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우는 언론사 출판부장으로 초로의 나이가 될 때까지 성실한 샐러리맨 생활을 해 왔지만 한직으로 밀려난 지금 깊은 상실감에 젖어있다. 문화센터에서 동양화를 가르치는 30대 가정 주부 은교는 애정없는 남편과의 재미업는 결혼생활에 순응하면서 살아왔다. 두 사람은 지우의 친구인 문화센터 원장때문에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고 서로에게 이끌린다. 만남은 계속되고, 각자 배우자와 사회의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두 사람. 둘은 차츰 분별력을 잃어버리고, 급기야는 둘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에 이른다.
마침내 주위 사람들은 이들의 관계를 눈치채고, 은교의 남편이 지우의 직장에 두 사람의 관계를 폭로하는 투서를 보내기에 이른다. 이에 지우는 사표를 내고 이십 오년간이나 유지해왔던 결혼생활을 끝낸다. 은교도 어머니와 남편을 뒤로 하고 가출을 결심하면서, 두 사람은 세상과 이어지는 끈을 끊어버린다. 서로의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라지만 결코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두 사람은 자신들의 행복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제주도로 함께 여행을 떠나고 거기서 죽음을 맞이한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