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걸리고 나니
이 영화는 그렇게 음란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슴아픈 사랑을 집요하게 파고 들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영화가 가진 매력이 부족하진 않다
역시..내공이 만만치 않은 한석규의 대사와 그 톤은 어쩜 명품이라 할 수 있을만큼
한석규적 영화이기도 한것 같다
그런데 김대우 감독은 이영화를 통해 진정 무엇을 들려주고 보여줄려 했던것인가?
영화의 대사와 상황전개는 참으로 아기자기함을 맛깔스럽게 보여주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굵직한듯 섬세한듯 잘 물려져 각자의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캐릭터의 힘들이 모여서 어디로 가는지는 잠시 당황스러웠다
여자는 사랑하기에 섹스를 하고
남자는 사랑한다고 생각하기에 섹스를 할 수 있다...라는 조금은 마초적 상황을
기본으로 해서 얘기를 꾸며나가는것인지?
자신의 감추어진 욕망을 드러낼때 맘속의 족쇄로부터 자유로움을 얻는것이
인간상..혹은 남성상이란건지..
얘기는 참으로 모호하게 전개되는듯 하다
차라리...좀 더 집요하게 음란했으면..그래서 음란함이 어디까지 표현될 수 있고
그것이 상투적이고 직접적이 아닌....
그 특유의 맛깔스런 대사와 연기속에서 잘 익은 된장이나 김치맛이 나도록 표현될 수도 있었을것 같은데..
자신의 지위와 목숨까지 버리게되는 상황이 큰 줄기를 이루면서...
이 영화는 음란도 사랑에도 집요하지 못하고 놓쳐버리는 애매한 길위에 서게 된다
영화에서 굳이 메세지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얘기하고 싶은 한 줄의 의미는 잃지 않아야 하고
그것에 집요함을 가져야만이 방향을 잃지 않는 영화가 되고
배우들은 그것을 향해 두시간여의 마라톤을 하게 된다
영화 "음란서생"은 한석규 특유의 맛깔스런 대사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주지만
그것이 이상한 흐름...사랑놀음에 묶혀 해결되는 과정에서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이상 주어지지 않아
무척 아쉬웠고
김민정의 한눈의 사랑이 설득력에서 부족함을 애써 외면할 수 없으며
이범수의 이탈과정 또한 충분히 충분히 이해를 해주면 봐야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잘 만든 영화..맛깔스러운 영화가 충분히 될 수 있었지만
마라톤의 중반부에서 배우들과 스토리라인은 방향을 잃고
주춤되고 있음에...안타까움을 전하고
그나마 초중반을 통해 한석규만의 내공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는것에
만족을 할려한다
많이 기대했었는데.....많이 만족하지 못한 영화가 되었지만..
김대우 작가&감독의 다음작품을 다시 한번 기다려 볼 수 있는
여유는 충분히 생기게 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더 성장하여 그만의 스타일적 영화가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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