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서 홍보활동을 펼친 피터 버그 감독은 “영화에 대한 일본의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이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진주만을 배경으로 미국과 일본이 공조하는 모습을 그린 것에 대해서 그는 “사전 조사를 위해 진주만에 갔다가 항구에 일본과 미국 군함이 나란히 정박돼 있는 풍경을 보고 이제는 두 나라가 우방국이 됐다고 느꼈다”며 “과거의 적이 현재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인류애적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한 명의 캐스팅은 일본 장교로 분한 아사노 타다노부다. 이에 대해 감독은 “만약 속편이 제작된다면 그때는 한국 문화를 보여주고 싶다”며 “이병헌을 캐스팅하고 싶다”고 밝혔다. 피터 버그 감독은 “미국 해병대 출신이신 아버지가 6.25 전쟁에 참전하셨고 나는 그 점을 항상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존 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 <배틀쉽>에 이어 하반기 개봉 예정인 올리버 스톤의 <세비지스>까지 연달아 주연으로 캐스팅, 할리우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테일러 키취는 <엑스맨 탄생 : 울버린>에서 호흡을 맞춘 다니엘 헤니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얼마 전에 헤니와 통화를 하면서 오늘 시사회 때 와달라고 초대를 했는데 일이 있어서 못 온다고 했다”는 말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극 중 캐릭터 알렉스 하퍼에 대해서 그는 “실패가 두려워 피상적이고 가볍게 인생을 사는 인물”이라며 “하지만 지휘관이었던 형이 죽고 전쟁을 겪으며 책임감과 잠재력을 발견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알렉스 하퍼의 여인인자 해군 전함 함장의 딸로 분한 브룩클린 데커는 빅토리아 시크릿 활동을 바탕으로 영화까지 진출한 유명 모델이다. ‘에스콰이어’에서 선정한 ‘현존하는 가장 섹시한 여성’으로 꼽히기도 한만큼 그녀의 영화 속 모습에 궁금증이 클 터. 이에 대해 그녀의 “내가 피터버그 감독을 더욱 존경한 이유가 영화 속 캐릭터를 모두 파워풀하고 다이내믹하게 그려낸 것”이라며 “나와 리한나는 글래머러스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감독님이 그런 나와 리한나 속에 잠재된 모습을 이끌어 내 줬다”고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010년 <저스트 고 위드 잇>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후, 빠른 시간 주연배우 자리를 꿰찬 그녀를 기억해 둘 것!
한편 이 날 공개된 영화는 초대형 SF 블록버스터란 타이틀에 걸 맞는 스펙터클한 영상을 선보였지만 짜임새 있는 이야기에서는 살짝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는 오는 4월 11일 국내 관객을 만난다. 미국에서의 개봉은 5월. 국내 관객이 미국 관객 보다 한 달여 앞서 <배틀쉽>에 탑승하는 셈이다.
2012년 4월 5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