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으로 시작했다 신파로 끝나는 코믹신파풍기문란사극.
조선제일의 문장가 윤서(한석규)가 우연히 보게 된 난잡한 소설
(요즘말로 치면 야설)을 접하고 그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자신이 직접 추월색이라는 필명으로 난잡한 소설을 쓰게된다.
그의 책은 바로 장안의 화제가 된다.
스캔들 작가의 감독 데뷔작이다. 게다가 컨셉까지 비슷하니
누구라도 스캔들과 비슷한 내용일 것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중간까지는 그렇다. 영화내내 음란한 글과 그림이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온다. 현대어를 적절하게 끄집어 내는 재치도 코믹적인
부분에 많은 기여를 한다. 아직 이 영화를 안 본 사람들을 위해
중반 이후의 내용은 이야기 하지 않겠다. 다만 처음 컨셉 끝까지
라는 생각은 우선 접고 보기를 바란다. 뭐 우리나라 코미디영화가
거의 처음엔 웃기다가 뒤엔 감동적인 부분을 넣는 고전적이고
고정관념적인 형식을 지니고 있다지만 왠지 영화에서 풍기는
이미지와는 좀 다른 어떻게 보면 약간은 당황스런 시츄에이션이
될 수 있다.
내용면에선 적은 점수를 주겠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후한 점수를
주고싶다. 한석규의 당당하지 못하고 소심하지만 양반의 체통은
지키려는 윤서의 역을 잘 해냈다. "어~허! 이사람이!"를 연발하며
말만 그렇지 행동은 어쩌지 못하고, 칭찬을 받고 앞에선 겸손해
하지만 뒤에선 좋아 죽는 표현에도 인색한 연기는 역시 한석규라는
생각이다. 이범수의 호탕하고 엄하지만 마음약한 구석이 있는
광헌의 연기도 좋고. 특히 그의 코믹장면에서 제일 많이 웃었다.
김민정은 역시 이쁘다. 그걸로 됐다. -_-;; 입술이 좀 많이 두꺼워
보이던데... 그외에 왕역의 안내상. 다른 영화에서 그 사람의 역할을
보면 거의 말없고 잘 안나오고 비중없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드디어 왕역을 해냈다. 반올림에서 학주선생님으로 나오면서
내게는 코믹 이미지가 많이 있었는데. 새삼 달라보이는 면이.
또 조내관역의 김뢰하. 황가역의 오달수. 다들 좋아하는 배우다.
또 한가지 영상면을 들 수 있는데. 포스터에선 빨간색을 사용해
색에 대한 강조를 하였고, 영화에선 조선시대 관료들의 복장과
실내 세트에서 고풍스런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특히 왕의 욕조(?)는
마치 중국 황실인듯 보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때문에 시대상황이
모호하기도 한게 사실이다. 보통 내관하면 파란 복장을 떠올리는데
이 영화에선 시종일관 검은색 복장이다. 영화 형사 처럼 영상미를
위해 그렇게 바꾼 건지는 모르겠지만 독특한 느낌을 내주는데는
확실한 플러스가 되었다. 그밖에 정빈의 처소나 연등제 등도
영상미가 돋보이는 장면이다.
전반전과 후반전이 너무도 다른 영화라 후반부는 적응이 안되는
면이 있다. 하지만 보고나면 최소한 본전생각은 안날만한 영화다.
그점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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