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지 한참 지났지만 여느 영화들처럼 쉽게 감상 평을 적기는 어려웠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영화를 보기 전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였을까? 혼란스럽다는 말보다 더 미묘한 말이 필요한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영화관에 들어설 땐 사전 지식을 배제하고 가능한 나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영화 그 자체에만 신경 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여전히 머릿속 기억공간을 맴도는 이야기가 마치 퍼즐처럼 산산히 조각난 어긋남만 남겨주는 것 같다.
우선 배우들의 고생이 많았을 것 같았다. 더러운 한강의 하수구와 한강속에서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더구나 분위기를 위해 장대비가 내리는 폭우 속 장면들이 많았던 것도 배우들이 힘들었을 것이다. 앞 부분의 괴물 탄생과 배경은 마치 고질라, 엘리게이터 같은 영화들의 도입 부분을 연상케 했다. 오염된 환경에서 자란 동물들이 돌연변이화 되어 인간에게 해를 끼친다는 설정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다른 영화와 틀린 것은 사건 발단의 중심에 평범한 한 가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다른 괴물 영화에선 정부나 경찰이 중심이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영웅적인 묘사가 많지만 이 영화에서는 반대로 희생된 가족의 분노와 사랑을 내면적 연기를 통해 조금은 사실적 감동을 전하려는 듯 했다.
특히 괴물 연기의 특수효과는 외국팀을 초빙해 만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나름대로 리얼한 분위기는 좋았지만 CG장면과 실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장면이 부족한 듯 했고, CG만 단독으로 나오는 신이 많았던 것 같아 자연스러운 화면 전환이 아쉬웠다. 또한 순수 국내 CG팀의 작품이 아니었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탄탄한 스토리가 이어주는 내용들은 지루함 없이 영화상영 내내 긴장감과 흥미를 주었고, 그 뒷받침은 변희봉, 박해일, 송강호의 연기가 담당했던 것 같다.
다소 사회적 이념과 정치적인 요소 그리고, 여론 몰이 등은 무리가 있어 보였지만 한 여름 공포영화와는 또 다른 시원함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늘 생각하는 말이지만 영화는 영화로써 보는 것이 가장 재미있어 보인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생각하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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