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까이 오세요, 당신이 많이 봤다고 생각할수록 속이기도 쉬워지니까 " 흔히 볼 수 있는 마술 쇼의 한 장면, 남자가 현란한 솜씨로 카드를 뒤섞더니 한 장의 카드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이 카드를 고르는 상대는 아리따운 여성이었지만 누구나 이 장면에서 한 장의 카드를 선택하게 될 것 같은데 놀랍게도 이어지는 장면에서 제가 골랐던 그 카드가 빌딩의 외벽에 장식이 됩니다.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은 이처럼 흥미로운 시작과 함께 그들의 마술에 빠져들게 해주는데, 예고편만으로도 상당히 기대하게 만들어줬던 이 영화를 시사회를 통해 미리 보고 왔습니다. (개봉 : 8월 22일) 호화로운 캐스팅이지만 확실히 눈에 띄는, 매력적인 캐릭터는 보이지가 않는다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은 상당히 호화로운 캐스팅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그 수많은 대사를 속사포처럼 쏟아내던 제시 아이젠버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언어구사 능력을 보여주고 우디 해럴슨은 능청스러운 독심술사의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해냈습니다. 그리고 4명의 마술사 중에 홍일점이었던 아일라 피셔와 액션을 담당했던 데이브 프랑코 역시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냈다는 느낌이었구요. 그리고 이들 '포 호스맨'을 쫓는 FBI 요원 마크 러팔로와 인터폴 멜라니 로랑, 예고편만으로는 쉽게 파악되지 않는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었던 모건 프리먼과 마이클 케인 등등 영화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면면은 상당히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좋은 배우들임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특출나게 눈에 띄는 캐릭터는 보이지가 않았는데, 좋게 말하면 이런 배우들이 나름대로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나쁘게 말하면 확실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는 소소한 스케일과 그다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마술' 이 영화는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마술'을 소재로 하면서 이 마술을 통해 은행을 터는 등의 화려한 쇼를 보여주고, 이런 이들을 FBI가 뒤쫓는 큰 틀을 갖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예고편을 통해 미리 맛보기 영상을 봤을때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스케일의 마술쇼가 펼쳐질 것만 같았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영화의 스케일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가 않았는데, 특히 가장 궁금했던 라스베가스에서 파리의 은행을 털었던 그 놀라운 마술의 내막이 뜻밖에도 그다지 새로운 것이 없는 익히 봐왔던 모습의 그것이라서 김이 새어버리더군요. 때문에 영화 초반의 느낌은 '우와~' 보다 '고작 이거?'의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조금은 기대에 어긋나는 모습을 보여줬던 영화는 끝까지 처음의 기대치까지는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무난하게 보고 즐기기에는 충분할 것 같은 영화,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 하지만 그래도 '오락 영화'로서 보고 즐기기에는 무난하고 충분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마술'을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 자체가 큰 마술판이 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지만 영화는 제법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의 트릭들을 군데 군데 깔아놓는 치밀함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쇼들이 합쳐져서 마술 공연이 완성되듯이 영화의 흐름도 이런 마술쇼들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는데 '마술 공연'에서의 마술만이 아닌 그들이 FBI를 따돌리고 도망치는 장면속에서, 그리고 그런 과정속에서 보여지는 액션신을 통해 그들의 마술을 응용해서 선보이고 이런 마술쇼들이 합쳐지면서 '포 호스맨'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했던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타의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와 비교해서 이 작품만의 독특함이라고 할 수 있는 '마술'의 특수성이 그다지 크게 와닿지는 않았었는데, 그 부분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재밌는 영화이긴 했지만 확실한 특별함은 느껴지지는 않았다고나 할까요. 과연 극장가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까 ?
아무튼, 개봉하기전 예고편을 통해 느꼈던 커다란 기대감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보고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았던 영화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 이번 작품을 보고나니 제작된다는 2편에 대한 기대가 생기기도 하는데, 1편을 통해 온전한 하나의 이야기는 다 끝났기 때문에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하겠구나 하는게 전혀 감이 잡히지가 않는지라 2편이 더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그나저나 이 영화가 과연 현재 극장가에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우리 영화들과의 경쟁에서 얼마나 힘을 발휘할런지 지켜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