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촬영현장 공개는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지는 독특한 형식을 가진 영화 <극장전>의 1부 촬영을 마치고 2부의 첫 촬영이 있었던 날이다. 12월 13일부터 시작된 1부에서는 <똥개>의 엄지원과 <클래식>의 이기우가 주인공으로 영화 속에서 보이는 영화의 이야기를 그렸다. 촬영현장 공개는 2부의 주인공인 엄지원과 김상경의 첫 촬영이 있었던 날로 영화 <극장전>을 보고 나오다가 서로 만나게 되는 내용이었다.
정오부터 시작된 감독의 시나리오 작업은 약 3시가 넘어서 끝났다. 극장 내부에서 서로 마주친 두 사람이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의 촬영이 마무리 되자 야외촬영 준비에 분주해 졌다. 극장을 나오는 두 사람의 모습을 담는 극장 앞에서의 촬영은 몰려든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촬영 도중 군중들 틈에서 갑자기 터지는 플래시에 촬영이 몇 번이고 다시 되기도 했으나 큰 무리 없이 순조롭게 진행 되었다.
이미 호흡을 맞춰본 김형구 촬영감독은 베테랑답게 감독과 조율을 해가며 최고의 장면을 위해 같은 컷을 몇 번씩 재촬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상경과 엄지원도 취재진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며 편안한 모습으로 촬영에 임했다. 단 3컷으로 이날 촬영을 마무리한 홍상수 감독과 배우들은 인사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감독은 제작사를 직접 설립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내가 만든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가 없다. 작년 칸 영화제 후 제작비를 현실화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스텝도 줄여야 하고, 여러 가지를 내가 직접 모두 책임을 지지 않으면 도움을 청하기도, 제의를 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제작사를 차리게 되었다.”고 밝히며 표면적인 그런 모습과 현실은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극장 앞, 극장 이야기의 뜻을 가진 홍상수 감독의 독특함이 묻어있는 6번째 작품 <극장전>은 5월 찾아올 예정이다.
취재: 최동규 기자
사진: 이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