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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문제는 욕심이다. 더 웹툰: 예고살인
fkdk0809 2013-06-30 오전 12:29:27 993   [1]

 현재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웹툰 열풍'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스마트폰 혹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웹툰을 보는 소소한 재미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영화계도 이 열풍에 합류해서 웹툰의 영화화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죠. 결과도 나쁘지 않습니다. 현재 개봉하고 있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비록 현재 힘이 많이 빠졌지만) 개봉 3주만에 700만에 근접하면서 그야말로 초대박을 일구어 냈고, 그 전에 개봉한 <이끼>, <이웃사람>, <그대를 사랑합니다>, <26년>도 나름 괜찮은 흥행을 기록했죠.


 그런데 이 영화는 조금 독특합니다. 바로 동명의 웹툰을 영화화한 것이 아니라 '웹툰' 그 자체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거기에 공포 영화라는 점, 게다가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스토리가 탄탄한 공포물'이라고 하신 점은 (약간 촌스러운 제목과 포스터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저를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죠. 기존의 공포영화가 홍보에서 단순하게 '공포'를 강조했던 것과는 다르게 '스토리'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정말 색달랐고 인상적이었기 때문인데요. 실제 시사회 평들도 준수하게 나오면서 그동안 한국 공포영화 질적 가뭄을 해결해줄 영화가 되지 않을까하는 저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 영화의 장르는 겉으로는 '공포'라는 이름을 띄고 있지만, 사실 '공포' 그 자체보다는 웹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인과 그 살인사건들을 쫓는 형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미스테리' 혹은 '추리'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온전히 공포에 치중을 하지는 못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공포감이 강하거나 하지는 못하는데요. 하지만 이 공포가 재기발랄한 연출과 아주 세밀하지는 못하지만 속도감있고 즐길만한 스토리와 어우리지면서 영화의 초반부는 꽤 괜찮은 오싹함을 만들어냅니다. 이것의 절정이 바로 이 영화의 오프닝입니다. 모니터 속 웹툰과 편집장이 처해있는 현실, 그리고 그녀의 과거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편집,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강렬한 이미지는 오프닝부터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합니다. 거기에 웹툰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보여지는 살인과 그 이미지는 그간 일반 공포영화에서 봐오던 직접적인 살인들보다도 더 강렬하게 다가오죠. 이 오프닝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바로 이어지는 '장의사 시퀀스'도 위에서 언급한 장점들이 거의 그대로 반복되면서 역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만족스럽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두 시퀀스의 메인 배우들의 연기는 그 두 시퀀스를 더 빛나게 하고 있으며, '김영수'라는 형사 역할을 맡은 '현우' 또한 본인의 캐릭터를 충실히 살려내고 있죠.(아마 여성관객에게 꽤나 어필할듯!) '엄기준'의 연기도 괜찮고요. 무엇보다도 '이시영'의 연기는 발군입니다. 올해 초 <남자사용설명서>에서 보여줬던 밝고 독특한 캐릭터와는 달리 다소 우울하고 공포스러운 웹툰 작가 '강지윤'이라는 캐릭터를 맡은 그녀는 '그녀의 큰 눈'이라는 매력포인트를 잘 활용해서 공포영화의 여성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최상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따라 아주 적절하게, 그리고 인상적으로 변하는 연기도 좋았죠. 연초에 <남자사용설명서>와 이번 <더 웹툰 : 예고살인>까지 보고나니까 현재 우리나라 젊은 여배우 중 가장 재능있는 배우는 '이시영'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네요.(거기에 권투까지 잘하시니...)



 하지만 영화는 중반부부터 조금씩 힘에 부치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인 재기발랄한 편집이 거의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는 지점인데요. 이렇게 되면서 영화의 매력이 많이 감소하고, '웹툰'이라는 소재가 가지는 장점도 많이 사라져버립니다. 그러면서 흥미로웠던 초반부와는 달리 중후반부는 비교적 평범하게 흘러가버리죠.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스토리가 무너지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아주 딱딱 떨어질정도로 세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차곡차곡 잘 쌓아오던 스토리는 갑자기 중반부부터 욕심을 과하게 내기 시작합니다. 바로 영화 속 주요 인물들에게 모두 사연을 부여하고 그들의 관계를 엮어내버리는 건데요. 사실 이게 완성도있게 잘만 엮어져내면 괜찮았겠지만, 문제는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그렇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거의 깔린 복선이나 요소가 없이 후다다닥 전말만 밝혀지면서 엮어져가는 그들의 관계와 사연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돋거나 무릎을 탁 치게 되기는 커녕 영화가 산으로 간다는 느낌만을 받게 됩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결말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기에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사족의 극치'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과하다는 생각이 딱 들게 만들죠. 이렇게 새로운 관계와 사연에 집중하는 동안 영화는 정작 초반에 벌려놓은 스토리에는 크게 관심을 쏟지 못하면서 결국 마지막엔 총체적 난국에 빠지고 맙니다.



 이 영화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이야기와 교훈은 '과한 욕심을 삼가자'는 겁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계속하는 영화 자체는 스스로 스토리에서 과한 욕심을 내버리면서 결국 무너지고 마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고 말았네요. 그럼에도 스릴있고 재기발랄했던 초반부가 있었기 때문에 영화가 '별로 였다'고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꽤 기대를 했던, 그리고 초반부까지는 그 기대치에 어느 정도 충족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크게 남네요. 과연 언제쯤 저를 온전히 만족시키는 한국 공포영화가 등장할 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 사진은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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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웹툰: 예고살인(2013, Killer 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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