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기대감이 컸던 것일까? <7광구>는 이야기와 액션이 따로 논다. 전반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너무 장황하게 흘러간다. 그러다보니 이야기는 후반부에 펼쳐지는 액션의 기폭제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 이는 괴물과의 사투가 좀 더 임팩트 있게 느껴지지 않는 단점을 야기 시킨다. 게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3D 액션블록버스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3D는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VFX와 컨버팅 작업으로 구현한 3D 영상은 3D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보다 입체감이나 공간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아무리 색보정 작업이 덜 되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시추선의 어두운 풍광은 3D로 보기에 불편하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이야기와 3D 영상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만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7광구와 석유,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괴물 그리고 3D 블록버스터. 영화 <7광구>를 둘러싼 호기심 가득한 소재들은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액션 여전사’로 거듭나고 있는 하지원의 액션 연기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졌다. 영화 초반부는 연기부터 모든 게 다소 흔들렸지만 괴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중반부 이후부터는 확실한 볼거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괴물이 변화(진화)하는 모습도 흥미롭고, 그에 맞선 하지원의 화려하고 강도 높은 액션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빈약한 이야기 구조가 영화의 장점을 다 앗아갔다. 초반부의 생뚱맞은 멜로는 그렇다 치더라도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 전개의 세밀함이 실망스런 수준이다.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갈등 관계도 다소 불분명하다. 캐릭터의 매력이 반감되는 건 당연하다. 3D, CG 등 기술보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최우선으로 강조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증명한 셈이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기시감은 대부분 <에이리언>의 그것이다. 미지의 우주가 심해로, 폐쇄적 공포를 야기시키는 우주선을 해양 한가운데의 섬과 같은 석유 시추 기지로, 심지어 시고니 위버는 하지원으로. 우리도 여전사가 등장하는 그럴싸한 괴수물 하나 있으면 어떤가. 문제는 역시 완성도다. 즐길만한 서스펜스가 발견되는 몇몇 시퀀스는 존재하나,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낭비적인 드라마, 중구난방으로 머리를 든 캐릭터들의 부조화까지, <7광구>에서는 날뛰는 괴물보다도 정신 사나운 내러티브의 무절제가 성가시게 눈에 띈다. <7광구>의 3D는 입체영상이 아니라 노동의 3D를 의미하는 것이었던가. 비꼬는 말이 아니다. 보는 내내 이상했다. 안경은 왜 준걸까. 분명 3D영화라 했는데, 안경 없이도 대부분의 장면을 볼 수 있는 3D영화라니. 안경을 끼는 수고스러움은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더냐. 시도는 필요한 일이다. 그 가치는 인정받아 마땅하다. 여기서 시도가 인정받는다는 것은 단지 그 시도를 고무시키기 위한 칭찬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도 그 자체의 순기능으로서 인정받는다는 건 보다 나은 원숙함과 단단함을 요구하는 비판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7광구>는 지금 칭찬보다 비판을 견뎌내야 할 시점의 영화인 것 같다.
(beyond 민용준 기자)
2011년 7월 27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