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2시, 부산시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야외 정원에서 한류스타의 대표주자 이병헌과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유명한 츠마부키 사토시가 제 10회 부산영화제를 계기로 오픈토크 시간을 가졌다. 한국 방문이 두번째라는 츠마부키는 "부산영화제가 첫 참석인데 관객들의 정열이 넘쳐서 놀랍다. 참석하게 된 계기는 유키사다 감독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 라고 말하기도 했고 <봄의 눈>의 홍보차 참가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같이 참석한 이병헌을 보고서는 "그 전에 <공동경비구역 JSA>와 <달콤한 인생>을 봤는데 남자답고 쿨한 느낌을 받았다. 몸을 불사르는 연기가 인상 깊었다. 태권도를 배웠다고 들었는데 액션 연기가 인상깊었다"라고 밝히기도.
큰 영화제의 참가로 긴장한 츠마부키보다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던 이병헌은 "이 만남이 있기 이전부터 영화를 통해서 츠마부키 사토시를 알고 있었다. 꾸미지 않고 신선한 느낌도 좋지만 멜로 영화에서 독보적인 배우라고 생각한다. 사토시가 액션 배우로 인식하고 있는것 같은데(웃음) 액션 배우는 아니다"라고 웃음으로 대답했다. 이에 " 한국어도 서툴지만 일본어도 잘 못한다."라고 대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연신 츠마부키를 환호하는 국내 팬들과 "병헌씨 스마일"을 외치는 일본 팬들로 인해 대답을 하는 배우들이 간간히 미소를 화답하며 연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 되었다.
다음은 기자 간담회 일문일답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이번 영화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병헌: 소재의 다양성이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분명 일시적인 붐으로 끝나지 않을거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영화계에 큰 재산이 될것이다.
-한국영화와 한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츠마부키 사토시: 옆에 계신 이병헌씨가 공항에 나타나면 움직일수 없을 정도란건 익히 알고 있다(웃음) 원래 한국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올드보이>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 한국문화를 정하면서 많이 배울수 있어서 좋다. 특히 2002년도 월드컵을 통해서 일본 사람들에게 없는 정열이 놀라웠다.
츠:개인적으로 영광이다. 너무 많지만 옆에계신 이병헌씨도 같이 하고 싶지만 어제 만난 김지운,김기덕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
-두 분 배우에게 묻겠다. 개인적으로 배우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 지금까지 행복감과 보람을 느끼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요즘들어배우로서의 내 삶이 다른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데 책임감을 느낀다. 꿈이나 희망을 준다는게 결코 작은 부분이 아니라는것...개인적으로 큰 행복감이 아닌가 싶다.
츠: 옆에서 너무 말씀을 잘 하셔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모르겠다(웃음) 처음부터 배우가 될 생각보다는 오디션을 통해 우연히 배우가 된거라 쉽게 연기가 될거라도 생각했고 그로인해 처음부터 좌절을 많이 했다. 워낙 하나에 집중하는 성격도 아니고 쉽게 질리는 스타일인데 배우는 유일하게 그렇지 않은 일이다. 4년전 <워터보이즈>를 찍으면서 영화란 공동작업을 즐기게 되었다. 지금은 영화만 할수 있으면 다른 취미 생활이 필요하지 않을정도로 영화만 하고 싶다.
-여러 영화를 찍어왔지만 각자 인상에 남는 캐릭터가 있는지?
이:각 캐릭터마다 애착이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지만 굳이 꼽자면 <번지 점프를 하다>의 서인우와 <달콤한 인생>의 선우 역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츠:싱크로나이즈를 배우기 위해 두달간 합숙 훈련을 한 <워터 보이즈>와 시나리오가 워낙 좋아서 감정이입이 쉽게 되었던 <조제, 호랑이..>를 꼽겠다.
'공인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 있다면?'이란 질문이 나오자 츠마부키가 오픈 토크 중 양해를 구하며 다급히 자리를 비웠는데 상황을 전해 받은 이병헌이 특유의 미소를 보이며 밝게 웃어 대화가 잠깐 중단되었다. 그사이 "부끄러운 부분이 너무 많지만(웃음) 평생 배우로 살아가려면 늘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고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게 늘 조심스럽다. 질문에 맞는 답인지 모르겠지만무엇보다도 진실이 왜곡되는 상황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자리로 돌아온 츠마부키는 정식으로 허리를 숙여 이병헌과 취재진들에게 인사를 한뒤 " 이런 부분이 가장 보이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 너무 긴장해서...(웃음)배우가 인간으로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되는데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설득력을 잃을것 같다"라는 솔직한 대답을 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두 배우는 첫 만남인데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깍듯한 예의를 지키며 서로의 나라에 대한 음식에 극찬하는등 친근한 형제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배우들의 생생한 현장 사진은 인사이드 포토를 확인하시라~
취재/사진_부산:이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