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의 영원한 영화 동반자이자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을 지닌 로맨티스트 정일성 촬영감독. 57년 조긍하 감독의 <가거라 슬픔이여>로 처음 촬영 감독으로 자막에 이름을 올린 후 김기영(화녀, 충녀), 하길종(바보들의 천국), 유현목(사람의 아들), 이만휘 (만추) 등 다양한 감독들과 만나 한국 영화계의 획이 될만한 걸작들을 빚어냈다. 임권택 감독과는 70년대 후반 직장암 말기 선고를 받아 병상에 누워있을 때 시작되었다. 임감독이 찾아와 “정형과 꼭 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니 빨리 쾌유하시오.”라는 말을 들은 후 기적적으로 수술에 성공해 재기하여 만든 작품이 <만다라>이다. 당시 정 감독은 배에 붕대를 감은 채 헌팅을 시작했다. 이후 임권택 감독과는 20년 동안 황금콤비로 호흡을 맞춰오고 있는데 이는 세계 영화계에도 드문 사례. “감독과 촬영 감독 사이에는 의례 있을 법한 마찰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죽이 잘 맞는 두 사람은 <장군의 아들>과 <서편제>로 흥행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며 90년대를 넘어서고 이후 2002년에는 <취화선>으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다. 마치 임권택 감독과 한 머리, 한 마음인 듯 몇 마디 의논의 말 끝에 보이는 영상들은 정일성 감독이 얼마나 정확히 그리고 섬세하게 감독의 의중을 카메라에 펼쳐보이는 장인의 경지에 올랐는지를 증명해 보인다. 사물이나 풍경을 찍어도 그 속에 담겨 있는 마음과 인간의 위대함을 담아내야 한다고 말하는 정일성 감독은 말 그대로 명장이자 영원한 로맨티스트이다.
대종상영화제에서만 모두 7회를 수상한 역대 최다수상자, 8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가장 바삐 움직이는 철인 정일성 감독은 <천년학> 현장에서 그 전설을 그대로 재현해 내고 있다. <취화선>에서 조선의 산수를 그림처럼 빼어나게 잡아내 숨이 막힐 듯한 아름다움을 선사한 그가 <천년학>에서는 또 어떤 찬란하고 강렬한 영상미를 선보일지 세계로부터 주목 받고 있다.
필모그래피 영 화 | 하류인생(2004) 취화선(2002) 춘향뎐(1999) 태백산맥(1994) 서편제(1993) 젊은날의 초상(1990) 장군의 아들(1990) 만다라(1981) 만추(1981) 바보들의 행진(1975) 화녀(1971) 외 다수
수 상 | 23회 청룡영화제 촬영상 - 취화선(2002) / 1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공로상 – (2002) / 8회 춘사대상영화제 촬영상 – 춘향뎐(2000) / 31회 대종상 영화제 촬영상 – 서편제(1993) / 29회 대종상 영화제 촬영상 – 젊은 날의 초상(1991) / 1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기술상 – 만다라(1982) / 21회 대종상 영화제 촬영상 – 만추(1982) 외 다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