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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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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6 오후 12:0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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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안보려고 했었던 영화이다. 10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은 영화를 너는 무슨 배짱으로 안보려 했냐고 물어본다면 괜한 오기로 남들 다하는 것 그냥 한번 안해보고 싶었다라고 대답할거다.
강제규 감독 -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흥행감독임이 여실히 입증되었다. 사실 '쉬리'를 군대시절 휴가나와서 봤었는데 지금까지 봐왔던 한국영화와는 사뭇 달랐었다. 예전의 딱총소리 나던 액션신도 많이 없어졌고(간간히 보이긴 했지만) 드라마와 반전이라고 하기엔 조금 그렇지만 나름대로 설정도 보였었고, 대단한 감독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번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이하 태극기) 또한 영화 스케일로 보나 흥행면에서 보나 대박영화임에는 분명하고 그 중심에 강제규 감독이 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배우 - 장동건, 원빈 중에 누가 더 연기를 잘했느냐 못했느냐는 따지고 싶지 않다. 둘다 각자 역할을 충분히 소화했으며 캐릭터 묘사가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두명의 주연배우니까 연기력이 있어야 함은 분명한것이고.. 공형진 이 배우가 정말 맘에 들었다. 요즈음 안나오는 영화가 없을정도로 많은 영화에 등장한다. 그러나 그는 항상 주연이 아니고 조연이다. 비중이 크고 작음이 차이만 있을뿐, 거의 감초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태극기가 이렇게 흥행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형진의 역할이 컷다고 생각한다. 전쟁영화가 대부분 그러하듯이 우울한 색채를 띠게 마련인데 가끔가다 나오는 공형진의 애드립에 큰 웃음은 아닐지언정 슬쩍슬쩍 미소를 짓게 만들어 숨가쁘게 진행되는 영화속에 조금의 숨쉴 여지를 남겨주어 영화의 맥을 이어가는데 다리 역할을 충실히 하였다.
까메오로 많은 배우가 출연했는데 최민식은 조금 아쉬웠다. 예전 쉬리때의 인연으로 우정출연한 것 같은데, 쉬리때의 그 카리스마적인 대사 한마디를 원했었는데 아무런 한마디 없어서 정말 아쉬웠다.
내용 - 1000만이 넘는 관객들이 봤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감동적이다.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고 해서 기대를 갖고 영화를 지켜보았지만 나에겐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았다. 우선 장동건의 심리상태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자기 동생은 그렇게 광기를 일으키면서까지 챙기면서 왜 어머니와 애인 이은주는 챙기지 않는지, 내가 보기엔 전혀 둘을 사랑하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그나마 원빈은 자신의 감정에 따라 형을 미워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적절히 표현해내었다. 또 한가지 아쉬운것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공식을 답습했다는 것에 있다. 전체적으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거의 흡사한 포맷이다. 현재 - 과거 - 현재 의 시간구성이라든지 총알이 날아가는 모습을 CG처리한 모습이라든지. 물론 우리나라 영화 수준이 할리우드를 넘어서기엔 아직은 시기장소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나중에 할리우드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뭔가가 있어야 함이다. 그 뭔가가 무엇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 내가 전문적인 영화인이 아니기 때문에 - 이처럼 할리우드의 공식을 고스란히 가져다 쓰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표절이라는 소리는 아니니 오해는 마시길. 마지막으로 6.25가 배경이고 주된 내용이었던 만큼 왜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날수 밖에 없었는지 왜 서로 동포형제끼리 총부리를 겨눌수 밖에 없었는지 이념의 차이가 무엇이며 우리가 이런 6.25전쟁을 보며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다. 그저 흔히 우리가 볼 수 있는 전쟁영화에서 동료가 죽고 애꿎은 시민이 죽어 전쟁은 이토록 참혹한 것이다 라는 교훈만이 뇌리에 남을 뿐이다. 상업영화지만 소재를 6.25로 잡은만큼 또 전쟁이라는 테마를 잡은만큼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전쟁을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쉬웟다.
전체적으로 평가를 해본다면 감동이 오려다 만 찝찝함과 너무 어지러운 편집과 무자비하게 흔들어 댄 카메라 워크에 눈의 통증, 무언가 딱 집어 이야기하기엔 조금은 부족한 주제의식 등이 아쉬운점이며, 눈부시게 발전한 CG기술과 나날이 발전해가는 장동건 원빈의 연기력, 조연 공형진의 활약, 실감나는 세트와 철저한 고증을 통한 소품들은 장점이라 할 만하다.
이러한 여러가지 아쉬운점에도 불구하고 태극기 휘날리며는 실미도와 더불어 한국영화에 한획을 그은 최고의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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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2004, TaeGukGi: Brotherhood Of War)
제작사 : 강제규필름 / 배급사 : 와이드 릴리즈(주),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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