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영화관에서 공포영화를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의도한바는 아니지만 영화관을 가면 꼭 공포가 아닌 다른 장르를 선택했던것 같다. 고작 접하게 된다는 것들이 비디오나 TV방영 공포영화였다.
그래서 기대감이 더 컸던 '분신사바' 분신사바라는 소재도 부쩍 맘에 든데다가 이세은씨를 비롯한 배우들이 썩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도입부는 아주 흥미진진했다. 저주받은 책상위에서 분신사바를 하는 아이들. 그리고 다음날부터 같은 모양으로 죽어가는 또 다른 아이들.
그러나..중반이 갈 수록 내용이 제목과는 동떨어지게 진행된다. 나는 이 영화가 철저히 '분신사바'라는 행위에 관련된 괴담이 될 줄 기대했다. 허나, 분신사바는 단지 주인공 모녀를 현실과 이어주기위한 수단일 뿐 초반부 이후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녀의 과거의 복수를 다루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시작한다. 그 때부터 이 영화가 좀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단지 억울하게 죽어간 모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면 이 영화의 제목이 굳이 '분신사바'여야 할 이유가 없을 듯하다. 차리리 '모녀괴담'이라함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만약 그랬다면 전자보다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흥미도가 떨어질테지만..
제목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우선 배경설정에 있어 설득력이 부족했다. 폐쇄적인 마을. 왜 그 마을사람들이 폐쇄적이어야하는지 또 춘희모녀가 어떤 이유로 추방의 대상이 되는지.. 그런 것들이 너무 모호하게 그려졌다는 생각이다.
영적인 능력을 가진 엄마와 그의 딸. 시력을 잃은 딸을 위해 엄마는 딸의 눈을 대신하고자 한다는 내용. 오우~ 이런 소재는 아주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것을 공포로 이끌어 표현함에 있어서는 매우 부족했다.
영화중반부터는 대강의 결말이 예상이 되었다.(복선이 너무 확실해서) 더 무섭겠지. 더 무섭겠지 하는 기대도 거의 사라져 가고, 후반부는 대충 이렇게 전개되겠지 하는 확실한 느낌과 그 예상을 스크린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되었다.
그리고, 영화는 환생한 아이의 째려봄과 함께 끝을 내린다. (솔직히 이 아이의 째려봄은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애기가 너무 못생겼다. 픗. 그리고 너무 식상한 결말이다.)
전반적으로 이세은과 이유리씨는 매우 영화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연기도 훌륭했다. 박수 짝짝짝. 김규리씨도 그정도면 뭐... 괜찮다. 기타 최정윤씨나 담임선생님의 공포스런 영기는 좀 아니라는 느낌이다. 그 분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정말 공포스럽다는 느낌보다는 공포를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들었으니 말이다.
정리하자면.. 공포영화가 너무 안 무서웠다. 공포영화 특유의 돌발적인 상황이나 미스테리한 부분이 너무 부족했고, 시종일관 드라마위주의 전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분신사바'가 아닌 '모녀괴담' 별 다섯개중 3개를 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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