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해당 인터뷰는 <마스터>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요즘 바쁘겠다.
얼마 전부터 <마스터> 인터뷰와 무비 토크 등 홍보 활동을 시작했다.
극 중 예상보다 ‘장군’(김우빈 분)의 비중이 크더라.
비중이 커서 좋기도 하지만 혹시 흐름을 깰까 싶어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다. 진경 선배를 제외하고 다른 선배님들 모두 이번 영화에서 처음 뵌 거라 촬영 들어 가기 전에 걱정도 됐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나서는 아주 편하게 촬영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밝은 분들이더라. 원래 막내인 내가 현장 분위기를 좀 띄우고 해야 하는 걸 혹시 너무 활개치고 다닌다고 할까 봐 못했는데 선배님들이 대신 활기 있게 현장을 이끌어 주셨다.
이번 ‘장군’이도 활달하지만, 전작 <스물>(2014)에서도 밝은 모습이었다. 직접 보니 진중해 보인다. 평소 성격은.
대체로 그런 편인데 친구와 있을 때는 장난도 많이 치고 시끄럽기도 하고 더 밝아지는 건 있다.
<스물> 때는 같이 연기한 준호랑 하늘이랑 동갑이라, 영화 홍보하면서 밝은 면을 더 부각시켜서 활동한 것도 있다. 평소에는 사람들이 재미없다고 한다.(웃음)
재미없다고 하는 이유는.
음, 일단 내 목소리가 낮은 게 한 몫 하는 거 같다. 난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스스로 재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더라.
배우로서 낮은 목소리는 강점이지 않나.
도움이 되는 거 같다.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느낌이 난다고 할까. 신인 시절 오디션 볼 때 감독님들이 목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특히 남자 감독님들이 낮은 목소리를 선호하시더라.
작품을 고를 때 기존에 했던 역할이나 성향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보고 재미있고 공감되면 출연 결정을 하는 편이다. 이번도 마찬가지였다. 참여하고 싶었고 재미있게 놀아보고 싶었다. 또, ‘장군’이라는 인물이 너무 궁금했다. 밝고 능청스러운 것만이 아니라 뭔가가 더 있다고 느껴졌다. 배우로서 욕심나는 캐릭터더라.
상대역에 누가 캐스팅됐는진 알고 있었나.
물론이다. 일단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던 게 일차적인 이유지만 병헌 선배가 캐스팅됐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시나리오를 읽었던 당시에는 동원 형이 결정된 상태였고, 할지 말지 잠깐 반나절정도 고민을 했는데 그 사이에 병헌 형 출연이 결정됐다. 더 더 해야겠다 싶더라.
이병헌과 강동원 사이에 중심을 잡는 역할이다. 세 명의 비중이 막상막하더라.
우리 영화가 딱 세 명만이 주인공인 영화는 아니다. 황변호사(오달수 분), 신젬마(엄지원 분), 김엄마(진경 분)가 다 극 중에서 살아있더라. 그 점이 정말 좋았다. 물론 처음에는 두 선배님과 할 수 있다는 게 신나고 떨리는 일이었다. 언제 이 두 선배와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그 후 다른 선배님들 캐스팅 소식을 들으니 한편으론 걱정이 더 커지더라. 내가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말이다. 그 후 현장에 갔는데 걱정을 많이 한 거에 비해 생각보다 수월했던 게 선배들은 이미 극 중 인물이 돼있더라. 마음이 편해지면서 그냥 그들의 대사를 듣는 것만으로도 리액션이 됐다.
장군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장군이 살아있다는 생생한 느낌을 전하고 싶었다. 같이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서 마음을 열어놓았다.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서 미리 너무 많은 준비를 해가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을 거 같더라. 그래서 리허설하며 맞춰가면서 연기하려 했다.
다행히 20대 배우가 많이 없다.(웃음) 장군이랑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한다.
어떤 면이? 조의석 감독님은 뭐라고 하셨나.
어떤 면이냐고 묻는다면 글쎄다. 감독님은 처음 뵙고 얘기할 때 ‘알아서 잘 할거잖아’ 이러시더라. 그냥 믿어 주신 거다. 사실 그게 더 부담되긴 했다. 기존에 했던 인물이랑 상황도 직업도 다르기에 새로운 ‘장군’이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장군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고 했는데 어떤 점 인가.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얜 도대체 어느 편 인 거야,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이런 느낌이 들었다. 계속 시나리오를 읽다보니 웃기기도 하더라. 내가 느낀 점을 관객들도 느꼈으면 싶어서 그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려 했다. 사실 감독님과 상의해서 더 애매하게 연기한 부분도 있다. 출신도 어딘지 헷갈리게끔 보이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중간에 전라도 사투리 비슷하게 말하기도 했다. ‘얜 뭐야’ 이렇게 생각하게끔 말이다. 결국 진회장(이병헌 분)한테서 ‘너 양면 테이프니?’ 이런 말이 나오지 않나!
그 대사 참 재밌더라. 원래 시나리오상에 있던 대사인가.
아니다. 원래는 ‘쟤, 뭐 하는 새끼야’ 이 정도였고, ‘질풍노도의 시기니?’ (병헌 형이) 이걸 했는데 분위기가 좀 안 좋아서(웃음) ‘양면 테이프니?’로 바꾼 거다. 처음 그 대사를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요즘 말로 진짜 빵 터졌다.
일단 두 사람 자체가 너무 반대 성향의 인물이다. 기운 자체도 선과 악처럼 다르다. ‘장군’은 그 중간에서 두 사람 모두와 교류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서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보면 그게 내 숙제 같은 거였다. 또, 극 중에서 거의 모든 인물을 상대하기에 상대에 따라 장군이의 태도에 차이를 두려고 했다. 누구와 만나서 얘기하냐에 따라 행동, 말투, 생각 등을 다르게 표현했다. 특히 안경친구와 함께 있을 때는 젊은 20대의 순수함이나 치기를 드러내려 했다. 왜냐면 장군이 일찍 사회 생활을 했기에 능숙하게 사람들과 일을 하지만, 친구와 있을 때만큼은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표정, 말투, 호흡이 있지 않겠나. 나 자신도 일을 할 때와 실제 친구와 있을 때의 모습이 다르다.
지금까지는 또래들과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이번에는 선배들과 함께 했다. 다른점은.
연기적으로는 내가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고 일단 기운 자체가 다르더라. 선배들의 눈을 가장 가까이서 보며 연기를 하다보면 정말 무서울 정도로 마법 같은 느낌과 공기가 있다. 그런데 촬영하고 나서 모니터를 보면 그 기운이 잘 안 보이는 거다. 그 공기가 모니터에 제대로 옮겨지지 못함이 안타까울 정도로 엄청난 순간의 연속이었다. 모든 컷을 찍자마자 꼼꼼히 모니터하고 OK가 나도 마음에 조금이라도 안 들면 다시 찍으며 부족한 부분을 고치시더라. 그래서 이 선배들이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구나 새삼 깨달았고, 나중에 나도 후배들에게 이런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번에도 액션이 많다.
다행히 계속 맞는다.(웃음) 지금까지 때리는 액션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엔 맞으니까 좋더라. 때리는 역할은 한번에 ‘세게 갈게요’ 하고 때리지만 막상 눈을 보면 마음이 약해져 순간적으로 힘 조절이 안 되는 경우가 있어 다시 촬영하게 되곤 한다. 그런데 맞으니까 마음이 편하더라. 상대에게 ‘괜찮으세요?’ 이렇게 묻는 거보다 ‘나 괜찮아요!’ 하는 게 좋다.
평소에도 그렇게 양보하는 게 마음이 편한가. ‘김우빈’ 하면 다소 강한 이미지가 있는데 오히려 맞는 게 좋다니 의외다.
평소 성격은 상황에 따라 반반인 거 같은데, 액션만큼은 맞는 게 좋다. 내가 워낙 세게 생기고 때리는 역할을 많이 해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까 화면보다 약하게 생기지 않았나?
화면 속 모습보다 훨씬 부드러워 보인다.(웃음) 센 이미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부드러워 보인다니 다행이다.(웃음)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장르도 그렇고 강한 역할이 주로 들어왔다. 지금은 감사하게도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역할들이 들어온다. 시나리오를 많이 보내주는데 하나도 놓치기 싫어서 하나하나 검토하고 모니터 해놓고 있다. 조급해지지 않으려 한다. 아직 20대의 어린 배우이기에 천천히 하나씩 배우고 싶은 게 크다. 특히 작품을 고를 때 ‘내가 이런 거 많이 했으니 안 해’, 혹은 ‘이쯤에서 이런 거 하나 해 줘야 해’ 이런 계산을 하지도 않고, 할 생각도 없다. 그냥 처음에 가졌던 순수한 마음으로 시나리오에 집중하고 내가 재미있고 즐겁게, 그 캐릭터를 하고 싶으면 가는 거다. 물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다. 단, 천천히 하나하나 보여드리고 싶다. 나 같이 세게 생긴 배우도 한 명쯤은 있어야 되지 않나.(웃음)
제작비도 많고 해외 촬영도 했다. 병헌 형 덕분에 북미에서 꽤 많은 극장에 개봉도 앞두고 있다. 근데 이전 작 <기술자들>(2014), <스물>(2014)도 북미에서 소규모지만 개봉을 하긴 했었다.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미국 진출을 희망하진 않나.
영어 공부를 하고 있긴 하다. 여행을 가거나 해외 촬영을 가면 자유시간이 있는데 영어를 잘 못하니까 불편한 거다. 밥을 한 끼 먹으려 해도 메뉴에 사진이 없으면 물어서 설명을 들어야 하지 않나. 웃긴 건 어릴 때부터 말 하는 건 안 되는데 듣는 건 잘 들린다. 그게 더 답답하다. 그래서 영어를 좀 공부하고 있다. 할리우드는 많은 배우들의 꿈의 무대 아닌가. 아직까진 구체적으로 생각 해 본적 없다. 필리핀에서 촬영을 할 때 병헌 형이 이런 말을 하긴 했다. 동원 형이랑 나한테 꼭 앞으로 도전해보라고 말이다. 특히 동원 형한테. 형(강동원)은 영어를 아주 잘한다. 오디션이 됐건, 작은 역이건 큰 무대를 경험해 보라고 하더라. 너무나 다른 환경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 주셨다.
영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극 중 이병헌의 필리핀 식 영어가 재밌었다.
내가 필리핀 영어 하는 촬영 현장에는 없었기에 나중에 편집된 걸 봤는데 너무 충격 받았다. 어떻게 이렇게 까지 연기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 전에 술자리에서 필리핀 식 영어를 하는 게 어떨까 이런 말이 나오긴 했지만 리딩연습은 그냥 한국말로 했었다. 그런데 편집본을 보니 재밌어서 무서울 정도? 더라. 특히나 선배(이병헌)가 영어를 아주 잘하지 않나. 나같이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오히려 쉬울 거 같은데 잘 하는 사람이 그렇게 하는 게 더 힘들겠더라.
그런 디테일한 연기 준비를 보면서 배운 점이 많았겠다.
당연하다. ‘전 이런 걸 배웠어요’ 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현장에 나가는 거 자체가 공부였다. 현장에서 내 눈으로 보고 느끼고 선배들과 이야기 하고 호흡을 맞추는 거 자체가 교육 아닌가. <기술자들>(2014) 할 때도 김영철 선생님 그리 창석 형과 함께 했는데 너무 재미있던 기억이 생생하다. 마치 내가 배우고 싶었던 걸 배우러 학원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누가 특별히 뭘 지시하거나 각 잡고 연기를 가르쳐 주는 건 아니지만 선생님들과 수다 떨고 물어보기도 하면서 배우는 거 말이다. 이번에도 역시 비슷한 기분이었다. 한 5개월정도 촬영했는데 시간이 금방 가더라. 당시가 드라마를 찍고 바로 와서인지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던 때다. 드라마가 장점이 많지만 단점이라면 시간이 한정돼있어서 매일 밤새고 체력적으로 힘들게 작업을 해야 한다. 반면 영화는 상대적으로 시간에 여유가 있어 쉬는 날도 챙길 수 있고 같이 대화하는 시간도 길다. 그때 매니저 형한테 언제 이렇게 빨리 시간이 갔냐고 의아할 정도였다. 특히 중간에 필리핀 촬영을 한 달 정도 다녀오니 더 빨리 시간이 흘렀다고 느껴진 거 같다.
필리핀에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던가.
우리가 촬영할 즈음 마침 드라마 ‘상속자들’(2013)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 처음 간 건데 감사했다. 또 한국 관광객들도 원체 많이 있기도 했다. 동원 형은 자꾸 내 보디가드 했다고 하는데 사실은 내가 동원 형 보디가드를 했다. (웃음)
빈말이라도 기분 좋다. 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에 힘 빼고 연기하고자 했다. 그렇게 봐주신다면 정말 감사하다.
그럼에도 스스로 연기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 연기에 대해서는, 음, 언론배급시사회 때 완성본을 처음 봤는데 솔직히 도망가고 싶더라. 특히 그날 배급관에서 봤는데 배급관은 느낌 자체가 VIP시사회 때랑은 완전히 다르더라. VIP시사는 어떻게 보면 우리의 손님들이 와서 축하해주는 자리? 라고 할까. 화기애애하게 축하해주는 분위기인데 배급관은 날카로운 시각으로 평가 받는 자리라 많이 긴장됐다. 또 옆 관에서는 많은 언론 기자들이 보고 있으니까 더 긴장됐고. 내 연기는 내가 볼 때마다 항상 아쉽고 후회가 된다. ‘아, 내가 저기서 왜 저렇게 했지?’ 이런 생각이 들고. 늘 그렇다.
아쉬운 장면 하나만 꼽는다면.
너무 많은데. 굳이 하나를 꼽으면 취조실 장면이다. 다시 하면 안되냐고 전화 했는데 감독님이 ‘나 한번만 믿어주면 안돼?’ 하시더라. 그래서 ‘콜!’하고 전화 끊었다.
촬영장에 가는 걸 즐거운 학원 가는 거 같다고 했는데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듯 이 보인다. 언제부터 이렇게 즐기게 됐나.
내가 원하는 걸 배우는 건데 심지어 돈도 준다.(웃음) 일을 본격적으로 즐겼던 건 드라마 ‘학교 2013’(2013)를 찍으면서부터인 거 같다. 그 전까지는 긴장되고 좀 많이 떨었다. 내가 생각했던 혹은 준비했던 대로 연기를 못해서 속상해 한 적도 많았다. 그런데 ‘학교 2013’은 또래 친구들과 함께 찍어서 그런지 마음이 너무 편한 거다. 촬영장 분위기 자체가 익숙해지고 어느 순간 낯선 공간이 아니게 되면서 재밌어 지더라. 지금도 물론 긴장을 하고 여전히 떨리기도 한다. 하지만 기분 좋은 긴장과 떨림이다. 늘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작품을 만나서 간접적으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신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거다. 그런 면에선 난 정말 축복받은 거다.
배우가 된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 않았나.
내가 생각보다 출연한 작품이 많다.(웃음) ‘학교 2013’은 다섯 번째 작품이었다. 모델을 스무 살에 시작했으니까 시간이 꽤 많이 흐른 때였다. 오디션도 많이 보고 떨어지며 나름 열심히 했지만 그럼에도 운이 좋았다. 너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생각보다 관심을 빨리 가져 주셨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보다 더 큰 역할을 맡겨주시기도 했다. 나는 또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 열심히 노력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나처럼 처음에 모델일 하다가 연기를 하고 있는 친한 친구들이 많은데 지금 힘들어 하는 친구도 여럿 있다. 그들한테 늘 ‘내가 너희들보다 더 연기를 잘 하거나 열정이 더 있거나 한 거 절대 아니고 그냥 운이 좀 빨리 온 거다’라고 얘기한다. 버티는 놈이 이기는 거라고, 참고 기다려 보자고 한다. 물론 아무리 친구 사이라도 그런 얘길 하는 게 조심스럽다. 내가 잘됐으니까 그렇게 얘기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기에. 하지만 친구니까 또 얘기해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한다. 친구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열심히 뛰어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연예인을 꿈꾸는 후배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친구들에게 하는 말과 같다. 꿈이 있고 목표가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다. 기회는 언젠가는 주어진다. 나도 그렇게 믿고 시작했다.
솔직히 너무 많아서 한 명을 꼽는 게 힘들다. 여기서 잘 못 얘기하면 섭섭할 분이 많을 듯 하다.(웃음) 처음에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고, 원래 모델학과 교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모델일을 하다보니 광고 미팅을 할 일이 생기더라. 미팅을 갔는데 광고 콘티에 있는 연기를 시키는 거다. 당시 소속사에 연기 수업이 있었는데 난 거기도 잘 참석하지 않았었다. 광고 미팅을 다녀와서 제대로 모델일을 하려면 연기 수업을 받아야겠다고 깨달았다. 그 후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 선생님의 열정적인 모습에 반해 버렸다. 연기를 배우기 시작하니 처음 모델일을 시작할 때의 열정과 설렘이 다시 느껴지는 거다. 그래서 그 후부터 열심히 했다. 선생님한테 막 숙제 더 달라고 해서 해가고, 또 그리고 혼나고.(웃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를 배우고 쌓아 나간다는 게 신선하더라. 모델일과는 다른 또 다른 감정 표현법을 배운다는 게 신기했고 좋았다.
이쯤 그분의 성함이 궁금하다.
음, 문원주 선생님이시다. 연기도 직접 하시고 연극 연출도 하신다. 데뷔하면서 선생님과 같이 작품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는데 요즘엔 연기를 잘 안 하셔서 아쉽다.
연극 연출을 하신다니 연극을 할 계획은 없나.
연극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하고 싶다. 아직까지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선생님이 연출하는 작품에는 음…(웃음) 말을 아끼겠다. 어쨌든 모델이었던 나를 연기자로 만들어 주신 분이다.
연기자로 데뷔 후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는지.
물론이다. 선생님이 원래 칭찬을 잘 안 하시는데 내가 데뷔하고 나서는 한 사람의 연기자로 존중을 해주시더라. 난 그 의미가 뭔지 안다. 잘 했다, 고생했다, 더 잘해라. 이런 의미다. 시사회 때 마다 와 주신다. 모델 활동 당시 소속사가 망해서 모델들은 출연료도 못 받고 연기 수업도 중단 됐었다.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선생님 당신도 레슨비를 못 받았음에도 집으로 와라 이러시는 거다. 우리를 불러서 밥 사주고, 술 사주고, 연기 지도해주고 그러셨다.
솔직히 <마스터> 류의 작품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마스터>만의 차별점을 꼽는다면.
음악도 경쾌하고 호흡과 템포가 빠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 인물들이 다 잘 보인다고 할까. 어느 누구 한 명의 이야기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 있다.
최근 기쁜 일이나 인상적인 일이 있다면.
기쁜 일은 영화가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너무 좋은 시기에 개봉한다는 거다.
2016년 12월 27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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