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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명 감독 曰, '나도열'의 앞날은 오직 관객에게 달렸다!
2006년 4월 5일 수요일 | 최경희 기자 이메일


<흡혈형사 나도열>이 개봉한 지 꽤 지난 시기다. 이시명 감독을 만난 시기도 개봉 2주차가 지나서였다. 시끌벅적한 데뷔작 <로스트 메모리즈>를 만들고 너무 오래도록,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침묵했던 이시명 감독은 더욱 요란하고 의미심장한 흡혈귀 얘기로 오래도록 관객을 만날 준비가 한창이었다.

한국영화 최초로 처음부터 시리즈 영화로 기획된 <흡혈형사 나도열>은 제대로 B무비 정서를 살린 도도한 히어로무비다. 할리우드 영화로는 히어로무비를 많이 접했던 한국관객들은 의외로 한국형 영웅캐릭터를 낯설어 했다. 그러나 작심하고 만든 흡혈형사에게 대부분의 관객들 또한 다음에는 좀 더 대단한 뭔가를 보여줄 것이라 당연스레 기대감을 가졌다. 영화의 소재와 장르 자체가 점차 다양해지는 한국영화계에서 시리즈영화는 도대체 어떤 의미이며, 주류 감독이지만 남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는 이시명의 뚝심은 지금의 영화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

외국에서는 결코 색다른 시도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만큼은 색다른 <흡혈형사 나도열>의 앞날을 이 인터뷰를 통해 미리 점쳐보고자 한다.


무비스트라는 영화매체를 아시나요?
왜 몰라요! <로스트 메모리즈>를 한참 잘 씹어서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싸이트인데. 그 당시 기자들이 내 앞에선 다 좋다고 해놓고 나중에 평가한 것 보면 손가락 다 내렸더라고요.

아 저 그때는 무비스트에 다니지 않았어요! 그 당시에는 청초한 학생이었답니다. 키노 열심히 읽는... 개봉하고 한 발짝 떨어져서 자신의 두 번째 장편영화 <흡혈형사 나도열>을 바라보는 심정은 어떠세요?
이 영화를 하게 된 계기도 그렇고 평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주의예요. 관객, 기자들이 나와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나도열>을 평가하는 걸 보면서 조금은 속상하고 그래요. 제가 생각했던 대로 봐주시는 분한테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 내가 원하던 대로 사람들이 다 보지는 않는구나’ 이런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감독님과 같은 생각을 못하는 이유가, 영화의 만듦새와는 상관없이 개봉하기 전 <...나도열>의 마케팅 컨셉과는 사뭇 다른 영화가 나와서 생경해서 그럽니다. 완적 코믹일지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마케팅 얘기를 물어보시면 당혹스러워요. 사실 그것 때문에 중간중간 속상했어요. 영화 개봉하기 전에 포스터나 예고편만 보시고 재미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저를 기존에 알고 있던 분들은 ‘야 도대체 너 뭘 만든거야?’하면서 전화로 따지더라. 속상하기는 했지만 뚜껑 열고 나면 그런 오해들이 좀 가라앉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내 스스로를 위안했다. 예를 들어 마케팅이 코미디 쪽으로 갔기 때문에 영화를 막상 보고 실망하시는 반면에 어떤 분들은 가벼운 코미디라고 생각하고 오셨다가 ‘의외로 좀 괜찮은 영화 건졌네.’하며 돌아가는 분들도 봤어요. 그런데 속상한 건, 전자 쪽이 오히려 더 많다는 거죠.

마케팅과 영화가 달라서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흡혈귀에 대한 묘사가 좀 단편적이라 그런 비판도 나온 것 같아요.
그 부분은 감독이 단순해서 그렇죠. 뭐(하하) 농담이고요. 적당한 답이 생각 안 나는 질문을 하셔가지고. 처음에는 흡혈귀와 형사라는 아이템이 재미있을 것 같아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안녕 프란체스카’가 인기에 힘입어 급하게 만들어진 프로젝트라고 오해하더라고요. 제가 알기로는 시나리오 초고가 나온 게 2002년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로스트 끝나자마자 이 시나리오가 제게로 왔거든요. 당시에는 다른 회사와 일할 계획이 잡혀있는지라 하고 싶었지만 거절했고요. 그 이후로 다른 감독들이 이 작품을 영화화하려다 안 되고 결국 저한테 다시 오게 됐죠. 이때는 무조건 내가 해야된다라는 운명 같은 끌림을 받았고.

그래도 영화 안에서 흡혈귀 캐릭터가 선명하게 보였던 이유는 배우 김수로의 역할이 컸던 것 같아요. 흡혈귀는 김수로라는 공식이 딱 맞아떨어지는데, 그를 어떻게 캐스팅하게 된 거죠?
처음부터 김수로를 생각하고 만들어진 시나리오다 이런 소문이 돌던데, 그건 아니고요. 작년에 시나리오를 다시 받았을 때 흡혈형사 나도열 역할은 김수로 아니면 참 소화하기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그러고 나서 이것을 히어로무비와 접목 시키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죠. 이런 변형이 가능하지 않았다면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겁니다. 단순히 흡혈귀 형사의 코미디로 푼다면 나한테 별로 메리트가 없고 이것을 히어로무비 포맷을 가져가면 정말 신선한 영화가 나오겠다고 판단한 거죠. 거기에 김수로라는 배우가 없으면 안 되는 거였고.

한편으로는 튀는 김수로 옆에서 주변 인물들은 작아 보였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꼭 그렇지 만은 않아요. 어쨌든 이 영화는 리얼리티하고 거리가 멀고 한 발 위에 떠 있는 스토리잖아요. 그러다보면 캐릭터도 과장될 수밖에 없고 그것을 극대화하려면 여러 가지 장치들이 필요한데 그것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그닥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거죠. 일단 김수로한테 많은 부분 무게 중심을 실었죠.

하지만 비오신부 역할의 오광록씨는 카리스마가 있는 배우인데 이번 영화에선 무언가 보여주려다 만 것 같은데. 물론 2편을 위한 장치라는 건 알고 있지만.

영화의 흠을 잡는 계속되는 질문에 이시명 감독 조금은 당황스런 눈치다. 곤혹스러운 질문의 답은 단답형으로 돌아왔고 본 기자 미안한 감정이 들면서도 대답이 너무 서늘하게 돌아오는 것 아니냐면 반항했다.

“서늘한 게 아나라, 제가 그럼 어떻게 멋있는 말로 핑계를 대드릴까요? 저도 솔직하게 답변을 하는 겁니다”

그의 솔직하고 인간적인 대답에 순간, 37살의 노총각 감독이 몹시도 맘에 들어 그때부터 옷매무새 고쳐 잡고 순한 양처럼 질문을 이어나갔다.

나도열 주위 인물들 중 비호신부가 가장 비중이 크다고 생각해서 속편을 위한 포섭으로 그 정도만 일단 1편에서 드러냈다. 한 마디로 속편을 위한 포섭! 그런데 전작들 때문인지 몰라도 오선배한테 기대하는 느린 말투와 가지고 있는 개성들을 당연히 이 영화에서도 써 먹을 거라고 다들 생각했나 봐요. 글쎄요. 제가 오선배님과 작업했으면 하는 이유는 별 다른 것 없어요. 오직 그 눈빛이 너무나 맘에 들은 것뿐. 제가 선배님한테 눈빛이 맑습니다 그렇게 말했더니 오선배님은 그게 청년의 눈빛이라고 대답하더라고요. 그때 저도 한발 물러서고 말았는데....(하하) 제가 비호신부에게 기대한 점은 비밀에 쌓여있고 뭔가를 안에 담아두고 있어 속편 쯤 가서는 뭔가 있을 것 같은 그런 호기심을 관객에게 주지 않을 까였거든요. 오선배님은 그 비밀스러운 눈을 가지고 딱 그만큼 해주셨고 적역이었죠.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깐 2편에서 나올 비호신부의 비밀이 몹시도 궁금해지네요. 살짝 미리 말해주면 안돼요?
그건 말씀드리면 안 되죠. 그래야 사람들이 속편을 기대하지!

<...나도열>은 처음부터 시리즈 영화로 기획된 영화로 알고 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작업해야 하는 시리즈 영화를 맡기가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제가 맡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냐고요? 그 생각을 한 게 전데, 어떻게 부담스럽겠어요? 제가 이 시나리오를 받아 가지고 이걸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중에 가장 큰 이유는 3편까지 무조건 하겠다인데....

[배우들 또한 시리즈 영화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았을 텐데...
수로씨는 그냥 한다던데... 사실 제가 이런 말을 드리는 게 어떨는지 모르겠는데 이 영화는 속편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그렇게 의미가 없어요. 어쨌든 스토리라인은 3편까지 있는 상태에서 출발한 한 거기 때문에.

그렇지만 1편에서 너무 많은 부분 안 보여주고 관객에게 어필한 만한 매력을 너무 감추고 1편을 마무리했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꾸바닥)다음부터는 잘 할게요.

그렇게 나오시면 제가 민망합니다. 그래도 배우 김수로를 선택한 것은 정말 탁월했어요. 김수로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어요.
그 질문에 적당한 답안지 모르겠는데요. 어쨌든 김수로라는 배우를 캐스팅하면서 얻는 장점은 관객분들이 마음을 열고 웃으러 와주신다는 거였고 또 한 가지, 제가 이 드라마를 이끌어 감에 있어서 수로씨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여지가 충분하다는 거였죠. 본인도 그걸 원했고. 이제껏 수로씨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코미디가 아닌 이미지로 접근 한 것도 몇 편 있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처음인 걸로 알고 있어요. 제가 수로씨한테 가장 만족스러웠던, 기대하기도 했었던 부분은 코미디가, 코미디가 아닌 어떻게 보면 정서적인 장면들에서 약간 느와르틱한 분위기들하고 잘 어울린다는 거였어요.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기 때문에 <...나도열>이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은 김수로라는 배우만이 할 수 있는 영역 같아요.

맞아요. 김수로라는 배우는 다양한 영화에서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그 자신이 너무나 완벽주의자여서. 나도열이 새벽녘에 어둠이 밀려가는 곳에서 자신의 처지를 깨닫는 장면은 참 멋있더라고요.
그 장면에서 관객분들은 웃던데.. 그 템포를 잘 조절했으면 관객분들이 웃으셨겠어요? 기자님만 멋있게 본 것 아니어요?(하하) 웃어서 서운하다는 뜻은 아니고요. 전반부에 템포감이 있게 진행하다가 태양을 피할 수밖에 없는 나도열의 운명 같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데, 의외로 그 부분에서 많이들 웃으시더라고요. 아마 <로스트 메모리즈>이었다면 그 장면을 잘랐을 거여요. 그런데 <...나도열>에서는 저도 그 웃음을 비웃음이 아닌 뜻으로 편안하게 받아들였죠. 저기서 웃는 이유가 수로씨가 연기한 캐릭터에서부터 오는 웃음이기에 받아들인 거죠.

아~ 사람들은 대부분 거기서 웃었구나. 저는 김수로씨가 몸매가 너무 잘 빠져서 멋있다고 생각했는데(하하~) 제 개인적 취향입니다.
보통 거기서 몸을 쳐다보고 있지 않은데 몸을 쳐다보고 있었다니, 특이하시네요. 나도 시선을 그런 쪽으로 돌려야겠어. 여성 관객에 대해 너무 몰라(크크~).

김수로씨를 인터뷰 했는데 이시명 감독이기 때문에 무조건 믿고 했다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극장에서 내리고 나서도 그런 말을 계속 해야 할 텐데. (하하) 이건 그냥 농담이어요.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감독과 배우 관계는 흔하듯 하지만 흔하지 않죠. 두 사람 사이가 무척 돈독해 보이는 데 언제부터 그런 인연을 맺었는지?
다 알고 계신 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예전에 <투캅스2> 할 때 처음 만났어요. 그때는 사실 별로 안 친했고요. 배우 강성진하고 친한데 수로씨하고도 성진씨가 친해서 다리 건너 서로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죠. 점차 수로씨가 주조연 배우급으로 올라섰고 저도 조감독에서 정식 감독이 됐죠. 저는 수로씨가 배우로서 성장한 과정을 어찌됐든 처음부터 본 거잖아요. 밑바닥에서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전진하는 수로씨 모습을 보면서 성실한 배우고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 왔어요.


감독님도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해요.(하하) 아부입니다.
<로스트 메모리즈> 할 당시 일본스텝들은 제가 천재인 줄 알았대요. 어린 나이에 감독 하는 걸 보고.

생각해 보니 그 당시로서는 정말 파격적으로 어린 나이 아니 젊은 나이에 충무로에 데뷔하셨어요. 천재 감독이라고 오해(?)할 만하네요.(크크)
운이 좋았죠. 저는 조감독도 세컨 조감독만 해본 상태에서 정식 감독 데뷔한 케이스커든요. 한양대학교 졸업한 후, 운 좋게도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에서 공동각본을 하게 됐어요. 박정우도 그 때 있었고. 그런 기회를 통해서 정말 운 좋게도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그 다음에 강우석 감독님 밑에서 연출부 생활을 하다가 감독님이 저를 예뻐해 주셔서 <로스트 메모리즈>를 하게 됐어요. 그때는 참 버릇없는 연출부였는데.

너무 겸손하게 말씀하시는 것 아니어요? 나름대로 천재끼가 있어 그런 기회를 남보다 일찍 잡은 것 아닐까요?
에잇~ 너무 오바하지 마세요. 원래 <자귀모>라는 영화를 강우석 감독님이 하시려고 했어요. 제가 그 영화의 조감독을 맡았죠. 그런데 갑자기 다른 감독님한테 <자귀모>가 넘어가면서 의도하지 않게 조감독 생활을 끝내게 된 거고. 당시에는 조감독을 한 편 더하고 데뷔 해야지 생각했는데 강우석 감독님이 어느 날 시나리오를 툭 주시더라고요. 그 시나리오가 ‘여고괴담’이었어요.

여고괴담?!
그런데 안 했어요. 제가 별로 호러를 좋아하지 않거든요.

지금 흡혈귀 영화 만드셨잖아요?
호러는 아니잖아요. 저는 무서운 영화 보는 것 싫어해요.

그래도 <...나도열>의 첫 장면은 완전 호러 필 나던데요.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어요. 아까 하던 얘기를 이어가자면 그 다음에 <로스트 메모리즈>를 하게 됐어요. 당시에 다들 미쳤다고 그랬죠. 98년부터 준비했거든요. 그때 막 IMF 지나고 <쉬리>가 대박을 터트렸죠. 사실 <쉬리>가 있었기 때문에 <로스트...>를 할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도 그렇지 완전 신인이고 나이 어린 감독님한테 그렇게 큰 영화를 맡긴다는 것 자체가 당시로서는 대단한 모험으로 보이네요.(하하) 절대 나쁜 뜻으로 말하는 것 아닙니다.
저도 그 영화를 제가 할 수 있게 된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많은 분들이 저를 예뻐해 주셔서.... 제가 예쁜 가 봐요?(하하하하)

<로스트...> 이후 지금까지 작품 소식이 없어 평소 궁금했어요.
그 동안 제가 논 것은 아니고요. 다른 영화들을 준비했었는데....

‘블루엔젤’ 준비한다는 소식을 몇 년 전에 들었어요.
블루엔젤뿐 아니라 <로스트...> 이후에 저한테 들어오는 대부분의 시나리오들이 블록버스터였어요. 그래서 여러 편~ 분비하고 있었죠. 튜브에서 ‘미카엘’을 준비하고 있었고 다음에는 제작사를 제가 직접 차리게 되면서 블루엔젤을 준비했었죠. 그런데 그때그때마다 때가 별로 안 맞았는지 영화화까지 안 됐어요. 지금까지.

마음고생 좀 하서겠어요?
별로 마음고생 한 적 없어요. 돈들은 다들 주더라고요.(하하)

만 5년 만에 두 번째 영화를 만드셨는데 영화를 보는 눈이 달라지지 않으셨나요?
사람들이 그러는데, <로스트...> 할 때하고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군요. 내 개인적 바람으로 이젠 영화를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어요.

그전에는 어떠했는데 남들에게 그런 소리를 들으세요?
굉장히 전투적이었죠. 그 어린 나이에 모진 세파를 뚫고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진 구석이 많았어야 했다고 지금도 생각해요. 아마 그때로 저를 되돌려 놓아도 얼굴에 웃음 끼 없이 일만 했을 것 같아요. 스텝들이 힘들어 하기도 했고. 어쨌든 그걸 다 귀담아 듣기에는 상황이 그닥 좋지 않았어요. 당시 제 별명이 경주마였대요. 경주마는 눈 옆을 가리잖아요. 앞만 보고 달리라고. 그리고 뭐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다른 블록버스터이 비해서 예산이나 기간을 철저하게 지킨 블록버스터가 <로스트 메모리즈>입니다.(하하)

얘기를 들어보니 감독님은 블록버스터 즉, 철저히 장르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네요. 물론 호러 장르는 싫어하지만 서도. <...나도열>은 지금 기준으로 봐서는 그리 큰 대작영화는 아닌데 막상 영화를 보니 영화가 참 크게 보였어요. 혹시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가 무엇인가요?
오호~ 굉장히 나쁜 질문이어요. 지금 질문은. 처음에 <로스트 메모리즈>를 하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다 갸우뚱 했거든요. 왜냐하면 강우석 감독님 조감독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저한테 들어오는 시나리오의 90%가 코미디였어요. 강우석 감독님 또한 자신이 조감독 시절의 영화들이 대부분 에로였어요. 그래서 절대 에로영화나 베드씬 있는 영화를 안 하시려고 했죠. 저 역시 코미디로 데뷔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그리고 내가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영화가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적어도 자기가 즐길 수 있는 걸해야 덤벼들고 싶은 마음도 생기죠. <로스트...>는 제가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아주 컸고 그래서 3년 반 동안 매달릴 수 있었던 거죠. 그게 끝나고 난 다음에 다른 분들이 제가 코미디하는 것에 낯설어 하세요. 그게 참 웃긴 것 같아요. 강우석 감독님 조감독하다 데뷔하려고 할 때는 코미디 하라고 하더니만 <로스트...> 끝내고 나니깐 액션영화 감독으로만 나를 보더라고요. 그래서 다음에 딴 거 해보려고.

그래서 하는 말인데, 감독님 모습을 이렇게 찬찬히 보고 있으면서 감독님 얼굴 생김새도 그렇고 말투도 귀여워서 그런지 멜로영화 감독하면 딱 어울릴 것 같아요?
전 멜로가 안 돼요. 멜로는 정말 못 할 것 같아요. 그때그때 제가 하고 싶은 것 하는 게 저한테 좋다고 봅니다. 사실은 못한 장르가 있어요. 어차피 <...나도열>은 속편은 내년에 하기로 만들기로 배우들하고 얘기가 미리 된 거고. 그 사이 다른 장르의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혹시? 정통 느와르?
맞아요. 이건 결정된 것 아닌데 느와를 정말 해보고 싶어요.

역시 감독님은 B급 정서가 강한 것 같네요. <...나도열>을 평한 평론가나 기자들의 글을 봐도 그렇고 B급 정서가 많이 묻어나네요.
제 스스로 저를 볼 때 (취향이) B급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로스트...>도 B급정서가 가기된 영화고요. 소재의 무게가 그렇게 무거웠을 뿐이지. 얼마 전에 메가박스에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봤어요. 그때 두 가지 생각을 했는데, 첫 번째는 속편을 만들어야겠다는 강한 생각을 갖게 됐고. 관객분들이 웃었기 때문이 아니라 제가 만든 영화를 스스로 보면서 이건 무조건 속편 나와야 해, 이런 생각을 강하게 했다는 거죠.

또 한 가지는 제가 좋아하는 정서가 따로 있는 것 같아서요. <로스트...> 때도 그렇고 <...나도열>도 그렇고 관객이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나도열이 천호진 선배를 병원에다 실어 놓고 탁문수를 찾으러 가는, 그런 정서를 제가 좋아하나 봐요. 사실 그런 장면 찍을 대 신나요.

<흡혈형사 나도열>을 하면서 참고로 한 흡혈귀 영화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블레이드>가 생각난다고 하더라고요.
모르겠는데요. 참고한 흡혈귀영화 없어요. 영화를 봐서 알겠지만 참고한 영화가 너무 없어 탈일 정도로. 시나리오 단계에서도 흡혈귀 에피소드가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고 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정말 참고한 영화 없는데 사람들이 어디서 본 듯하다고 말하는 것 보면 이상해요. 어떤 네티즌아 이시명 감독은 헐리우드키드인가보다라고 쓴 글을 인터넷에서 얼마 전에 봤어요.

<흡혈형사 나도열>은 이젠 누구나 알다시피 시리즈 영화고 내년쯤에는 2편이 나올 예정이다. 그렇다면 관객의 호기심을 계속 자극하면서 시리즈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주인공 나도열 캐릭터가 뭔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 나도열은 히어로 캐릭터인데 한국정서에 맞는 영웅캐릭터의 조건 혹은 미덕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글쎄요. 너무 어려운 질문 한 것 아니어요. 히어로가 가져야 할 미덕? 흠........... 갈등 그리고 알 수 없는 정의감. 히어로는 결국은 겉으로 보이는 행동을 평가한 단어고 그 다음 그 안에 들어가서 그 사람의 내면을 보다보면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하게 되고. 히어로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충분히 영화 속에 드러나야 매력 있는 캐릭터가 된다고 봅니다. 속편에선 나도열의 활약상이 주로 보이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연이와의 사랑도 커지겠죠. 결국 나도열은 그 사랑 때문에 인간으로 다시 돌아가는 방법을 찾아 헤맬 것이고 심리적 갈등도 증폭되겠죠. 단순하지만 가장 좋은 코드가 히어로한테는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맞아요. 히어로에게 동일시를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사랑을 통해서죠.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투자하시는 분들이 <쉬리>는 겉으로는 블록버스터여서 액션이 있지만 안으로는 멜로로 풀어서 성공했다고. 어쨌든 블록버스터라는 게 관객의 최대공약수를 노리려면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야 하는데 그게 바로 ‘멜로’라고 많이들 얘기하신다. 사실 <로스트...>도 멜로긴 멜로였는데 남성멜로.

언론의 관심은 김수로에게 많이 쏠렸어요. 조금 섭섭할 만도 한데....
그런 것 없어요. 영화가 만들어지고 관객에게 보이는 데 있어, 김수로라는 배우가 가장 앞에 서야 하는 꼭짓점이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어요. 아까 말했다시피 제가 생각했던 거하고 조금 다르게 영화를 보신 분들에 대해서 조금 속상할 뿐. 그래도 언론시사회 끝나고 나서 많은 기자분들이 내가 의도한 대로 영화를 봐주셔서 기분 참 좋았어요.

<흡혈형사 나도열> 속편 규모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나요? 1편은 40억 정도 들어간 걸로 알고 있는데....
속편은 철저히 관객에게 달렸다고 다들 말해요. 전 무조건 속편을 만들 거고, 어떤 버전으로 어떤 형식으로 나오는가는 관객 분들한테 달렸어요. 지금은 관객들의 여러 반응을 보고 주어진 환경 내에서 만들 계획입니다.

취재: 최경희 기자
사진: 권영탕 사진기자







7 )
pretto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2010-01-29 02:08
qsay11tem
그런데로 볼만했씨우   
2007-08-10 12:12
kpop20
나도열 못봤는데 ㅠㅠ   
2007-05-26 16:41
ldk209
왠만함 속편 만들지 말지...   
2006-12-30 23:34
js7keien
속편이 제작된다면, 형보다 나은 아우 되길 바라며   
2006-10-08 14:59
ysj715
넘 재미없어. 우뢰매가 더좋아   
2006-04-10 17:00
nkchnb90
첨 알았습니다. 로스트 메모리즈의 감독님이 나도열을 연출하신 분인줄인....세월이 참 마니 흘렀네요....아무쪼록 나도열 잼나게 봤으니 속편도 기대하렵니다. ㅎㅎ   
2006-04-0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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