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클리셰! 클리셰! 클리셰! <타워>는 결코 영화적 야심이 큰 영화가 아니다. 할리우드 재난영화의 공식을 고스란히 따르는 건 물론이거니와 전형적인 캐릭터와 한국 영화 특유의 신파로 완전무장 했다. 그래서 나쁘냐고?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한 영화라면야 예선탈락이 분명하지만, 어차피 이 영화의 목표는 대중적 재미 획득 아닌가. 적어도 목표한 부분에서는 원하는 바를 얻은 것 같다. 무엇보다 CG가 후지지 않다. 더도 덜도 말고 크리스마스 시즌, 머리 비우고 즐기기 좋은 오락영화.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타워>는 한 마디로 재난영화 클리셰의 총집합이다. 인물들 사이의 갈등 구조는 물론 재난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행동과 심리까지 모든 것들이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느낌을 자아낸다. 문어체 같은 딱딱한 대사들과 감정선이 잘 드러나지 않는 인물이 만나 빚어지는 불균형은 영화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 전형적인 캐릭터 설정도 눈에 밟힌다. 재난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타워>에 새로울 것은 없다. 그럼에도 재난의 스펙터클로 관객의 눈길을 끄는 영화인만큼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한 연출이 관객들에게 어필할 것 같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솔직히 촌스럽다. 웃기고 울리려는 의도가 다분한 찰나가 그런 정황 속으로 끼어들어가도 될 거라 판단한 연출적 감이 기가 막힌다. 말 그대로 그냥 웃기고 울리는 순간을 나열하면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촌스러움이 <타워>를 붕괴시키는 한방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와 완성도 높은 CG가 이런 단점을 상쇄시킨다. 거대한 주상복합빌딩의 화재 안전성은 현재에도 여러 차례 제기되고 있는 문제라 CG의 완성도로 인해서 보다 현실적인 공포로 치환된다. 고의적인 악역의 설정도 눈에 빤하지만 우리네 일상에서 마주치는 파렴치한들의 수준이 그만한 것이라 딱히 뭐라 지적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어쨌든 인재에서 비롯된 거대한 재난의 수순은 인정할만하다. 재난의 이미지는 완벽하고 그 안의 끔찍한 그림도 여럿이라 붕괴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결말부까지의 참혹함은 진짜처럼 와 닿는다. 다만 한강 너머에서 바라보이는 여의도의 타워 스카이는 사실 누가 봐도 9.11의 유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같아서 남의 비극을 상업의 도구로 활용한 것 같다는 일말의 거부감도 든다. 그 이미지를 권유할 마음도 없지만 말릴 마음도 없다.
(ELLE KOREA 민용준 기자)
2012년 12월 19일 수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