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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그 <외화 시리즈>가 나았다.... 포가튼
kysom 2004-12-15 오전 12:04:48 1476   [7]

1. 이영화를 보고나서 좀 당혹스러워서 감독의 Filmography를 찾아봤다. 조셉 루벤은 <적과의 동침>을 비롯하여 몇편의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를 감독 제작한 역량있는 사람이다. 이 무비스트 사이트에 있는 평을 보더라도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있는 내적인 공포를 찾아서 관객의 가슴을 서늘케 하는> 재주가 있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어쩐 이유로 <외적인 강력한 절대 공포>에 눈을 돌렸을까?

 

2. 이 영화의 시작은 비범하다. 비행기 사고로 아들을 잃은 주인공 <줄리앤 무어>의 피해 망상과 기억의 사라짐은 묘하게 얽히면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혼돈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곧 이 영화의 첫번째 한계가 드러난다. 그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정신과 의사로 분한 <게리 시니즈>의 연기때문이다. 그의 굳은 표정 연기는 관객의 혼돈을 곧 의심으로 이끌면서 영화를 한 방향으로 경도되게 만든다. 즉 <줄리앤 무어>를 진실의 편에 그리고 <게리 시니즈>를 거짓의 편으로 몰아세우는 것이다. 이 순간부터 이 영화는 오직 진실 찾기 게임으로만 바뀌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단방향의 설정을 더욱 곧게 세우는 것이 스릴러영화로서는 이해할수 없는 이 영화의 전개 방식이다.

 

3. 이 영화는 희한하게도 복선구조가 없다. 중간에 계속적인 관객의 혼돈을 부채질할 즉 착각을 유도하면서 영화가 승리할 미묘한 장치를 전혀 해놓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럴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 영화가 진실을 찾는 세력과 그것을 감추는 세력의 대결이라는 단순한 갈등구조위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여기서 중요한 중간 매개가 바로 똑같은 사고로 딸을 잃은 <도미니크 웨스트>의 존재이다. 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딸을 잊었는데, <줄리앤 무어>가 제공한 단서로 너무 어설프게 기억을 되찾는다. 그렇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즉 두 캐릭터 집단이 단순하게 충돌한다면 복선을 제공하고 반전을 도모할 중간 캐릭터 집단이 있어야 하는데, 영화 시작하자 마자 곧바로 남자 주인공이 전향을 해버리니 영화는 더욱 단순하게 달려간다.

 

4. 이제부터 나오는 인물 집단은 더욱 이 영화를 희화화시킨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줄리앤 무어>의 과거 기억에 대한 집착의 정체가 무엇인지 깨닫기도 전에 이 영화는 NSA의 정보요원들을 출동시킨다. 우리네 관객들은 이 집단이 무엇인지 너무 익숙하다. 바로 이순간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영화가 어는 방향으로 흘러갈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바로 <음모론>이다. 자 그래도 관객들은 마지막 충격적인 반전을 기대하며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영화는 관객들에게 결정타를 날린다. 우리가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던 그 인물집단을 통해서....

 

5. 이때까지도 둔한 관객들은 이것이 <줄리앤 무어>의 망상속의 한 장면일지도 모른다고 자위한다. 그러나 이미 승부는 갈렸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중간에 출연하는 경찰이다. 이 경찰은 마치 시나리오를 미리 읽어보기라도 한듯 몇마디 증언과 상황을 판단해 본뒤에 바로 정의의 편에 선다. 이러니 영화는 중간을 지나면서 힘을 잃고, 서서히 우리가 10년을 지켜봤던 외화시리즈의 1개의 에피소드와 같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아니, 오히려 이 드라마보다 인물 설정은 더욱 명료하고, 단순해서 그것을 볼때처럼 머리를 쓸일도 논쟁을 벌일일도 없다. 첨예한 인물 갈등이 없는 영화, 복선이 없기에 반전도 없는 영화, 우리는 단지 그들의 <출현>만을 기다린다.

 

6. 이제 중요인물 몇명이 승천(?)한 뒤, 우리는 드디어 그분의 <출현>을 목도하였다. 바로 이 종반부가 이 영화의 결정적인 패착을 구성하는데, 우리는 우리를 10년동안 괴롭혔던 그 외화시리즈의 암울하고, 또한 냉정한 결말앞에서 씁쓸한 기분을 맛봐야 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자비롭다. <줄리앤 무어>의 눈물겨운 모성 연기는 모든것을 보상한다. 이제 이 영화의 종반부는 문득 <나비 효과>를 넘어서서 <전설의 고향>과 묘한 앙상블을 이루기 시작한다. 이순간 지금까지 논리도 없고, 복선도 없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한거 아니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는 <그래도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며 우리를 위로한다.

 

7. 단지 편가르기 식의 인물 설정과 그것을 어거지로 충돌시키면서 이끄는 단방향의 극 전개가 가져온 파국적 결말을 보면서, 이 영화가 게리 시니즈의 종반부 대사처럼 <과연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원하는 것을 얻었기에, 올바르게 고치려하는> 노력을 보였는지 다시 한번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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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가튼(2004, The Forgotten)
제작사 : Revolution Studios / 배급사 :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수입사 :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 공식홈페이지 : http://www.forgott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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