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000만관객을 눈 앞에 두고 있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괴물..
하지만 블록버스터라고 칭하기도 어려운 것이..
블록버스터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큰 스케일의 스펙터클은 다소 부족한 편이고,
오히려 한국 사회의 안 좋은 점을 희화화 시켜 비판하는
사회 풍자적인 블랙코미디에 더 가까운 영화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에게 돈만 쥐어 주면 얼마든지 구하는 서울시 하수도 지도,
힘 없는 서민의 말은 들을려고도 하지 않는 경찰과
전염 가능성이 있는 세균을 보유한 주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방치해버리는 보건당국과 병원..
군-경의 허술한 검문 검색,
대 놓고 용역업체에 뇌물을 요구하는 구청 공무원등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겪어보거나 알 법한
사연들이 줄줄이 희화화되서 보여진다.
그렇다고 괴물의 사회적 비판이
비단 공공기관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생각도 않고 무리한 취재를 하는 신문기자들..
괴물과 싸우다 팔을 잃은 미군의 영웅화와
양궁대회 동메달 리스트를 향한 마녀사냥을 일 삼는
TV 뉴스등을 통해
한국 언론들의 악질적인 모습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냈다.
또한 괴물의 날카로운 비판의 이빨은
우리 같은 일반인도 피해갈 수가 없다.
영화 말미에 TV에서 방송되는 괴물과 관련된 뉴스를 보다가
자신이 그리고 자신의 가족이 직접 겪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밥을 먹어야된다는 정말 하찮고 개인적인 이유로
채널을 돌리는 송강호의 모습은...
어떤 사건이든 지나고 나면 관심의 불씨를 사정없이 꺼버리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냄비 여론을 비판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렇듯 사회 비판적인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훌륭한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지만,
감독의 사회적 불만이 많은 탓인지 ^^;;
지나치게 풍자적인 모습을 우겨넣다보니
오히려 시간 부족으로 살리지 못한
블록버스터로서의 본연의 장점들이 조금은 아쉬워졌던 영화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괴물을 헐리웃에서 만들었다면"이란
글의 내용을 똑같이 따라하진 말지라도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뻔한 장면들을 어느 정도 차용했더라면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용으로도 적합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싶다.
하지만 외국에서 어떻게 느끼더라도
현재의 괴물 자체만으로도
한국 사람이 볼만한 영화임은 틀림없으니까
아직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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