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의심의 여지없이 강우석 영화다. <전설의 주먹>은 강우석 영화가 지닌 특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회적 문제들을 끊임없이 제기하지만, 어떠한 순간에도 웃음의 끈은 놓지 않는다. 인간관계를 대변하는 캐릭터들의 갈등 속에서 묵직한 감동의 한 방을 숨겨 놓는다. 다소 투박하지만 군더더기 없이 이야기를 전개하는 편집의 속도감 또한 여전하다. 여기에 액션이 더해지며 볼거리와 감성을 자극하고, 삶과 꿈을 효과적으로 반추하고 환기시키는 교차 편집이 드라마의 중심축이 되어 스토리를 이끈다. 즐기기에 충분한 강우석표 대중 오락영화다.
(무비스트 서정환 기자)
155분이다. 긴 러닝타임이지만 지루하지 않다. <전설의 주먹>은 평범한 삶의 연속인 현재와 전설이었던 과거 시절을 자연스럽게 이어붙이며 이야기의 생생함을 전한다. 중년 남성들의 우정과 가족애, 흥행 요소를 적절히 삽입하는 강우석 감독의 연출력, 정두홍 무술감독의 액션 등 각각의 요소들이 조화롭다.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정웅인에 뒤지지 않는 신인 배우 박정민, 구원, 박두식, 이정혁의 연기도 재미를 선사한다. 물론 기존 어두운 분위기를 걷어내고 상업영화로 탈바꿈한 <전설의 주먹>이 원작 팬들의 환호를 받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40대 중년 남성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언론시사회 직전 인터뷰에서 강우석 감독은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누누이 말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화를 보고 나니 그 자신감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었음을 알겠다. <전설의 주먹>은 흥행 감독 강우석의 재능이 여전히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나쁘지 않은 상업영화다. 155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액션과 드라마,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매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이야기다. “못난 아빠 딸로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라는 주인공의 호소는 분명 마초적임에도 묘한 호소력을 발휘한다. 사회라는 링 위에서 언제나 맞고 쓰러질 수밖에 없는, 그럼에도 가족을 위해 다시 그 링 위에 설 수밖에 없는 이 시대의 중년 남성들에게 영화는 통쾌한 위로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결말의 선택이 좋다. 강우석 감독은 죽지 않았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2013년 3월 28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