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멜 깁슨, 숀 펜, 나탈리 도머, 스티브 쿠건, 에디 마산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4분
개봉: 6월 2일
간단평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1857년 편찬에 착수, 1928년 초판이 완성된 사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책 중 하나다. 초판은 총 12권 분량의 책에 41만여 개의 어휘, 180만여 개의 인용문이 실려 있다. <프로페서 앤 매드맨>은 옥스퍼드 사전의 시작을 그린 영화로 사전편찬 책임을 맡은 ‘제임스 머리’와 그 과정에 크게 도움을 준 남자 닥터 ‘윌리엄 마이너’를 조명한다.
수십 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천재이나 내세울 만한 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받던 ‘제임스 머리’(멜 깁슨)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결국 사전편찬의 책임자로 낙점된다. 미국 군의관 출신 ‘윌리엄 마이너’(숀 펜)는 정신착란 상태에서 한 남자를 살해한 후 정신병원에 구금된다. 한편, 모든 단어의 역사를 기록하겠다는 신념 아래 ‘제임스’는 편찬에 몰두하지만, 방대한 양에 진척은 더디기만 하다. 작업 방향을 잃고 헤매던 그는 일반인으로부터 단어와 예문을 응모 받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는 정신병원에 있는 ‘윌리엄’을 강력한 조력자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된다.
실화에 기반한 <프로페서 앤 매드맨>은 탄탄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클래식한 시대극이다. 멜 깁슨과 숀 펜, 두 굵직한 배우가 영화를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괴짜 소리를 듣는 언어천재와 정신착란에 시달리는 또 한 명의 언어천재가 우연한 기회로 교류하고 우정을 쌓아 나가는 스토리라인은 상투적일 수 있다. 하지만 열정과 믿음, 헌신과 속죄, 용서와 구원 등 이야기 속에 스며 있는 ‘가치’는 점점 세속화되는 현재에서 충분히 음미할 만하다. 다만, ‘매드맨’ 윌리엄의 전사와 현재진행 중인 서사가 지극히 강렬한 덕분에 ‘프로페서’ 제임스와 사전편찬 작업은 뒤로 밀리는 인상이 없지 않다. 톰 콘로이(미술), 카스퍼 투센(카메라), 에이머 니 마올돔나이프(의상) 등 영국 시대극 경험이 많은 스태프가 참여해 완성한 품격 높은 영상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 <아포칼립토>(2006)의 각본을 맡은 P.B. 셰므란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2021년 6월 2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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