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김경형 주연:주진모, 공형진, 송선미, 서영희, 손현주, 임현식
<호>[라이어] 빠른 템포의 웃음 보따리!
사소한 거짓말이 겉잡을 수 없게 일파만파 퍼져 상황이 꼬일 데로 꼬여버리는 상황을 유쾌하고 감칠 맛나게 담아낸 영화 "라이어"가 관객들 앞에 펼쳐진다. 원작 소설의 인기를 얻어 제작되었던 연극 "라이어"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연극 "라이어"는 1편과 2편이 있는데, 2편은 "튀어"란 제목으로 무대에 올려진바 있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연극 "라이어"는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던 만큼 영화화하고픈 감독이나 제작자들도 꽤 많았을 거란 생각이다.
지난해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데뷔한 [김경형] 감독이 차기작으로 선택한 영화가 바로 "라이어"였고, 차근차근 준비해온 터에 영화 "라이어"는 연극의 생생함을 그대로 차용하고 영화의 매력을 가미 시켜 탄탄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으로 탄생되었다. 필자는 영화를 관람하기 전까지는 그다지 크나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김경형] 감독의 전 작품인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썩 괜찮게 관람하지 못하였고, 용두사미 같은 영화라 평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두 번째 작품인 "라이어" 역시 기대하지 않았고, 과연 원작과 연극의 재미와 상황적 전개의 빠른 템포를 얼마만큼 담아낼 수 있을까하는 노파심이 들었던 것이다.
영화 "라이어"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한 남자가 두 여자와 살림을 차렸고, 생각지도 못한 사고로 인해 거짓말을 하게 되면서 상황이 점점 꼬이게 되고, 걷잡을 수 없는 거짓말 퍼레이드가 토네이도처럼 휩쓸고 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쩔 수 없는 거짓말을 하게 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어느 순간 거짓말이 아닌 진실을 이야기해도 거짓말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영화의 흐름은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제공하고 있다. 내러티브는 간단한데 비해 왜 그리도 상황이 재미나고 웃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각각의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의 연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쾌함을 시종일관 제공하는 배우들의 열연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그들과 함께 동화되어 차라리 내 자신이 불쑥 껴들어 진실을 확 불어버리고 싶은 심정이 들만큼 답답함도 밀려든다. 필자는 등장인물들 중 세 사람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첫 번째로 영화 "파이란"에서 [최민식]의 후배로 출연하여 영화 팬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연기력을 인정받아, 코미디 영화에 그가 나오는 영화와 그가 출연하지 않는 영화로 구분되어 지는 배우 [공형진]이다. 솔직히 주인공인 [주진모]를 뛰어 넘는 [공형진]의 연기는 믿음직한 배우로의 위치를 확실히 알려주면서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의 흐름을 잘도 이끌어가면서 키득키득의 웃음을 폭탄처럼 쏟아 주었다. 그 동안 [공형진]이 많은 영화 속에서 웃음을 주긴 했지만, 이번만큼 에너지를 몽땅 쏟아 붓는 듯 한 인상을 준 영화도 없었다는 것이 필자의 사견이다.
두 번째론 [주진모]와 [공형진]을 조직원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그들의 주변을 맴돌면서 결정적일 때마다 나타나 솔찮히 괴롭히던 형사 [손현주]이다. 영화 "맹부삼천지교"에서 사채업자역을 하면서 보여주었던 연기에서 한 단계 업 시킨 듯 한 이번 연기는 짜증이 밀려들고, 분명 맞는데 아닌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짐에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을 너무나 박력(?)있게 소화해내어 또 다른 유쾌함을 제공하였다. 특이나 [주진모]와 [공형진]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게 되었을 때 보여준 연기는 실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릴 만큼의 신들린 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세 번째론 "세상엔 이런 일이"란 매체(?)의 기자역을 맡은 [임현식]씨이다. 기자다운 근성(?)으로 정보를 가지고 가정을 방문하여 어리버리하게 취재를 하는 모습과 제대로 갖추어 놓고 사는 아파트에 방문해 마치 자기집마냥 화장실을 사용하고 들어간 김에 나의 집처럼 샤워를 하는 모습은 누가 주인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로 리얼한 연기를 해주었다. 멍청한 듯 하면서도 약간은 예리할 것 같은 말을 할 때마다 극중인물들이 긴장할 만큼의 치밀함이 보이는 듯 하지만, 역시나 어리버리하게 다가오면서 관객들에게 만만찮은 웃음을 제공한 공신들중 한명인 셈이다.
이 세 사람에 의해서 제공된 웃음은 관객들에게 시원하고 유쾌한 감정을 가지게 해주었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인 셈이다. 모든 인물들이 한 공간에 모여 거짓말 속에 진실을 밝혀 내가는 과정을 빠른 템포로 이어가면서 호흡을 놓치지 않게 끌고 간 [김경형] 감독의 연출력은 1년 사이에 엄청난 공력을 내뿜었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최근에 관람한 코미디물 중에서 이번만큼 황당하면서도 조리 있게 웃음을 제공한 영화가 없었다. 주어진 상황에 각자의 역에 충실하게 소화하여 서로를 잘 컨트롤 하면서도 자신의 역을 최대한 살린 배우들의 열연에 커다란 웃음으로 화답하고 싶으며, 감독에게도 참으로 수고하셨습니다란 말을 하고 싶은 유쾌한 영화이다.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50자평: 각자의 역에 충실하게 소화하여 서로를 잘 컨트롤 하면서도 자신의 역을 최대한 살린 배우들의 열연에 커다란 웃음으로 화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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