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지운 감독은 할리우드 시스템을 거치며 느낀 점들을 길게 풀어냈다. “문화적 차이가 힘들었다”고 밝힌 김지운 감독은 “한국의 경우 배우, 스태프들이 가족처럼 같이 고민하는데 미국은 단지 주어진 일에만 충실했다”며 “촬영에 집중하고 있을 때 조감독이 점심시간이라고 딱 잘라 버려, 창작 의욕이 싸늘하게 식고는 했다.”고 털어놨다. 김지운 감독의 고생과 열정이 담긴 <라스트 스탠드>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 한마디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액션 시퀀스가 독창적이고, 이음새가 매끈한 영화는 결코 아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 한 놈’ 캐릭터를 빌어 표현하자면 ‘이상한 놈’에 살짝 가까운, 그러니까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도 엉뚱한 유머를 구사하는 B급 매력의 오락영화다. 할리우드 시스템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는 감독의 말에서 그의 장기를 100% 보여주지 못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김지운의 다음 할리우드 연출작을 기다리는 이유다.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흥행 결과가 항상 영화의 재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다른 정서를 지닌 미국 박스오피스 결과는 더욱 그렇다. 비록 북미 지역 흥행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라스트 스탠드>는 허투루 보고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작품이다. 프로페셔널한 FBI 요원과 국경 마을의 보안관, 거침없이 질주하는 튜닝 슈퍼카와 시간이 멈춘 듯 평온한 동네 등 대립 구조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김지운 감독 특유의 유머 코드는 물론, 할리우드 시스템을 활용해 만든 총격 신과 옥수수 밭에서의 카 체이스 장면은 볼거리로서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라스트 스탠드>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연기 복귀작으로 반갑다. 얼굴 가득 주름을 드러낸 그가 지친 몸을 이끌고 악당과 맞서 싸울 때, 어느 순간 그를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이제는 할리우드에 김지운 웨스턴이란 말이 나올 것 같다. 스포츠카를 탄 악당과 그를 제지하는 보안관은 김지운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그의 유머감각을 선보인다. 김지운은 짐짓 젠체하는 프랑스 시네마테크 ‘죽돌이’가 아닌 지극히 미국적인 할리우드 키드였단 걸 <라스트 스탠드>는 여실히 증명한다.
(시티신문 이희승 기자)
2013년 2월 14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