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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가 현란한 마술쇼..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
ldk209 2013-08-27 오후 2:49:19 505   [0]

 

영화 자체가 현란한 마술쇼.. ★★★☆

 

타이거였나?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SBS가 처음 방송국을 개국하면서 특집 중 하나로 내보냈던 프로그램이 바로 마술의 비밀을 공개하는 것이었다. 타이거 가면을 쓴 마술사가 다양한 마술을 보여주고는 신기한 마술이 사실은 정교한 기계장치나 다른 인물의 조력, 카메라 조작, 눈속임 등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상세히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나에게 그 프로그램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마술사보다 그 옆에 서 있는 미녀의 역할을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마술의 비밀을 공개한 타이거라는 마술사가 다른 마술사들을 피해 도망 다니고 있다는 등의 얘기들이 떠돌기도 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마술의 비밀이 공개된 직후엔 마술이 침체기를 걷는 듯 싶더니 시간이 조금 지나자 관객들도 마술쇼를 좀 더 편하게, 순수한 오락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아무래도 마술사들의 태도나 쇼의 형태도 이전에 비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들이 적극적으로 결합되면서 더 현란해지기도 했다. 게다가 새로운 마술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이 배가되면서 전반적으로는 마술의 공개가 오히려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아무리 마술의 비밀들이 대부분 공개되었다고는 해도 나 같은 범부의 눈에 마술이 여전히 신기하고 놀라운 기술(!)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마술의 비밀을 공개하는 특집 프로그램과 함께 상당한 액수의 상금을 내 걸고 초능력이 사기라는 걸 밝히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는데,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이하 <나우 유 씨 미>)은 이 두 가지 특집 프로그램을 케이퍼 무비의 틀 안에 적당히 혼합한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나우 유 씨 미>는 마술과 절도라는 소재를 적절히 활용해 충분한 재미를 주는 오락영화다. 화면 전개가 빠르고 현란하며 시종일관 멈춰 서지 않은 채 질주하는 쾌감이 느껴지는, 간만에 보는 순수한 오락영화라는 점이야말로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일 것이다. 그런데 영화의 이런 특징, 즉 현란하고 빠르며 사실은 중요하지 않은 설정들을 여기저기 툭툭 던져놔 눈속임을 유도한다는 그 자체가 바로 마술쇼의 특징이라는 점에서 <나우 유 씨 미>는 마술을 단지 소재에 활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와 마술의 화학적 결합에 성공하고 있다.

 

눈앞에서 마술이 이루어지는 장면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화면에 몰입하게 하는 부분은 그 마술의 트릭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마술이 가능할까란 물음에 모건 프리먼의 대답은 ‘마술은 결국 사기’라는 것이다. 관객은 이들 네 명의 마술사가 얼마나 치밀한 계획과 오랜 시간의 투자를 통해 마술을 성공시키게 되는지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데, 재밌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대체로 마술사들의 성공을 기원하게 된다는 점이다. 왜냐면 이들의 목적이 사회적인 데에 있든, 아니면 개인적인 복수든 간에 이들이 손보려고 하는 은행이나 재벌은 충분히 벌 받을 만한 짓을 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만약 이들의 두 번째 마술을 한국에서 재연할 수 있다면, 객석엔 태안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의 피해자들을 초청해 놓고 삼성 이건희 돈을 빼서 나눠주면 좋겠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이건 개인적 취향인데, ‘디 아이’라는 고대시절부터 내려오는 마술조직이라는 오컬트적 소재를 굳이 가지고 와야 했을까란 의문이다. 뭔가 이 부분만 톡 튀는 느낌. 그러다보니 마지막 장면에서의 희열 같은 게 별로 안 느껴졌다. 그리고 다른 마술은 알고 보면 모두 조작이거나 눈속임인데, 최면술만은 사실인 것처럼 그리는 것도 좀 우습긴 했다. 최면술마저 조작으로 표현하면 이들의 사기 범위가 너무 넓어지는 부담을 피하려 했을 것이다. 같은 차원에서 다른 마술과 도주 과정에서의 트릭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반면에 두 번째 마술의 트릭은 두루뭉술 넘어가는 것도 눈에 거슬리는 지점이었는데, 아무래도 트릭을 설명하기엔 마술의 난이도가 너무 높았다보다.

 

※ 엔딩 크레딧에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이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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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2013, Now You See Me)
제작사 : Summit Entertainment, K/O Paper Products / 배급사 : 롯데엔터테인먼트
수입사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 공식홈페이지 : http://www.nowyouseeme2013.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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