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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신인의 거침없는 도전 <기술자들> 김우빈
2014년 12월 31일 수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기술자들>은 어떻게 봤나요?
객관적으로 못 보겠더라고요. 자꾸만 아쉬움이 남아요. 두 번을 봤는데 그래도 객관적으로 못 보겠더라고요. 나중에 혼자서 다시 보려고요.

영화를 본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지인들은 사실 축하해주러 왔기 때문에 영화가 이상하다고 말 못할 것 같아요(웃음). 일단 많이 응원해줘서 너무 감사했죠.

아쉬움이 있나보네요.
아쉬움이 있다면 연기적인 부분이에요. 그런데 오랫동안 연기한 선생님들도 당신의 연기를 보면서 편안하지 않다고 많이 말씀하시더라고요. 그건 어떤 배우든 마찬가지인가봐요. 정답 없는 일을 하는 거니까요. 계속 아쉬움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마음에 드는 부분은요?
글쎄요. 연기력이 참(웃음). 샤워 장면이 생각보다 잘 나왔어요(웃음). 사실 촬영 전에 감독님이 상업적인 장면이라고 말씀하셔서 나름 책임감을 가지고 운동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촬영 여건 상 일정이 자꾸 밀려서 정해진 날짜에 촬영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를 보니 시나리오 한 번 더 볼 시간에 운동을 하고 있더라고요. 이게 맞는 건가, 생각이 들어서 운동을 그만뒀어요. 촬영 직전 폭풍 운동으로 펌핑하고 찍었죠(웃음). 태닝도 물론 했고요.

지혁 캐릭터는 어떻게 설정했나요?
감독님이 요구했던 부분은 김우빈이 가지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대사 같은 경우도 같은 의미면 제 입에 맞도록 평소 많이 쓰는 말로 바꿔주셨어요. 저도 그런 것들을 참고해서 지혁이라는 인물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했고요. 작품을 선택하면 인물의 일대기를 만들어요. 처음 연기 수업할 때 배웠던 방법이에요. 사실 그때는 숙제라고 생각하고 억지로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런 작업들을 통해 어느새 제가 그 인물처럼 되어가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그 방법을 너무 좋아하고 계속 쓰고 있어요. 일대기를 손으로 모두 쓰지는 않지만 큰 틀을 만들어 놔요. 일단 시나리오에 있는 소스들을 최대한 끄집어내고 주변 인물들의 소스까지 가미해서 큰 틀을 정해놓은 다음에 상상을 엄청 하죠. 작품 준비하는 기간에는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가장 많아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정말 끝까지 가고요. 예를 들어 구인형을 처음 만난 것이 언제고, 그때 날씨가 어땠고, 그 날씨 때문에 어떤 일들이 있었고, 처음 나에게 어떤 일을 권했고, 내가 이렇게 받아쳤는데 웃었고, 이런 것들을 깊이 생각하기도 해요. 가벼운 부분은 그냥 넘어가기도 하고요. 일대기를 전부 다 만들 수는 없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촬영을 며칠 앞두고는 백문 백답을 작성해요.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유치한 질문들 있잖아요. 유치하지만 본인이 아니면 진짜 쓰기 힘든 질문이거든요. 그런 작업들을 하면서 인물과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촬영 기간에는 평소 생활에서도 그 인물처럼 살아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오히려 카메라 앞에서 갑자기 바뀌는 것이 더 힘들더라고요. 거짓말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그렇게 지내면 조금이라도 제 진심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메소드 연기의 첫 단계인 것 같아요.
아직 그 경지까지는 아니에요(웃음). 메소드 연기라고 한 번도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냥 조금 더 진심을 담아 이야기 하고 싶고, 조금 더 제가 느껴본 것처럼 표현하고 싶은 거죠.

김홍선 감독은 김우빈이 가지고 있는 어떤 모습을 좋아한 건가요?
자세히는 말씀 안 해주셨어요. 진지할 때는 굉장히 진지하고, 장난칠 때는 굉장히 능글능글하게 변화되는 모습들을 좋아한 것 같아요. 감독님이 다른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지혁의 그런 다양한 면들이 드러나는 걸 원했던 것 같아요.

김우빈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각색했다는데 부담되지는 않았나요?
부담보다는 감사한 게 먼저였어요. 감독님이 현장에서는 편하게 놀 수 있게 해주셨어요. 무엇보다 선배님들께서 너무나 편안하게 제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낼 수 있도록 유도해주셨어요. 선배님들이 대사 한 마디 해주시는 걸로 자동으로 리액션이 나왔어요. 그래서 참 감사함이 커요. 김영철 선생님은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연기를 하셨던 분인데 제가 조금이라도 불편한 것 같으면 시간을 주셨어요. 잠깐 바람 쐬고 오라고요. 참 감사하죠.

이현우와의 흐흡은 어땠나요? 나이는 어리지만 연기 경력은 선배라면서요?
평소에는 정말 애교 많고 순하고 착한 동생이에요. 그래도 역시나 선배는 선배더라고요. 현장에서 연기 몰입도가 대단해요. 현장에서 스탭들을 대하는 모습들도 많이 배웠어요.

영화를 끌고 가는 중심 캐릭터라 불안감은 없었나요?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그랬어요. 사실 글로 읽을 때는 굉장히 복잡한 장면들이 많잖아요. 좀 헷갈리기도 하고 상상이 덜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흥미로웠기 때문에 감독님을 만났어요. 감독님 머릿속에는 시나리오의 몇 백배가 되는 이야기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듣고 확신이 생겼어요. 캐스팅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는데, 이 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한다면 배운다는 마음으로 임했을 때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스로 부담감을 좀 떨쳐내려고 했던 거죠. 선배님들이 참 많이 도와주셨어요. 부담 갖지 않도록 곁에서 감싸주고 뒷받침해주셨어요.
기존 케이퍼 무비 속 캐릭터를 많이 참고했나요?
영화마다 인물들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나만의 지혁 스타일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카메라를 돌려놓고 저 혼자 집중할 수 있게끔 시간을 많이 주셨어요. 금고를 터는 장면을 촬영할 때도요. 현장에서는 사실 진짜 금고가 아니라 촬영용 소품이에요. 그래서 소리는 들리지도 않고 다 효과음이에요. 쇳소리만 들리는데 헤드폰도 물론 연결 안 되어 있고요.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가슴으로 느끼려고 했고 숫자를 정해놓지 않고 제 가슴에서 울리는 시점에 멈췄어요. 분위기를 잘 잡아주시니까 집중을 잘 할 수 있었어요.

무언가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인가요?
끝장을 보기보다는 한번은 써먹으려고 해요. 뭔가를 배웠으면 배울 때의 즐거움도 있지만 배운 것을 활용할 때의 희열이 있잖아요.

자신만의 캐릭터를 잡고 싶어 하고 그것들을 시도하는데 있어 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신인이라 용감한 것 같아요. 잃을 것이 없으니까요. 뭔가 많이 갖고 있고 경험이 많다면 조심스러워지겠죠. 아직은 경험이 없다보니 더 용감해지고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 것 같아요. 그리고 긍정적인 편이에요. 고민이 있어도 잠깐 혼자 있으면 금방 잊고 또 다른 일을 해요. 힘든 일이 있어도, 다툼이 있어도 잠깐만 시간을 달라고 하죠. 어쨌든 즐거운 생각하고 좋은 생각하면 좋잖아요. 컵에 물이 반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요(웃음). 그런 성향을 부모님께 물려받았어요.

실패의 두려움은 없나요?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해요. 이번에 안 되면 다음에 또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혼자만의 생각이라 이게 맞는 건가 싶을 때도 많긴 하죠.

<기술자들>은 두 번째 영화에요.
연기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모델하면서 광고 미팅 때문에 우연히 들었던 연기수업에서 선생님께 반해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기본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는 것, 내가 얼마만큼 고민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 그런 것들이 참 매력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많이 고민하려하고 더 많이 노력하려해요.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 인물만큼은 어느 누구보다 제가 가장 많이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더 많이 알고 확신을 가지고 연기하고 싶고 공감이 갔으면 좋겠어요.
학창시절에는 어떤 친구였나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부모님께 모델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이른 나이였죠. 내성적인 아이라 쑥스러워서 인사도 제대로 못했어요. 담임선생님도 친구들도 제가 모델을 하고 싶어 한다는 걸 의아해하고 때로는 무시할 정도였죠. 부모님께서는 네가 하고 싶은 거라면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장남이라 공부에 대한 기대가 크셨는데 허락해주시고 누구보다 응원해주셔서 더 빠른 시간에 사랑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부모님 응원에 힘입어 저도 힘을 낼 수 있었거든요.

리더십이 있는 편인가요?
선배님들 앞에서는 따라가죠. 제가 감히 의견을 제시할 수는 없죠. 친구들과 있을 때는 항상 리더가 되요(웃음).

매우 바쁘게 활동해왔는데 지친다는 생각이 들진 않나요?
사람이다 보니 체력적으로는 지치죠. 잠을 거의 못자고 계속 일을 하니까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그렇고 차안에서 숍에 가는 시간, 숍에서 현장 가는 그 시간이 너무 지쳐요. 그런데 현장에 도착해서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할 때부터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렇게 원했던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피곤함을 행복함과 감사함이 이기는 것 같아요. 제가 그렇게 원했으면서 피곤하다고 하기 싫다고 하면 나쁜 놈이죠. 그래서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을 하고 있어요.

본인 얼굴 중에 어느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특이함이 득이 되는 것 같아요. 남자가 봐도 반할 정도의 미모를 가진 남자들도 많잖아요.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생긴 대로 연기했는데 관심을 가져주셨고, 시작할 때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시대를 잘 만나서 다행이에요(웃음). 특이함을 개성이 있다고 표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눈빛에 반항기가 있으면서 불안함도 느껴져요. 그런 눈빛이 연기하는데 있어 다양한 매력으로 작용하지 않나 싶어요.
감사합니다(웃음).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 저는 제 얼굴을 매일 보니까요.
영화에서처럼 1,500억이 생긴다면 무엇을 해보고 싶나요?
현장에서 그런 이야기 정말 많이 했어요. 현장에서 소품을 보면 정말 깜짝 놀라요. 어마어마한 양이에요. 그런데 결론은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아요. 금가루 묻은 것만 먹을 수는 없을 테고, 맛있는 음식 똑같이 먹을 테고, 대신 뭔가 더 많이 살 수는 있겠죠. 그런데 그것도 처음에나 그렇지 매일 차를 한 대씩 살 수도, 매일 집을 살 수도 없는 거잖아요. 물론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만요(웃음). 차고 있는 시계는 좀 달라질까요? (웃음)

<스물>에서 강하늘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잘 맞아요. 참 괜찮은 녀석이에요. 하늘이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준호도 굉장히 따뜻한 친구예요. 정말 좋은 친구들을 얻었어요. 특히 셋이 같이 하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마음이 가고 고맙더라고요. 셋 다 이제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서로 응원해주며 같이 걸어갈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복 받은 것 같아요.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본다면요?
조금 더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이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더 편안하게 보실 수 있으면 좋겠고요. 다양하게 소통했으면 좋겠어요.

멜로에 출연할 생각은 없나요?
당연히 멜로도 하고 싶죠. 왜 멜로 안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사실 선택을 받는 입장이어서 기회가 없었어요. 감사하게도 지금은 기회가 많이 생기고 있고요. 그 감사함을 마음에 담고 좋은 작품 선택할 수 있도록 노력할거예요. 최근 <스물>이라는 작품을 촬영했는데 그때는 조금 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차기작은 검토 중이에요. 조금 더 저에게 맞는 옷을 찾으려고요.

관객들에게 이번 영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요?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에요. 연말을 맞아 사랑하는 분들과 조금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요. <기술자들>과 함께 조금 더 유쾌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봐주셨으면 좋겠고요. <기술자들>에 관심 가져주시는 마음 늘 잊지 않겠습니다.

2014년 12월 31일 수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사진제공_싸이더스HQ

2 )
jazzjs
언제봐도 흐뭇...김우빈씨 보러 영화관에 가려고 했는데 자꾸 일이 지연되네요. 사실 영화는 별로라는 소문이 돌더라고요. 근데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영화는 스토리가 먼저건 같아요. 아무리 명배우가 나와도 스토리가 엉망이면 영화는 망하더라고요. 그러니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건 배우 보다 작가와 감독인 거죠.   
2015-01-16 10:06
bxo1kto
너무나 조용한 김우빈. 기술자들. 김우빈 파워가 약했나요?   
2015-01-0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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