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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패도 맛깔나게, 반가운 청불 오락물 (오락성 7 작품성 5)
타짜: 벨제붑의 노래 | 2026년 9월 22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최국희
배우: 변요한, 노재원, 미요시 아야카, 조우진, 윤경호, 문지훈(스윙스)
장르: 범죄,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29분
개봉: 9월 23일

간단평
행운을 타고난 ‘장태영’(변요한)과 천부적인 머리와 노력으로 스스로를 증명해 온 ‘박태영’(노재원)은 학창 시절부터 함께해 온 절친이다. 온라인 카지노 사업에 뛰어든 두 사람은 승승장구하며 성공의 단맛을 맛본다. 그러나 사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타고난 매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독차지하는 장태와 그의 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박태 사이에 미묘한 균열이 생긴다. 그러던 어느 날 박태의 권유로 갑작스럽게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 장태는 함정에 빠지고, 급기야 장기를 적출당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최동훈 감독의 역작 <타짜>(2006)를 시작으로 강형철 감독의 <타짜: 신의 손>(2014), 권오광 감독의 <타짜: 원 아이드 잭>(2019)으로 이어진 시리즈가 <타짜: 벨제붑의 노래>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마지막 판의 연출은 <국가부도의 날>, <인생은 아름다워>의 최국희 감독이 맡았다. 시리즈의 종결편이지만 전작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다. 인물과 이야기를 새롭게 짠 독립적인 작품이라 앞선 세 편에 대한 정보가 전무해도 감상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영화는 부제 ‘벨제붑의 노래’가 암시하는 이미지를 첫 장면부터 강렬하게 활용한다. 벨제붑은 흔히 ‘파리의 왕’이라 불리는 악마로, 바다 위 선박 안 결박된 채 장기 적출을 기다리는 장태와 그 주변을 윙윙대는 파리는 제목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각인시킨다. 조선족 살인청부업자 ‘조중환’(윤경호)과 부하 ‘아브라함’(문지훈)은 동전을 던져 앞뒤에 따라 신장과 안구 중 무엇을 적출할지 결정하는 섬뜩한 내기를 벌인다. 그러다 문득 동전이 모서리로 선다면 장태를 풀어주겠다고 선언한다. 평생 지독하리만큼 운이 좋았던 남자에게 주어진, 말 그대로 목숨을 건 도박이다. 과연 이번에도 행운이 그의 편일까. 시작부터 관객의 호기심을 단숨에 끌어당긴다.

무엇보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가장 큰 미덕은 오락영화로서 제법 준수하게 제 몫을 해낸다는 점이다. 허영만 화백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답게 현실적인 개연성에 얽매이기보다 만화적인 상상력과 과장된 캐릭터, 예측 가능한 쾌감에 과감하게 몸을 싣는다. 절친의 배신으로 나락에 떨어진 남자가 뜻밖의 귀인을 만나고, 전설적인 카드 ‘스테끼’ 장인 ‘곽동욱’(조우진)을 사부로 모셔 기술을 전수받은 뒤 복수의 판을 벌여 상대를 몰락시키는 이야기다. 배신과 추락, 수련과 귀환, 복수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플롯이지만 익숙하기에 오히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영화는 관객이 <타짜>라는 제목에서 기대할 법한 오락의 패를 쉴 새 없이 꺼내놓는다. 일본 야쿠자와 베트남의 거물이 판에 끼어들고, 시리즈에서 빠지지 않았던 팜므파탈의 자리에는 ‘가네코’(미요시 아야카)가 들어선다. 여기에 도박판의 열기를 실감 나게 전달하는 중계와 베드신까지 더해 청소년관람불가 범죄 오락물의 자극적인 요소를 두루 갖췄다. 이야기가 어디로 향할지 어느 정도 짐작하면서도 다음 판을 기다리게 하는 추진력이 있고, 캐릭터들이 하나둘 판 위에 올라설수록 만화적인 재미도 살아난다.

아쉬운 패도 있다. 가장 크게 걸리는 부분은 장태를 배신하는 박태의 감정선이다. 언제나 주목받는 친구의 곁에서 밀려나야 했던 박태의 질투와 열등감, 오래 묵은 미움을 짐작하게 하는 장치와 대사가 곳곳에 놓여 있기는 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선택에 이르기까지 내면의 변화가 충분히 축적되지는 않은 인상이다. 두 친구의 우정과 균열이 영화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를 조금 더 촘촘하게 들여다봤다면 배신과 복수의 무게도 한층 커졌을 법하다. 또 ‘타짜의 손’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다소 싱거울 수 있다. 장태가 곽동욱에게 스테끼를 비롯한 기술을 전수받는 과정이 등장하지만, 현란한 손기술 자체를 집요하게 포착하거나 이를 도박판의 결정적인 쾌감으로 밀어붙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한 편의 성인용 범죄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겨놓았다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제법 신나게 즐길 만하다. 배신하고, 추락하고, 기술을 익힌 뒤 더 큰 판으로 돌아와 복수한다. 익숙한 이야기지만 그 맛을 살려내는 캐릭터와 볼거리도 충분하다. 특히 최근 극장가에서 이런 질감의 범죄 오락물을 만나기 어려웠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오랜만에 제대로 판을 벌인 청불 범죄 오락물로서 반가운 작품이다.



2026년 9월 22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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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하고 순한 맛 영화에 식상했다면 + 자극이 필요해!
-어떻게 동전이 서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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