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일본에서는 의외의 성적을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의 주역인 봉준호 감독을 비롯, 주인공들이 죄다 일본개봉을 맞아 홍보차 내한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썼음에도 지난 주말 그 모습을 드러낸 <괴물>은 박스오피스 7위에 그쳤다.
한국에서는 1250만을 돌파하며 새로운 흥행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괴물>로서는 예기치 못한 결과다. 애초, 칸에서의 호평! 일본에서 인지도 있는 배우 배두나! 괴수영화의 본산지가 일본이라는 잇점 등 여러 모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리라 관계자들은 예상했더랬다. 무엇보다 <괴물>이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보기 드문 영화이기에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하리라 본 거다. 전국 250개 스크린의 만만치 않은 규모의 배급은 이에 대한 자신감이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표절 시비와 CG에 대한 문제, 오다가다 이해 안 가는 상황 등이 그 이유라 하는 혹자도 있지만 이제, 개봉 1주도 안 됐기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 상영 8주째임에도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괴물>보다 한 단계 높은 6위에 자리한 <일본침몰>이 한국 박스오피스에서는 정상에 등극한 상황을 떠올려보자면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다. 여하간, 한국영화의 수출의존도가 상당한 일본에서 안 그래도 한류 약발이 서서히 떨어져 가고 있는 이 마당에,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개할 것으로 기대했던 <괴물>의 부진한 성적은 호사다마라 치부할 수만은 없을 듯하다. 참고로, <게드전기>와 <마이애미 바이스>가 일본 박스오피스 1.2위을 차지했다.
2006년 9월 5일 화요일 | 글: 서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