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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 끝?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지.아이.조 2> 이병헌
2013년 3월 15일 금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2편을 들고 돌아 온 기분이 어떤가? 비중도 늘었는데.
1편에서 스톰 쉐도우는 왠지 모르게 까칠해 보이고 혼자 극단적인 길을 걷는 것 같은 미스터리한 인물로만 비춰졌다. 그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부재했지. 2편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좋았던 건, 그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어린 시절 함께 훈련했던 동료와 스승 앞에서, 누명을 쓰게 된 억울함을 토해내는 장면을 보고, 비중을 떠나 존재감을 발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1편에서 차갑게 연기 했다면 이번엔 뜨겁게 연기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할리우드 영화이다 보니, 자국 배우 위주로 편집된 부분도 없지 않을 것 같다.
대본 봤나? 어떻게 알았지?(웃음) 사실, 삭제된 씬이 없지 않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스튜디오로서는 러닝 타임이 넘쳐서 다른 배우들의 분량도 잘랐다고 얘기할 수도 있고, 아니면 채닝 테이텀과 드웨인 존스의 인기가 너무 좋아서 그들의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고 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거다. 하지만 아쉬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전체를 아우르는 건 결국 감독과 프로듀서의 몫이니까. 매끄러운 편집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할리우드 제작자와 감독이 당신을 눈여겨 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동양인 배우들이 많은데 말이다.
정말 모르겠다. ‘눈빛이 좋아서’ 혹은 ‘배우답게 생겨서’ 나를 캐스팅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건 아니더라. 스티븐 소머즈(1편 감독)에게 내가 출연하는 영화를 굉장히 많이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돔 팬미팅 DVD를 보고서야 “얘가 바로 스톰 쉐도우다!” 이랬다고 하니, 도무지 속을 알 수가 없다.(좌중 웃음) 스티븐 소머즈 감독이 인간적으로 참 좋은 사람이긴 한데, 도쿄돔 팬미팅 DVD로 나를 캐스팅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건, 좀 아니잖아’했다. 동시에 ‘아, 할리우드가 굉장히 상업적인 곳이구나. 팝콘무비고 상업영화다 보니, 티켓 파워를 고려해 나를 캐스팅 했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또 가만히 돌이켜 보니까, 내가 도쿄돔 팬미팅 때 하얀색 양복을 입고 있었더라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러니까 그 모습을 보고, ‘하얀색 의상이 잘 어울리네’ 하면서 캐스팅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여튼 황당한 이유로 캐스팅된 건 확실하다.

스톰 쉐도우는 ‘코브라’ 군단에도, ‘지.아이.조’ 군단에도 속하지 않는 인물이다. 완전한 악인도, 완전한 선인도 아니고.
그게 내가 스톰 쉐도우에 매력을 느낀 이유다. 연기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스톰 쉐도우는 굉장히 이기적인 인물이다. 코브라에 몸을 담고 있지만 코브라 그 누구의 명령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 그가 코브라에 있는 이유? 자신을 곤경에 빠뜨렸다고 믿는 스네이크 아이즈가 ‘지.아이.조’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스톰 쉐도우는 자신의 누명을 벗고, 나를 함정에 빠뜨린 놈들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목표에 빠져 있는 인물인 거다. ‘지.아이.조’처럼 우리가 지구를 지키겠다거나, ‘코브라’처럼 우리가 지구를 재패하겠다, 하는 집단의 포부에 부응하는 사람이 아닌 거지.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서 집단을 이용할 뿐이고 말이다. 그런 이기적이고 극단적인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지.아이.조’ 멤버들과도 함께하고, ‘코브라’ 멤버들과도 어울린다. 연기할 때 두 집단 중 어디에 있든 ‘쿨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새로 맞은 집단의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하면서 웃는 사람이 아니라, 목적 달성만을 꿈꾸며 ‘쿨함’을 유지하는 인물로 그리는데 중점을 뒀다.
콤플렉스를 지닌 악역이라는 점에서 <나는 비와 함께 간다>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연기한 인물들과 일맥상통한다. 단순한 악역이 아닌, 슬픈 과거를 지닌 인물이랄까.
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지.아이.조> 1편은 개봉 시점은 달랐지만, 비슷한 시기에 촬영한 영화들이다. 최초의 악역을 우연치 않게 동시에 한 셈인데, 그래서 헷갈렸나... 헷갈려서 더 비슷하게 한 것 같기도 하고.(웃음) 나름 캐릭터에 차별화를 두면서 연기한다고 했는데, 얘기를 하다 보니 비슷한 점도 많았다, 싶다.

그런데 스톰 쉐도우의 콤플렉스는 2편에서야 표출되지, 1편에서는 찾을 수 없다.
맞다. 1편에서는 스톰 쉐도우의 트라우마가 조명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그가 진짜 누명을 쓴 인물인지 아닌지, 여러 가지가 모호한 상태에서 영화가 끝나버렸고, 그로인해 내 안에 답답함이 있었다. 그래서 아까 말했듯, 과거가 밝혀지는 2편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굉장히 통쾌했다. 심지어 그동안 쌓였던 어떤 한이 울컥 쏟아지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그런데 막상 그런 부분을 연기했을 때 존 추 감독이나 제작자 로렌조 디 보나벤츄라 등 많은 스태프들이 굉장히 의외의 연기를 한다는 느낌으로 나를 쳐다보더라.

의외라 함은?
그들은 스톰 쉐도우 캐릭터를 전혀 그렇게 해석하지 않았던 거다. “생각지도 못한 감정을 연기해 줘서 너무 좋았다”고 하는데, 그 말이 나는 오히려 충격이었다. 그들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을 줄 알았거든. 그런 감정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그렇게 읽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다. 그럴 때 사실, 문화적/정서적 차이를 느낀다. 나는 여기에서 충분히 스톰 쉐도우가 감정적인 폭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들은 늘상 쿨 한 것만 봐 와서 그런지 가벼운 것에 익숙한 거지. 가령 브루스 윌리스가 적을 향해 총을 쏘고 나서 한다는 얘기가 “아,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 높아졌어.” 이거다.(좌중웃음) 우리나라 정서로는 완전하게 이해가 안 되지. 하여튼 결과적으로 칭찬은 받았는데, 이게 또 개봉이 다가오면서 고민이 됐다. 다들 위트 있고 여유 있고 가볍게 연기하는데, 나 혼자 쌩뚱 맞게 진지했던 게 아닌가, 싶어서 말이야. “쟤 혼자 너무 튀여!”, “뭐야? 분위기에 안 맞게!” 이런 반응이 미국 관객들 사이에서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런데 어차피 스톰 쉐도우라는 인물은 <지.아이.조> 모든 버전을 통틀어 제일 심각하고, 제일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걱정을 덜어냈다.

할리우드 스턴트가 대역을 했던 1편과 달리, 2편에서는 정두홍 무술감독님이 함께 했다. 심적으로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됐을 것 같다.
굉장히 많이 됐다. 정두홍 감독이 액션 코디네이터 입장으로 할리우드에 갔다면 본인이 가진 권한으로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내고 많이 바꿨을 텐데, 스턴트 더블 신분으로 갔기에 그럴 수 없었다. 할리우드 액션 코디네이터가 버젓이 있는데, 스턴트 더블이 뭔가를 얘기 한다는 건 실례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다보니 답답해서 미치려고 하더라. 나한테 “병헌아, 네가 얘기해, 네가!” 이러고.(좌중 웃음) 그러면 나는 또 마치 내 아이디어인 것 마냥 가서 “여기 무술을 이렇게 바꾸면 어때?”이러고.(다시 폭소) 정두홍 감독 아이디어라고 하면 안 되니까. 현장에서 정두홍 감독을 ‘두’로 불렸는데 감독이 아이디어를 듣고 괜찮으면, “음.. 그거 두가 알고 있어?”, “알지(병헌)” “그럼 두보고 해보라고 해(감독)” 이렇게 된다. 보고 마음에 들면 “아, 이거 좋다”하고는 반영하고. 이런 식으로 뭔가를 하나 바꾸려고 하면 굉장히 복잡하고 힘들었다.
정두홍 감독님에겐 인내의 시간이었겠다.(웃움)
한탄 많이 했지. 그런데 그러면서 한국 액션이 좋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한국은 히어로라 하더라도, 헛디뎌 미끌어지기도 하고, 먼지를 확 뒤집어쓰기도 하고, 진흙에 진탕 빠지기도 하잖나. 디테일한 표현이 살아있는 거지.

정두홍 감독 특유의 감정이 실린 액션 말이지?
맞다. 정두홍 감독은 액션이 화려한 게 뭐가 그리 대수냐고 말하는 사람이다. 결국 중요한 건, 감정이라는 거지. 액션이 덜 화려해도 얼굴에 감정이 살아있고, 손끝에 감정이 실려 있으면, 그게 훨씬 더 강하게 받아들여진다고 자주 얘기 한다. 그런 것들을 이번 영화에서도 보여주려고 했다. 실제로 초반 감옥 탈출 씬에서 칼을 연결해서 싸우는 건, 정두홍 감독이 아이디어를 내서 완전히 바꾼 거다. 그런데, 모르겠다. 최종 상영본은 제한상영가를 의식한 편집인지 모르겠는데, 우리가 현장에서 찍을 때보다 훨씬 덜 잔인하게 나왔다. 현장에서는 그 씬이 굉장히 강렬했거든. 모든 스태프들이 너무 너무 좋아했었다. 그런데 조금 잔인하다는 느낌이 있었는지, 편집에서 많이 보완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 초반부에 북한(영화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묘사하는 한편, 김정은을 연상케 하는 인물도 등장시킨다)이 등장하는데, 시나리오를 보면서 어땠나?
로렌조와 존 추 감독에게 “북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철저한 보증을 해야 할 것이고, 민감한 사안이니만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것”이라고 말한 적은 있다. 내가 현장에 있었다면 서툰 북한 사투리라도 도움을 줬을 텐데, 아쉽게도 그 장면을 찍을 때 나는 몇 시간 떨어진 뉴올리언스에 있었다. 1편 찍을 때는 한국말 조언을 많이 해 줬었다. 내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역배우가 미국에 사는 태국 아이였는데, 한국어 발음을 너무 힘들어해서 촬영할 때 옆에서 도움을 줬었다. 이번에는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생각보다 북한사투리 보증을 잘 했더라.

스네이크 아이즈 역의 레이 파크와 더불어 1편에서 2편으로 넘어 온 몇 안 되는 출연자다. 어떻게 보면, 시리즈의 ‘고참’인데, 새로운 멤버를 맞는 느낌은 어땠나?
‘고참’이란 생각은 못했고, 이런 건 있었다. ‘파이어 플라이’ 역의 레이 스티븐스가 내 영화 팬이더라. <공동경비구역 JSA>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며, 나중에 함께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닌자 집단의 사부로 등장한 르자는, 우탱 클랜(Wu-Tang Clan)이라는 힙합 그룹 멤버로, 그 사람은 또 <달콤한 인생>의 열렬한 팬이었다. 사실 나는 르자가 누구인지 잘 몰랐다. 그런데 르자가 <지.아이.조 2>에 나온다고 하면 미국사람들이 굉장히 의외의 캐스팅이라고 할 정도로 인지도가 있더라. 그런 사람이 먼저 사진을 찍자고 하니까, 괜히 우쭐해지고 그랬다.(웃음) 나중에 한국에서 <달콤한 인생> DVD를 구해다가 사인해서 주기도 했다.

르자가 동양 문화 마니아라고 들었다.
몰랐는데, 예전에 나에게 시나리오를 보낸 적이 있더라. <철권을 가진 사나이>라는 영화였는데, 중국에서 촬영을 한 영화로 알고 있다.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와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는 봤나?
<스토커>는 아직 못 보고, <라스트 스탠드>는 봤다.

그런 생각 안 해봤나? 나중에 미국에서 함께 작업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
내가 뉴올리언스에서 촬영하고 있을 때, 박찬욱 감독은 테네시에서 <스토커>를, 김지운 감독은 뉴멕시코에서 <라스트 스탠드>를 촬영 중이었다. 그때 가끔이지만 서로 안부문자를 보내며 신세한탄을 하곤 했다. 그러다가 셋 다 작업이 끝나고, LA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동안 힘들었던 얘기, 재미있었던 얘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말은 안 했지만 다들 ‘나중에 우리끼리 여기서 제대로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을 내심 했을 거다. 지금은 생소한 사람들과 일하고 있지만, 아는 사람들이 뭉쳐서 일하면 뭔가 재미있고 시너지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에 김지운 감독이 농담으로 “나와 박찬욱 감독이 없으니, 한국 영화가 잘 되더라”라고 했다.(웃음) 물론 잘 된다는 게 흥행 면에서겠지. 어쨌든 당신은 한국영화가 제2의 호황기를 맞았다고 하는 순간을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하며 함께 했고, 그 와중에 할리우드 영화도 찍었다. 두 세계를 동시에 오가며 느끼는바가 있었을 것 같다.
<지.아이.조 2>, <광해, 왕이 된 남자>, <레드 2> 순서로 촬영을 했다. 그런데 <광해, 왕이 된 남자> 찍는 도중에 <지.아이.조 2> 추가 촬영이 있다고 해서 수염과 상투를 내려놓고 할리우드로 날아갔다. 그런데 NG를 20번 이상 냈다. 단 한 컷이었는데 말이다. 대사는 또 왜 그리 길게 느껴지는지. 처음 5-6번 NG를 냈을 때는 수치스럽고 창피하기만 했는데, 나중에는 ‘내가 영어로 연기하는 게, 아직은 무리인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또 며칠 전까지 사극 톤으로 “따라해 보거라” 하다가, 갑자기 스톰 쉐도우 톤으로 영어대사를 하려니, ‘내 삶이 참 스펙터클하다’ 싶기도 했다.

이제 제법 할리우드 시스템에 익숙해졌을 것 같은데, 어떤가?
아침 6,7시에 출근하고 저녁 6,7시에 퇴근하는 회사원 같은 할리우드 시스템에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 같아요. 사람들하고 친숙하게 지내는 방법도 많이 터득했고. 그렇지만 촬영할 땐 여전히 힘들다. 그곳은 예정보다 촬영이 늦어지면 난리가 난다. 하루하루 계획된 스케줄에 딱 맞춰 끝내야 하기 때문에, 내가 NG를 내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는 ‘NG가 몇 번 나건 무슨 상관이야. 좋은 연기를 위해서는 마음에 들때까지 찍어야지’하는 게 크잖나. 결과적으로 쓰게 되는 건 제일 마지막 커트 하나일지라도, 그걸 위해 하루를 쓰기도 한다. 그런 시스템에 길들여져 있다 보니, 할리우드 현장이 편하지만은 않다. 압박감이 있지. 그래서 OK 사인이 나면 혼자 “휴” 한숨을 깊게 내쉰다.

<지.아이.조 3>에 대한 얘기는 없나?
1편도 그랬지만, 그건 <지,아이.조 2>가 개봉을 하고, 박스오피스 그림이 어느 정도 나와야 정해진다. 파라마운트 사람들이 보기에 ‘이 시리즈가 다음 편도 되겠다’ 싶어야 작품이 들어가지, 손익분기점(BEP)을 못 넘기면 3편에 대한 의문이 생길 거다.

예전 인터뷰에서 작품을 선택할 때 좋은 시나리오인가를 먼저 본다고 했는데,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의 경우엔 전략적인 게 있었다고 한 게 기억이 난다. 원하는 작품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의미였는데, 이 작품이 앞으로 당신의 할리우드 활동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나?
어떤 영향을 줄지는 정말 예상 못하겠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이젠 가면도 벗고 했으니 업계에서 많이 알아봐 줬으면 좋겠다. ‘저 친구 괜찮더라’ 라는 이야기도 돌았으면 좋겠고. 결국 가장 큰 바람은 내가 원하는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한다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 <레드 2>는 행운이다. 액션이 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류의 영화가 굉장히 빨리 찾아 온 케이스이니 말이다.

사실 1편을 보면서 이 시리즈가 이병헌이라는 배우의 커리어에 커다란 도약이 되리라고 짐작하지 못했다. 액션에 치중된 캐릭터라 당신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할 거라 생각했거든. 그런데 이후 속편과 <레드 2>에 연이어 캐스팅 되는 걸 보면서 내 예감이 틀렸다는 걸 알았다. 제한된 캐릭터에서도 당신이 어떤 배우인가를 피력하는데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편을 끝내고,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정말 크게 한숨 쉬었다. 다행이다, 싶었고. 좋은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내가 과정으로 생각했던 이 작품의 선택이 탁월했다고 느낀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13년 3월 15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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