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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 - 제대로 한 번 웃겨 주겠어. 라이어
okwendy77 2004-05-04 오후 4:35:57 1043   [3]

 

라이어 - 제대로 한 번 웃겨 주겠어.


  극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사실 의심스러웠다. 내가 아는 주진모, 별로 웃기지 않다. 우리(나와 ‘고’모양)의 의견으로 주진모는 그 영화 「해피엔드」이후로 쭈욱- 그렇게 섹시하게 나가는 게 좋았을 것이다. 신비하고도 거칠고, 어딘지 모르게 우수에 차고도 퇴폐적으로. (표현하기가 애매모호하니 문장이 길어진다) 하지만 아마 그 뒤 「댄스댄스」를 찍었던가. (못 봤다) 그리고 기억나는 영화는 「실제상황」 정도. 영화배우 주진모*를 기억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하지만 여기서 보여준다, 나 좀 다시 제대로 봐봐!


  그의 파트너(?) 공형진은 녹슬지 않은 웃음을 선물한다. 최근의 「동해물과 ...」까지 그의 장기가 웃음이래도, 반복되는 공형진표(?) 영화는 좀 식상했다. 하지만 또다시 공형진의 표정 앞에서 하하하...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나에게 최고는 「파이란」의 공형진이지만 말이다)

 

  손현주, 임현식 (존칭은 생략하겠어요 ^^;;) 두 든든한 배우도 제몫을 해낸다. 특히 임현식 아저씨의 스리슬쩍, 얼렁뚱땅은 tv와의 경계를 허물며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손현주씨는 평상시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비해 오버가 있지만, 영화 속 역할상 그러려니 된다.

 

  거기에 이쁜 언니 송선미와 착한 억척 서영희(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어디서 본 듯도 한데...)도 제 몫을 해 낸다. 아, 나는 왜 선미언니가 그리 예쁜 것이냐.

 

  그리고 빠뜨릴 수 없는 이사람 - 오만석. 내가 그리 이 배우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연극 「이」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적극적(?)인 여성성을 드러내며 보여졌을 때, 나는 그가 몸에 검댕칠을 하고 씩 웃는 흰이빨만큼 뒤집어 지고 말았다. (혹시 다시 이 사람이 연극「이」를 하거든 꼭 보시라. 거기에서 보여주는 차갑고 억압당하는 ‘공길’(役)은 비슷한 성정체성(?)의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많이 다르다. 현재는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갈매기」를 하고 있고, 역할은 뜨레쁠레프. (내가 원래 아는 배우라 좋은가? ^^) 하지만 영화상에서 이 역할은 꼭 필요한 적극적 캐릭터일까 애매모호한데, 나중에 벌어진 거짓말의 단초를 제공하며 잠깐 거짓말에서 해방되어 숨통을 터주는 몫을 감당한다. 갑자기 생뚱맞게 왜 그런 원시적 그림을 그리냔 말이다.


  이 영화는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영화다. 원래 원작은 레이 쿠니라는 외국작가의 희곡 - 현재도 연일 만원으로 벌써 몇 년째 대학로 샘터 파랑새를 꽉 틀어쥐고 있는 연극 「라이어」란다. 김경형 감독은 ‘98년 연극 「라이어」를 보고 「동갑내기 과외하기」 보다 먼저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한다. 대학로에서 한 편의 연극을 그렇게 오래하기 쉽지 않은데 (그외는 「용띠 위에 개띠」(이만희 作) 정도?), 영화를 보고 나니 알겠다. 실제로 보면 을매나 웃길까이. 기회 내어 꼭 확인하고 싶다. 그래서인가 배우들은 연극처럼(물론 모든 연극이 그런 건 아니다), 때때로 혹은 시종일관 넘치는 액션을 취한다. 물론 그것이 웃음을 위한 기본적인 포석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관객들이 조용히 웃을 수 없도록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몸을 흔들고 박수를 치고, 웃음이 터지기 일보 직전 관객 중 누군가가 먼저 그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쿡’ 또는 ‘흐흐흐’ 웃어버린다면 당신도 따라 웃고 말 것이다. 으헤헤헤헤.


  (웃음을 진정시키려고 커피숍에 잠깐 들렀는데, tv에서도 주진모, 공형진이 나왔구나. 그 유명한 「야심만만」. 공형진이 쉬-으어(어떤 영화 제목일까요?) 캐스팅에 관한 무명시절의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배우 되기 힘들구나)


  거짓말은 꼬리에 꼬리를 무고 아슬아슬하게 등장인물들의 의심을 요리조리 빗겨나가며, 아무리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라지만 정말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게 높아만 간다. 그 거짓말의 내용은 밝히지 않겠다. 그건 직접 보며, 어떻게 한 줌의 흙이 쌓여 태산이 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간단하게 풀릴 것 같은 거짓말이 정말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걸 영화 광고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엄청난 재난’. 그러나 이 「라이어」의 문제는 너무 간단하게 사건해결을 보고 만다. 그저 주진모가... 제대로 한 방... 아, 말하고 싶은 입이 간질간질한데 이 후(後) 사정도 말하면 안 돼! 그래서 아쉽다. 지금까지 쌓아올린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듯, 결말이 너무 쉬워 안타까운 기분.

 

  그것은 연극을 영화로 가져오면서, 연극이 가지고 있는 장르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까닭이 아닌가 한다. 초반 주진모에게 달려드는 수많은 신문기자들, 거기에 손현주 형사는 조직의 복수를 슬몃 이야기하지만... 그 뒤로 초반에 상상했고 또 넌지시 암시되었던 복선들은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단지 위의 사람들이, 주진모와 그에 동참한 공형진에 휘말려 이리저리 휘둘리는 단 하루의 황당무계한 사건들만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더 연극적으로는 쫄깃쫄깃하지만, 영화적 볼거리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상상했던 거대한 사건을 벌어지지 않는다. 그게 어쩌면 이 영화의 미덕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좀 아쉽다. 헐리우드식의 - 작은 거짓말 때문에 100층 빌딩 한 채가 이사를 가고, 고백만하면 결혼을 할 남자가 졸지에 애기엄마가 되고, 태평양 해안의 지형을 바꿀 거대한 해일이 일어나는 일은 전혀, 전혀 벌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웃음이 좀 의심스럽다. 물론 위에서 말한 헐리우드 액션을 제외하고 또 어떻게 웃길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성적인 면이 부각되는 건 어쩌면 또 당연하다. 그리고 그런 면자체가 실제 생활에서도 꽤 충격적이고 웃기지 않나. 하지만 두 집 살림을 차린 남자가, 두 결혼과 두 사랑을 이어가고자 하는 - 도덕적 결함을 가진 - 혓바닥에 땀나는 거짓말이고 보면, 또... 뭐... 이해도 간다. 하지만, 즐겁고 유쾌하게 웃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

 

  웃음은 무엇인가?는 앙리 베르그송의 「웃음」을 읽어보아도 전혀 해결이 되지 않는 물음이다. 그래도 나는 실컷 웃고 왔고, 후회 없이 웃어서 좋았다. 오늘의 고민이 싹 다 날아간 느낌. 영화보고 온 저녁에 결심을 하고 그 감상을 적어두는 것도 오랜만이다.


김기자(임현식) : (나가려다) 저.. 노상구는 몇 학년 몇 반인가요? - 본 사람은 안다. 으하핳.


* 후에 찾아본 주진모 출연작

1999 「해피엔드」 김일범 역

1999 「댄스댄스」 준영 역

2000 「실제상황」 나 역

2001 「와니와 준하」 준하 역 : 아, 이 영화를 기억 못해 내다니. 나도 참...

2001 「무사」최정 역

 

04.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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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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