 음란한가? 의 음란 수위여부일 것이다. 그 음란의 정도를 섣불리 판단내릴 수는 없는지라 말을 삼가고 우회적으로 건드려보자면 ‘섹시한 자태가 천하일품인 음란영화’라 칭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렇다고 <음란서생>이 18금 떡무비의 계보를 잇는 남녀상열지사 조선 최대의 스캔들을 담고 있는 난잡한 영화냐? 그건 또 아니다. 두 남녀가 숨을 헐떡거리며 맨살로 합궁하는 모습을 큰 스크린으로 보고 싶은 그네들에게, 이 말은 안타까운 비보일 게다. <음란서생>은 남녀간의 오묘한 성애의 논리에서 인생의 진맛을 알아가는 윤서(한석규)와 광헌(이범수)의 늦깎이 몽정기이자 지위와 체면 즉, 가식을 벗어던지는 해탈의 영화다 .

모든 것이 격식과 틀 안에서 감춰져 있던 조선시대, 윤서는 당파 싸움, 가문의 명예를 따따부따 따지기가 지겹다. 치욕스런 가문의 수치 앞에서도 모욕감에 휩싸이기보다 분노가 끓어오르지 않는 자신의 내면에 곤혹스러워 할 뿐이다. 그에게 삶은 지루하고 사대부의 고결한 문화는 열정을 잠재우는 식상함으로 다가온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의 청탁으로 왕의 후궁 정빈(김민정)의 그림 사건을 수사하던 중, 신묘망측한 단어를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음부.......................... 굵은 음경...................

무엇을 해도, 무엇을 보아도 맨송맨송했던 그의 가슴에 일대 파란이 일어난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그 단어는 윤서의 아랫도리에 탄탄한 힘을 실어줄 뿐만 아니라 도리질을 해봐도 떨쳐버릴 수 없는 음란소설 창작에의 열정을 선사한다. 그렇게 윤서는 추월색이라는 필명으로 주야불문하고 음란한 세계로의 진입에 자신을 내던진다. 윤서에게 야릇한 시선과 애틋한 속내를 드러내는 정빈의 진심 또한 음란소설의 요긴한 소재로 쓰인다. 윤서와 정빈 사이에 오고갔던 그 감정이 사랑인지 욕정인지 차분하게 생각할 시간도 없이 윤서는 작가의 이기적 욕심으로 가득 차, 음부만이 꿈꾸게 하는 신묘한 세계에 모든 것을 냅다 꽂아 버린다.

오직 입소문으로만 명예를 확인할 수 있는 그 세계에서 윤서는 무섭게 등장한 신인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반대정파의 사람인 광헌마저 삽화가로 등단시키고야 만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욕망이 트라이앵글을 이루고 그 안에서 지위와 신분을 막론하고 남녀 모두 열중할 수 있는 대중문화가 태동한다. 윤서와 광헌은 대중문화의 창조자로서 야릇한 도취감에 빠진다. 이 해괴한 만족감은 이름을 중요시하던 사대부에게 익명성을 부여한다. 그 안에서 얻게 된 자유는 밋밋한 일자라인 인생을 굴곡 심한 S라인으로 탈바꿈 시켜줌은 물론이다.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긴다.

왜 광헌은 반대파 사람인 윤서의 음탕한 제안을 거부하지 못한 걸까? 한번만 스쳐 지나가도 뒤돌아 생각하게 만드는 ‘음부’라는 요염한 이 단어가 윤서처럼 광헌에게도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 거라고 치부하기엔 그의 동기는 어딘가 명확하지 못하다. 광헌의 그림실력을 제대로 평가해준 윤서의 문화적 교양에 광헌이 먼저 매료된 게 아닐까? 이런 추측은 영화의 결말부에 이르면 좀 더 명확해진다. 그러나 이것은 불필요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여기까지!

김대우 감독은 사극의 시간성을 <음란서생>에 적용하지 않는다. 주인공들이 홀딱 빠진 음란소설의 창작 과정은 현대 대중문화의 생성과 궤를 같이하며 과거와 현실의 경계를 지워버린다. 윤서와 광헌의 행동은 모순투성이다. 현실은 그들이 열중하는 창작과는 거리가 멀다. 괴리감은 그저 창작자의 고통으로 대체될 뿐이다. 감독은 영화의 이 불명확함을 찬찬히 음미할만한 스토리로 만든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온몸에 열기를 가득 채우게 만드는 음란한 상상력, 너나 나나 똑같은 인간이라는 세상사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해학미는 <음란서생> 전체를 섹시한 영화로 둔갑시킨다.

고대하던 여주인공의 가슴노출은 없어도, 남녀가 듣도 보도 못한 체위로 엉켜있는 장면은 없어도, 작가 윤서와 삽화가 광헌은 우리의 머릿속을 음란함으로 가득 채워버리는 신통방통한 존재들인 것만은 분명하다.
흥행성
84 %
작품성
77 %

-무엇보다 김민정의 노출 연기 수위 여부가 궁금한 당신이라면...
-단조로운 성체위에 변화를 주고자 어드바이스가 필요한 당신이라면....
-18금 영화는 남몰래 꼭 챙겨봤던 당신이라면...
-인터넷 게시판에 도색 글이 올라오면 차곡차곡 스크랩해오던 당신이라면...
-지루한 수업시간에 여자의 거기와 남자의 거시기를 낙서로 그려봤던 당신이라면..
-가식과 내숭을 타파!하고 음란 조장화에 일익을 담당하고 싶은 당신이라면...
-김민정이 벗을 거라는 등 육체적 노출에만 제대로 관심 쏠린 사내분!
-사랑은 마음이지 육체로 확인하는 게 아니야라고 외치는 당신이라면...
-아무 때나 발기하는 당신이라면 이 영화 극장에서 보기는 위험하다.
-주인공 윤서의 충고를 무시하고 그것을 따라해 보기로 맘먹은 당신이라면....
-18세 이하라면 당근 못 본다.

23 )
bjmaximus
묘한 맛이 있었던 퓨전 사극   
2006-10-08 16:21
js7keien
창의성 하나만 눈에 띄는 영화   
2006-10-08 14:03
eightstarno1
의문이 들어야 하는것은 광헌이 왜 윤서의 제안을 받아들였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왜 윤서는 하필 의금부에 있는 광헌에게 그런 제안을 했을까가 맞지요... 암튼 정말 훌륭한 작품인것 같네요...

  
2006-06-04 00:20
mhlovex
흠..
난 중반부터 재미없던데..
사랑이었다는 말이 듣고싶었다..
그것도 딴 영화에서 본 내용..
왕보다 조내관이 더 불쌍해..   
2006-03-04 23:48
kbj62
아직 못봤는데 시사회에 갔다온 분의 이야기로는 재미있다고 꼭 볼것을 권유하던데....   
2006-03-02 07:09
hyundai208
엔딩크래딧이 젤웃기다 ㅋ   
2006-03-01 23:24
rumiks
엔딩크레딧까지 꼭 보시길... 정말 재밌게봤네요..   
2006-02-27 18:09
jjobbang
엄청웃김   
2006-02-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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