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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덩 고찰] 민망하지만 오로지 '노출'에만 초점을 맞춰 <미인도>를 더듬어봤다.
2008년 11월 13일 목요일 | 김진태 객원기자 이메일


영화의 선택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제시되는 선택 보기들은 바꾸어 말하면 관객들이 낚시질 당하기 쉬운 요소가 될 수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 화려한 캐스팅 혹은 각종 수상경력 등. 하지만 그런 보기들에서는 살짝 빠져 있지만 남녀노소 모두 거부할 수 없는 대표적인 ‘호기심 자극 요소’ 혹은 ‘낚시질 미끼’는 바로 ‘노출’이라 할 수 있다. 누가 얼마나 벗었다는 둥 베드씬이 어떻다는 둥 우선 ‘노출’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그 영화에 대해서는 갖가지 그와 관련된 기사들만 쏟아지기 때문이다.

11월 13일 개봉하는 영화 [미인도] 역시 티저 예고편 공개와 함께 일찌감치 노출 수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일부 네티즌들을 통해 ‘대역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을 정도로 관심의 초점이 노출에 맞추어 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영화를 한 가지 요소, 그것도 ‘벗고 안 벗고’의 1차원적인 요소로만 판단하는 관객들이 얼마나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짚을 건 짚고 넘어가는 것이 상호간에 깔끔한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필자는 작품성이니 뭐니 하는건 다 제쳐두고, 민망하지만 오로지 ‘노출’이라는 주제 하나에만 초점을 두고 영화 [미인도]를 소개해 볼까 한다.

김민선 대역논란, 제발 영화나 보고 말합시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가 처음 선보였을 때, 얼마 되지도 않는 손예진의 노출연기를 가지고 ‘대역논란’이라는 둥 하는 기사가 뜬 적이 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배우들이 조금만 벗었다 싶으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보는 것이 요즘 우리나라 언론과 관객들이다. 하긴 그동안 배우들의 노출연기에 관한 ‘낚시질 홍보’에 걸려들었던 적이 한두번은 아니었으니 그런 의심병이 생기는 게 당연지사라고도 하겠다. 대표적으로 손예진의 [외출], 송혜교의 [황진이]까지 ‘노출’이라는 표현조차 민망했던 경험들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김민선의 [미인도]는 다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느끼겠지만 ‘대역’이라는 의심을 가지게 할 만큼 애매모호한 장면들이 그리 많지 않다. 얼굴 없이 몸만 덩그러니 보여준다거나 그야말로 누군지 분간도 할 수 없는 뒤태만 자꾸 보여준다거나 하는 식의 구태의연한 장면들로 관객들을 놀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예고편 달랑 하나 보고서 ‘대역’이라 운운하거나 심지어 일단 ‘대역논란’부터 일으키고 보자는 식의 일부 기사들이야말로 제대로 ‘낚시질 기사’인 것이다. 연기를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을 배우에게 자기 몸도 가짜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보다 더 가혹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영화 속 노출연기가 대역이 아니냐는 기자의 인터뷰 질문이나 ‘그건 제 몸입니다’라고 말하는 배우의 답변이나 참 안습일 따름이다.

그렇다면, 노출 수위는 10점 만점에 몇 점?

앞서서 영화를 보기 전 불거진 대역논란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런데 영화 [미인도]를 보고 난 뒤에 노출수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면 오히려 더 대역에 대한 의심이 생길 정도로 꽤 과감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의였든 타의였든 간에 ‘노출 낚시질’ 홍보가 되었던 [황진이나 [외출] 등과 비교한다면 [미인도]의 노출 정도는 제대로 등급(18세 이상 관람가) 값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영화의 노출수위가 높아봐야 헐리웃이나 유럽영화와 비교할 바는 못 되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미인도]를 두고 굳이 한 가지 수식어라도 찾아 붙여 준다면 ‘올해 한국 영화 중 가장 노출수위가 높다’라는 말은 괜찮을 듯싶다. 진정 에로영화를 표방하고 나선 영화를 제외하고는 2008년 한 해 동안 공개되거나 개봉예정인 우리나라 영화들 중에서는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상반신을 노출한 추자현이나 단역배우들의 노출연기는 둘째 치고, ‘여자 신윤복’을 통해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김민선의 과감한 노출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먼저 공개된 티저 예고편에서의 뒤태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김민선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적나라한 누드 연기는 관객들마저 당황스럽게 할 정도로 과감하다. 그것도 대략 10여분 가량은 올 누드인 모습으로 스크린에 비쳐지고 있으니 김민선의 노출 연기는 10점 만점에 9점 이상은 줘도 불평할만한 사람이 없을 듯하다. 거기에 비하면 남자 연기자들의 노출연기는 그야말로 케이블TV 드라마 수준에도 못 미치니 참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다. 행여라도 남자 주인공의 근육질 몸매를 감상하고 싶은 마음에 극장을 찾을 여성관객들에게는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여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누드 연기’를 선보인 김민선에게 소박하게나마 박수라도 쳐주고 싶을 뿐이다.

단순히 벗은 몸만 보여주나? 그건 아니다. 또 다른게 있다!

영화 [미인도]가 단순히 여배우의 벗는 연기만으로 채워져 있다면 그 역시 큰 자극은 되지 못할 것이다. 배우의 노출에 뒤따르는 필수(?)요소가 있다면 바로 ‘정사씬’이 그것이다.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는 김에 옷까지 과감하게 던져버린 김민선의 ‘누드 연기’가 빛을 발하는 장면 역시 극중 신윤복과 강무(김남길)의 정사씬이라 할 수 있다. 대략 10여분을 차지하는 윤복과 강무의 정사 장면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두 배우의 나체 연기와 끈적한 애무, 그리고 애절한 음악과 야릇한 조명들로 나름 애뜻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의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물론 최근 몇몇 기사들에 비교대상이 되었던 영화 [색,계]에서 양조위와 탕웨이가 보여주었던 격정적인 정사 장면에 비한다면 노출 수위나 표현 정도가 극히 초급수준인건 사실이니 굳이 비교하며 보지는 마시길.

대신 영화 [미인도]에서 관객들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장면이 있으니, 바로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홍등가에서의 두 기생이 벌이는 ‘체위 소개 장면’이다. T팬티 하나만 걸친 두 기생이 서로 엉켜 청나라의 갖가지 기묘한 체위를 재현하는 장면은 특별한 ‘에로씬’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꽤나 화끈한 백미로 다가올 것이다. 일종의 ‘야한 동영상’에서나 봄직한 갖가지 체위를 소개하는 두 여배우의 끈적한 연기로 인해 극장 안이 약 10분가량 적막에 휩싸이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극중 김영호가 연기한 김홍도의 정사장면들도 두 장면 가량 등장한다. 최고의 기생인 설화(추자현)와 신윤복(김민선)과 벌이는 김홍도의 정사씬은 윤복과 감무의 그것과는 달리 거의 강압적이고 격렬한 장면이다. 이런저런 장면들을 다 모아놓고 보면 [미인도]에서 노출과 정사 장면이 차지하는 시간은 대략 20분을 넘는다고 할 수 있다. 노출을 미끼로 극장으로 불려 들여서는 살짝살짝 맛만 보여주는 다른 국산 영화들에 비하면 영화 [미인도]는 ‘정직한 영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작년 11월에 개봉했던 영화 [색,계]는 18세 이상 관람가라는 등급적인 제한과 15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예상외의 흥행을 기록했다. [색,계] 역시 개봉 전부터 노출수위로 이슈가 되었고, 이안과 양조위라는 세계적인 제작진의 명성과 더불어 ‘노출’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 역시 흥행에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배우의 노출연기와 거기에 대한 기사들은 성인 관객들에게 있어서는 영화 선택에 대한 고려조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정쩡한 맛보기식 연출로 성인관객들을 농락하는 영화는 오히려 그것이 ‘독’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름 ‘정직하려 애쓴’ 영화 [미인도]는 과연 얼마나 많은 성인들의 선택을 받게 될런지 내심 기대가 되는 바이다.

2008년 11월 13일 목요일 | 글_김진태 객원기자(무비스트)

23 )
m2935
일단 보ㅏ야 알듯...   
2008-11-17 14:38
dlftkarhdtk
아직 영화를 못봐서...우선은 봐야알듯...   
2008-11-17 13:38
hyosil1024
안벗어도 스토리만좋으면됨   
2008-11-17 10:40
naya0322
 색,계가 색과 예술이 잘 어우러졌다면, 미인도는 색만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던데...   
2008-11-16 22:30
joynwe
글쎄다 싶네요   
2008-11-16 18:21
mvgirl
보여주기 위해서였는지 노출씬이 지나치게 긴다는 느낌이...   
2008-11-16 08:58
ick99
아 더 기대되네..   
2008-11-15 14:19
ldk209
암튼 한국 영화로서 노출이 쌔다는 건 인정...   
2008-11-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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