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4번째 괴물 관람 하고 왔습니다. 역시 한장면 한장면이 아른거리는군요. 괴물의 명장면들 꼽아보겠습니다!
1. 오프닝. 독극물 방류
차가운 이미지의 실험실에서 염산같은 연기를 내뿜으며 하수구로 버려지는 독극물들. 거기다가 수많은 독극물병을 돌리샷으로 잡아내는 멋진 디테일의 장면. 눈길을 끄는 오프닝이었습니다.
2. 화창한 오후. 괴물의 첫습격
개인적으로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액션장면으로 뽑아도 손색없는 장면이라 생각됩니다. 이 장면에서의 CG는 고질라에 투자한 800억의 CG화면과는 비교도 안되는 너무나도 뛰어난 장면이었죠. 그밖에 음악, 음향, 편집, 촬영이 한대 어우려져 정말 멋진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이토록 놀라운 몽타쥬 액션장면을 한국영화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죠.
3. 합동분양소
봉준호감독님이 "대형사고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인 합동분양소신을 최고의 코믹장면으로 뽑았죠. 매우 슬픈장면이라 보면서 눈물도 났지만 웃긴 상황과 대사도 많았죠. 상황적 아이러니 잘 결합된 장면이라 생각됩나다.
4. 골뱅이. 그리고 현서의 전화.
아무것도 먹지 마라는 의사의 당부(?)가 있었음에도 몰래 골뱅이를 따먹는 강두. 강두가 그 골뱅이를 보면서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건데"라는 표정을 짓죠. 저가 생각하기엔 괴물의 앞모습은 골뱅이. 뒷부분은 물고기의 돌연변이가 합쳐진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골뱅이를 따먹고 있을때, 걸려온 현서의 전화......
5. 탈출. 그리고 유선TV
병원을 탈출한 강두가족. 그리고 무기 밀매업자의 차 안에서 수배범이 된 가족들이 뉴스에 나오죠. 개인적으로 가장 웃겼던 씬이었습니다. 간호사의 멘트(관절염걸렸어요). 그리고 남일이의 껄렁껄렁한 말투도 너무 웃겼습니다.
6. 현서를 찾아서
사제 무기를 산 강두가족. 현서를 찾아 한강의 하수구를 수색(?)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때의 음악과 영상에서 왠지모를 소름이 끼치더군요. 자칫하면 많은 시간을 잡아먹을 수 있는 이 장면을 빠른 편집으로 처리해버린 봉준호감독의 인내력이 놀랍습니다.
7. 매점에서의 단란한 가족 판타지
몇일 째 굶었을 현서가 눈에 아른 거리는 이 장면. 정말이지 눈물과 감동이 앞을 가린(좀 오바인가요? ㅎㅎ)장면이었습니다. 특히 할아버지(박희봉)의 만두를 받아먹는 고아성양의 터질 것 같은(?) 볼은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8. 빗속의 혈투. 그리고......
배우들이 가장 힘들게 촬영했다던 이 장면. 빗속에서의 혈투. 카메라 앵글도 대단했고, 한강 교각을 자유자제로 이동하는 괴물의 CG도 가히 수준급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그 분(!)의 표정과 손짓 연기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한 기자가 "XXX씨야 말로 진정한 액션배우다. 그 분의 몸짓과 손짓 하나만으로 관객에게 소름을 끼치게 한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니까요.
9. 괴물의 은신처
올드보이, 살인의추억, 달콤한 인생등. 가히 한국 최고의 프러덕션 디자인 감독이라 할 수 있는 류성희 감독의 노고가 돋보인 역작입니다. 이 은신처는 세트라고 하구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높은 세트장이라고 합니다. 어두운 부분에서의 괴물CG도 놀라웠고, 고아성양의 연기는 정말 안습이었습니다.
10. 병원
개인적으로 괴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그로테스크한 화면과 차가운 이미지. 그리고 싸이코 스릴러풍의 음악과 영상들까지. 무엇하나 빠질 것 없는 괴물 최고의 명장면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만한 장면입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탈출 한 후 보이는 그 광경은 정말이지 소름이 끼쳤습니다.
11. 가족의 사투가 시작된다.
후반. 연대기 형식으로 진행되던 영화는 이제 클라이막스로 향합니다. 강두, 남일, 남주. 모두 각자의 무기를 들고 최후의 사투를 벌입니다. 현서를 구하기 위해...... 비현실적이라는 분도 많지만 이 장면을 명장면으로 뽑지 않을 수가 없네요. 특히 배골라스(!!) 배두나씨의 사투는 가히 여신을 보는듯 합니다.
12.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영화의 마지막 엔딩장면. 황량한 겨울의 한강둔치. 그 사건이후 한강엔 사람도 없고 조용하기만 합니다. 소시민의 삶은 끊임없는 불행의 반복일 뿐입니다......
*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장면.
딸 현서는 가족들이 자신을 구출하러 오는 걸 상상하지 못합니다. (어떤 장면이나 대사에서도 현서가 그걸 알고 있다는 장면이 없습니다) 평소 가족에게 가지고 있던 불만 때문도 있겠지요. 그러나 서로 티격티격했던 가족들은 괴물때문에 하나가 됩니다. 그러나 현서는 그걸 알지 못하죠. 오늘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생각이 나서 어찌나 가슴아프던지. (결국 현서는 가족들을 보지 못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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