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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차라리 '무사2'를 만드는 게 나았다. 중천
tmdgns1223 2006-12-24 오전 12:15:47 973   [1]

이제 충무로에선 100억대를 넘는 제작비를 기록하는 영화를 '블럭버스터'라고 부른다. 이 블럭버스터 계보의 시작이 바로 태극기 휘날리며였고, 그 이후로 매년 2편 정도씩 블럭버스터가 개봉되고 있다. 올 해만 해도 '괴물'과 바로 이 '중천'이 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이때까지 100억대를 넘는 블럭버스터의 감독들은 모두 그 인지도와 경험이 많은 감독들이 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대형 영화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대한 것을 잘 알고 있었다.(물론, 아닌 작품도 몇 있었긴 했지만......) 그러나 이 '중천'의 감독은 신인감독이다. 신인감독이 이런 대형영화에서 완급 조절을 잘 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런 걱정을 가진 채 영화를 관람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실망적이었다. 비록 이 영화가 성취해낸 기술적 측면은 한국영화사상 최고라고 할 만 했지만, '관객은 CG 기술을 보러 극장에 가지 않는다.'라는 송형국 평론가의 말처럼 관객은 '이 영화에 CG가 700컷이나 사용되었대!'라는 정보로 이 영화를 보러가지 않는다. 물론, 기술적 측면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것이다. 이 영화는 국어 시험지는 '30점'이지만 기업경영 시험지는 '100점'인 것이다. 영화를 만들 때 가장 기본으로 지켜져야 하는 것이 바로 '뛰어난 스토리'이다. 3D라는 놀라운 신기술을 창시해낸 픽사의 애니메이션들도 철저하게 스토리를 영화의 가장 우선으로 꼽고, 기술력은 그 부수적인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과연 '토이스토리'가 2D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걸작 반열에 오르지 못했겠는가?

먼저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이다. 이미 ○기자가 '김태희는 연기를 못한다'는 식의 기사를 적어 화제가 되었는데, 나름대로 편견을 버리고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영화에 몰입하려는 순간마다 그것을 방해하는 부정확한 발음과 기쁠 때, 슬플 때, 울때, 화날 때의 표정이 별 변화가 없는 표정연기도 몰입에 방해를 주었다.(그나마 놀랄 때는 눈이 커져서 알았다.) 또한, 정우성도 그의 전작에 비해 실망스런 연기력을 보여주었는데, 무사때의 여솔이 오히려 더 매력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그 밖에 소이현이나 허준호외 다른 조연들의 연기도 실망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로 꼽는 '무사'도 스토리가 뛰어난 건 아니었지만 안성기, 우영광, 유해진, 박정학등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조연들 때문에 영화가 더욱 돋보였다. 그러나, 중천엔 그런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배우가 없어서 가장 아쉬웠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악역에 대한 공포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실질적인 악역은 반추와 처용대 동료들이었지만,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악역은 바로 '원귀'였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원귀는 단순히 이곽이 죽이기 위한 도구로 밖에 전략하지 못하였다. 무사와 같은 경우도 원나라 장수들의 공포심이 많이 들어나진 않았지만, 적어도 그들이 나타났을 때 앞으로의 전투신이 흥미진진해지고, 그 원나라 장수들 또한 싸우려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악역이지만 나름대로의 연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것이 거의 없다. 원귀가 죽을 때 마다 (적어도 나는)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3만 대 1이라는 이 영화의 마지막 전투씬에서도 공포심을 느낀 것이 아니라 그냥 '그래픽이 장관이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또, 캐릭터 간의 개연설명이 너무 부족했다. 영화는 이곽이 어쩌다가 중천에 들어간 지도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연화가 너무 그리워서 들어갔다고 한다면 뭐 인정하겠다.) 또 소화가 왜 천신이 되었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게 사랑하던 사람을 잊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이승에서의 기억이 지옥같았단 말인가? 또 처용대와 이곽과의 배신과 사랑도 어설프긴 마찬가지였다. 효와 이곽이 무슨 관계였기에 둘의 사랑이 그렇게 되었는지, 여위는 무엇 때문에 이곽을 싫어하는지에 대한 부가 설명이 너무 없어서 이 들의 사랑과 질투를 보아도 전혀 몰입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반추는 세 번째 메인 캐릭터이지만, 어찌보면 악당 이상의 무언가를 전혀 하지 못했다. 처용대 시절 자신이 가장 아끼는 퇴마사인 이곽과 대결을 해야한다는 절망감과 슬픔같은 것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다. 반추의 행동을 보노라면 아마겟돈의 '그레이스'가 자신의 아버지가 죽어도 자신의 애인과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포옹하는 그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시나리오다. 중천이라는 (어찌보면) 중간계를 만들어내고 또 거기에 여러가지 의미와 논리를 제시한 것들은 칭찬할 만 하지만, 유치하기 그지 없는 대사들은 보는 내내 거슬렸다. 80년대에나 나올 법한 멜로 대사들이 21세기 영화에 튀어나오는 것은 언벨런스 할 수 밖에 없다. 대사 말고도, 두 사람의 사랑했던 사이라는 것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애초부터 판타지 무협 '멜로'를 추구했으면 그에 맞게 두 사람에 대한 애틋함과 이별의 순간에 아쉬움과 눈물이 있어야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런 것들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칭찬하고 싶은 점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의 스텝적 요소는 가히 발군이었다. 괴물보다 더 뛰어나다고 평가해도 아깝지 않은 CG.(더군나나 이 영화의 CG는 100% 우리나라 기술이다.) 판타지 세계를 화려하게 만들어낸 멋진 미술. '란', '영웅'의 세계적인 의상 디저이너 에미와다의 화려한 의상.(의상 스텝중에선 내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다.) 무사에 이어 멋진 음악을 만들어낸 사지수 쉬로의 음악까지. 그러나, 분명히 이것엔 한계가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이 무사의 조감독인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겠지만, 이 영화는 무사와 너무도 닮았다. 판타지와 멜로라는 장르를 썼다는 것 말고는 액션의 스타일이나 스케일이 비슷하다. (물론, 무사는 '개싸움'이고 중천은 '와이어 액션'이다.) 내가 무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스토리 때문이 아니다. 사실적이고 호쾌하고 스타일이 돋보이는 액션. 그리고 여타 한국 무협영화에서 찾을 수 없었던 훌륭한 연기와 캐릭터의 분명함. 주조연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그러나, 중천에선 이런 것을 찾아 볼 수 없다. CG가 아무리 발달해도 영화는 배우들이 주인공이다. 차라리 '무사2'를 찍었으면 더 많은 관객들이 왔을 거라는 아쉬움만 가득하다.

P.S - 해외 배급이나 영화제 상영을 위해 감독들이 주로 쓰는 '제목과 주연, 스텝이름 영어 표기'가 이 영화에도 있더라구요 ...... 허......

20자평 - 자막없는 판타지 영화를 보는 건 감사하지만......

유의사항 - 애초부터 이 영화의 주인공이 'CG'라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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