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길들이기>의 등장과 함께 전주 흥행 1위였던 <하녀>는 같은 기간 47만 6,057명을 모으며 2위로 내려앉았다. 초반 보여준 무서운 흥행 속도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다. 일각에서는 <하녀>가 칸 영화제 수상에 실패함에 따라 가파른 하향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하녀>는 손익분기점인 160만명을 넘어서며 일단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3위는 리들리 스콧과 러셀 크로우의 <로빈후드>다. 눈여겨 볼 건, 전주보다 150여개 이상 줄어 든 상영관에 비해 관객 드롭률은 거의 없다는 점. 개봉 첫 주 47만 1,609명을 동원했던 영화는 이번 연휴 45만 6,973명을 기록하며 꾸준한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두 사람의 명성에 비하면 그다지 성공적인 스코어는 아니지만, ‘민망스러웠던’ 지난 주 부진은 어느 정도 만회한 셈이다. <로빈후드>의 현재 누적 관객수는 122만 7,847명이다.
이 가운데 23만 7,832명의 관객을 더한 <아이언맨2>가 누적관객수 431만 1,198명으로 전편의 흥행기록(430만)을 뛰어넘으며 4위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단일국가로는 최고의 흥행기록이다. 3년 전에도 한국에서 가장 높이 날았던 철갑영웅은 다시 한 번 전편의 영광을 이 땅에서 재현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박중훈, 정유미 주연의 신작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이 같은 기간 22만 7,89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5위에 자리했고, 프레디의 귀환으로 눈길을 끌었던 공포영화 <나이트메어>는 4만 4,311명에 그치며 6위, 그 뒤를 <대한민국 1%>가 이었다.
한편 이창동 감독의 <시>는 연휴동안 3만 2,115명을 모으는데 그치며 전주보다 한 계단 하락한 8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이창동 감독의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이 전해지면서 칸의 후광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7년 <밀양> 당시에도 이창동 감독은 주연배우 전도연의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수혜로 흥행 뒷심을 발휘한 바 있다.
● 한마디
영진위에서 빵점 받은 <시>, 칸에서 각본상을 받았군요. 참여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에 대한 보복성 결과였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영진위가 이 말 한마디만 해 주면 좋겠습니다. “쿨하지 못해 미안해”라고.
2010년 5월 24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