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제이파가 돌아왔다. <가문의 영광 5 : 가문의 귀환>(이하 ‘<가문의 영광 5>’)은 2002년 개봉했던 <가문의 영광>의 독특한 캐릭터들을 대거 불러온다. 10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이들을 내세워 보여주는 코미디는 변함없다. 영화는 삼형제를 통해 전작에서 선보였던 무식 개그와 몸 개그 퍼레이드를 펼친다.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나 인재가 아들 영민(윤두준)에게 맞는 장면 등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인분을 비료 삼아 키워낸 상추 에피소드처럼 화장실 개그도 배치된다.
웃긴다. 그러나 단발적이다. <가문의 영광 5>는 코믹한 에피소드가 나열되지만, 연이은 웃음폭탄은 터지지 않는다. 이는 <가문의 영광>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영화가 관객의 사랑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대서와 진경의 멜로 라인이 비교적 튼실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는 이야기는 허술한 코미디를 메우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에 반해 <가문의 영광 5>는 멜로에 힘이 없다. 진경의 바통을 이어받은 효정은 대서와 러브 라인을 형성한다. 그러나 효정의 쓰임새가 빛을 발하는 건 <타짜>를 연상시키는 화투 장면뿐이다. 대서와의 사랑 만들기는 뒤로 밀려난 셈이다. 윤두준, 황광희, 손나은 등 새롭게 수혈된 인물들의 삼각관계 에피소드 또한 따로 논다. ‘쓰리제이파’가 귀환했지만 과거의 영광은 귀환하지 못한 것 같다.
2012년 12월 20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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