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에로스라는 주제만을 바라보고 극장에 들어간 관객이라면,
과연 이 영화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을까?
이 시점에서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해보면,
아마도 그건 영화에 등장한 배우들의 노출일 것이다..
특히 이 영화의 홍보가 파격적 노출의 '미인도', '쌍화점'과,,
유사했었다는 점을 감안해본다면 그 기대는 더 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그런 기대를 아예 버리고 봐야 하는 영화다..
(아~ 물론, 영화 속 입술 박치기 소리는 좀 리얼했다고 하자;;)
그게, 아마 이 영화를 대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자세다..
이 영화는 위에도 말했던 에로스를 주제로 하여 5인의 감독들이,
평상시 생각해왔던 에로스 소재를 단편으로 제작, 구성한 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옴니버스 영화라고 하더라도,
각각의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얽개의 개연성과 같은,
그런 특징을 기대해서는 안 되는 영화다..
(물론 김수로와 장혁, 황정민과 김강우 관계는 예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를 정확하게 바라보기 위해서,
우선해야 할 것은 각각의 에피소드를 얼마나 독립적으로 보느냐다..
그러나 문제는 각각의 에피소드들을 독립적으로 바라보아도,
영화에 등장하는 5편의 에피소드들이 독립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오버랩되는 경우도 많지 않지만,
이 영화 속 5편의 영화들은 기본적으로 기승전결이 없다..
그래서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많이 난해하고 복잡했을 영화다..
왜냐하면 분명한 설명이 따라 붙어야 하는 장면임에도,,
전혀 아무런 설명이 붙지 않은 채,,
에피소드의 말미나 타 에피소드들에 설명이 넣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면 황망해진다..
불친절하고, 이해하기 난해한 이 영화들의 구성에 대해 말이다..
위와 같은 황망함을 불러일으킨 것은,
어찌 보면 부조화스러운 에피소드의 배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첫 에피소드는 나름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첫 에피소드는 어떤 풍토에 비판적인 시선을 드리우기 보다는,
관객의 주변에서, 그리고 관객 자신이 실제 경험했을지도 모를,,
상황을 나름 아름답게(?) 비추어 주었다..
그러나 두 번째부터는 약간은 난해하고 이해가 안가는,
그런 에피소드들로 점철되기 시작한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김강우의 슬픔에 대한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으며,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배종옥의 노출 연기에도 불구하고,,
결말부에 이르러 갑자기 에로스 코드가 뱀파이어로 전이가 되었다..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원수와 다름 없던 두 여자는 실제로는 연인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요즘 기성세대들은 절대로 이해 불가능할 커플 교환식을 단행한다..
이런 에피소드들의 전개에 대해,
관대하게 관객들이 예술적 허용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영화를 만든 감독들은 생각했던 것일까?
물론 이 영화를 만든 5인의 감독은 정말 훌륭한 감독들이다..
각자가 자신만의 특화된 영화적 색감을 가지고 있는 감독들이다..
이 영화들은 솔직히 말해서 관객들의 이해를 위해서라기 보단,
감독이 가지고 있는 미적 성취를 위해,,
관객들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강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관객들은 불편해질 수 밖에 없었다..
조금은 자신들이 생각한 에로스라는 주제를,
대중적으로 펼쳐보여줄 수는 없었던 것일까?
이 영화는 어떻게 생각하면,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질 영화는 아니라고 본다..
좋은 감독들의 좋은 영화를,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그런 맘은 이해하지만,,
요즘 관객들은 상투적이면서도 친절한 영화에만 열광한다..
이 영화는 상투적이지는 않은 신선한 영화였지만,,
결코 친절한 영화는 아니었다..
Copy Rights, 매니악's 적나라촌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