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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볼거리는 확실하다.
2012 | 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2009년, 인류의 멸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에이드리안(치웨텔 에지오포)은 즉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이를 각국 정부에게 알린다. 그들은 비밀 계획을 진행하며 2012년에 도래할 인류 멸망에 대비한다. 어느날 이혼 후 홀로 지내는 소설가 커티스(존 쿠삭)는 오랜만에 아이들과 캠핑을 떠나고 우연히 정부의 비밀 계획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그는 점점 멸망의 길로 접어드는 지구에서 가족과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사투를 벌인다.

롤랜드 에머리히가 돌아왔다. <인디펜던스 데이> <투모로우> 등을 연출한 롤랜드 에머리히는 고대 마야인의 인류 멸망 예언을 소재로 한 <2012>에서 확실한 볼거리를 전한다. 영화 속 지구는 지반이 트위스트를 추듯 갈라지며 그 위에 세운 인간의 모든 문명을 집어 삼킨다. 특히 극중 LA 도심 장면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빌딩과 고가 도로가 무너지고 심지어 철로가 없어진 전철이 공중에 떠다니는 장면은 <투모로우>의 LA 장면과 비교해 얼마나 많은 양의 CG가 들어갔는지 확연히 드러난다. 또한 도심을 빠져나가는 커티스의 차를 통해 영화는 빠른 속도감으로 임팩트 있는 영상을 전하고, 극중 현장감을 살린 음향 효과는 재난 영화의 오락성을 극대화 시킨다.

이와 함께 감독은 재난 영화의 또 다른 면을 부각시킨다. 영화는 느린 화면으로 재난을 피해가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전작에서 무차별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은 단순히 희생양으로 표현되었던 것과는 달리 <2012>는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의 표정이나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들을 세심하게 포착하며 공포감을 안겨 준다. 또한 커티스의 딸이 이 무서운 광경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재난영화의 오락성과 함께 숨겨진 공포감도 드러낸다.

하지만 <2012>의 러닝타임인 157분은 보는 이에게 다소 버겁다. 브라질의 예수상이 쓰러지고, 항공모함이 백악관을 덮치고, 히말라야 산맥이 바닷물에 잠기는 등 계속해서 눈으로 믿기 힘든 영상을 보여주지만 영화는 LA 도심 장면을 기점으로 볼거리와 극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은 현저히 줄어든다. 이 때 감독은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우지만 러닝타임만 길어질 뿐 감동은 배로 늘어나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 30분 수중 장면은 가족을 위한 아버지의 희생을 보여주기보다 그 희생을 강요하는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 극중 연기파 배우 존 쿠삭이 등장하지만 가족애를 부각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과적으로 <2012>는 초반에 보여준 영상미의 장점을 끝까지 이어나가지 못한 셈이다.

관객들이 <2012>를 기대하는 이유는 실감나는 영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다이내믹한 영상을 감상하고 싶다면 필름 상영관보다는 디지털 상영관이 더 나을 듯싶다.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는 LA 도심 장면은 길이 600피트, 높이 40피트의 블루 스크린을 제작해 CG로 구현해 냈다. <2012>처럼 CG장면이 많은 블록버스터 영화는 디지털 파일로 상영되어 선명한 화질을 영사할 수 있는 디지털 상영관이 더 효과적인 관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영화마저도 불법파일이 돌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소귀에 경읽기겠지만 말이다.

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 글_ 김한규 기자(무비스트)




-눈으로 영상을 만끽하고 몸으로 진동을 느껴라.
-9000원이 아깝다며 불법 파일이 돌고 있을 때까지 집에서 기다리는 우둔함은 버려라
-바다가 육지가 되고 육지가 바다가 되는 지각 변동설이 눈앞에 펼쳐진다.
-인간적으로 157분 너무 길다.
-모든 문제를 사랑으로 해결하려는 감독의 안일한 생각
-존 쿠삭. 몸으로만 연기한다.
41 )
gurdl3
2012..정말 기대되는 영화에요~!   
2009-11-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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