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국가부도의 날>은 여러 경제 위기 징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호황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1997년 말을 배경으로 한다. 국가 부도 사태를 예측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이 사실을 보고하고 이에 정부는 뒤늦게 비공개 대책팀을 꾸린다.
영화는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배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스플릿>(2016)으로 장편 데뷔한 최국희 감독이 연출, 엄성민 작가가 각본을 집필했다.
1996년 말부터 1997년 12월 IMF 구제금융 신청까지 대략적인 정치 경제 흐름과 정부 정책과 발표는 아래와 같다.
▶ 1996.12.09 내년 GDP 6% 내외 성장 예상
▶ 1996.12.12 한국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 1997.01.23 재계서열 14위 한보그룹 주력사 한보철강 부도 처리
▶ 1997.10.27 확대경제장관회의 개최, “한국 경제는 기초가 튼튼하다” 위기설 일축
▶ 1997.11.21 정부, IMF 구제금융요청 발표
▶ 1997.12.03 IMF, 한국에 550억 달러 긴급지원 협정 체결
<국가부도의 날>에는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배우 뱅상 카셀이 특별 출연한다.
그는 협상을 위해 비밀리에 입국한 IMF 총재로 분해, 협상 파트너인 ‘한시현’ 역의 김혜수와 연기 맞대결을 펼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금융맨 ‘윤종학’ 역의 유아인은 “그는 현실적이고 이기적이며 기회주의자이지만 한편으론 인간적인 인물이다. 관객이 미워하지 않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국가부도를 막으려 사력을 다하는 ‘한시현’역의 김혜수는 “그녀는 초지일관 신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라 그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가 경제전문가라 생경한 단어가 많고 영어 대사 분량이 꽤 많았기에 연습을 통해 체화하려고 했다. 외환위기 당시 경제 상황에 대한 기초적인 강의를 듣는 등 공부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가정과 사업을 지키려는 ‘갑수’역의 허준호는 “그 시대 평범한 국민을 대변하는 게 영광인 동시에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잘 전달됐는지 궁금하고 최대한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제 위기를 새로운 판을 짜는데 이용하는 재정부 차관 조우진은 “시나리오만 봐도 그의 말투에서 정말 거침없음이 느껴졌다. 하바드 MBA 출신의 우월감과 엘리트 의식을 표현해 보고자 했다”고 전했다.
최국희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소재가 새롭다고 생각했고, IMF 시기를 기억하고 있기에 꼭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다. 경제 용어가 사용되지만, 그에 대한 해석을 굳이 하지 않아도 충분히 인물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고 말하며 “국가 부도의 날은 결국 사람들의 이야기로 당시를 살았던 여러 계층을 표현해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허준호는 “우리가 살면서 행복을 추구하듯, 영화를 많이 봐주시면 행복하고 좋을 것 같다. 이왕이면 빈 객석보다 꽉 찬 객석이 좋지 않겠냐”며 응원을 부탁했다.
<국가부도의 날>은 11월 28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이다
● 한마디
IMF가 터지기까지의 흐름을 찬찬히 복기한다. 위기를 막으려는 정책팀장과 철저하게 제 잇속을 챙기는 정부 관리 그리고 속수무책 당하는 평범한 가장과 기민하게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한 투자자, 각 층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 드라마화하려는 욕심을 내려 놓고 담백하게 풀어놓는 편. 영화가 종종 뜨거워지는데 IMF 시기에 겪은 절망과 고통과 그 잔재를 반영한 결과일 터다. IMF를 교훈 삼아 위기를 디딤돌로 활용해 신분 상승을 준비 중인 자들이 많은 오늘, 위기는 반복된다는 영화의 경고가 유난히 씁쓸하게 다가온다
(오락성 6 작품성 6 )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8년 11월 20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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