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심각성은 공 작가의 글을 접한 트위터리안을 중심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불매하자”는 얘기가 나오면서 증폭됐다. “그런 줄 몰랐다”, “TV조선이 돈을 버는 것에 도와줄 수 없다”, “<범죄와의 전쟁> 보고 싶었는데, 왕실망” 등의 공 작가의 의견에 동조하는 글이 올라왔고, 반대로 “영화 제작할 때 부분투자는 제작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라는 글을 올린 한 영화 프로듀서는 뭇매를 맞는 상황이 일어났다.
이를 바라보는 영화계 안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푸른소금> 이현승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에 “TV조선이 부분 투자 했다고 <범죄와의 전쟁> 보이콧한 모 소설가에게 영화계 투자 상황을 설명했던 한 친구가 트윗상에서 받은 공격, 만약 그의 소설책 종이 수입하는데 조선일보가 부분투자를 한 상황을 누가 알고 그 작가의 책을 보지말자고 한다면?”이라고 공지영 작가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이송희일 감독 역시 9일 트위터에 “TV조선이 투자했다는 이유로 <범죄와의 전쟁>을 보지 않겠다는 분들. 4대강 광고를 했던 한겨레신문에 대해서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무턱대고 흑백논리, 진영 논리로 이렇게 세상을 재단하면 언젠간 비판의 칼날이 자기 심장을 역공하기 마련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범죄와의 전쟁> 배급을 담당하는 쇼박스의 입장은 어떨까.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쇼박스 관계자는 “TV조선이 펀드 형태로 <범죄와의 전쟁>에 투자한 것은 맞다. 하지만 단순히 영화 제작과 관련한 금전적인 투자”라며 “영화의 본질적인 것까지 왜곡하지 말아 달라”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또 하나. 이번 논란이 공지영 작가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도가니>로 옮겨질 가능도 배제할 수 없다. <도가니>에 투자한 소빅창투가 최근 종편 MBN과 소빅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을 결성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도가니>의 투자사 역시 종편과 손을 잡은 셈이다. 공지영 작가는 지난해, 피겨선수 김연아와 가수 인순이의 종편 출연에 대해서도 비판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한편 공 작가는 8일 밤 트위터를 통해 “잠시 트위터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히고 트위터 활동을 접은 상태다. <범죄와의 전쟁> 논란 때문은 아니다. 공 작가는 최근 있었던 정봉주 의원 ‘비키니 석방시위’와 관련, ‘나꼼수’ 일부 팬들로부터 비난에 시달려왔다.
● 한마디
(여러 의미에서) 트위터가 참 무서운 놈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2012년 2월 9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