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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최고 기대작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 ‘배두나’가 맡은 역할은 송강호와 박해일의 여동생이자 양궁선수 ‘남주’역이다. 빠마머리와 자주색 츄리닝 차림으로 괴물에 맞서 싸우는 그녀의 모습이 티저 예고편에서 공개된 이후, ‘배두나 무진장 고생했나 보다’라는 추측성 말들이 여기저기 나돌았다.
아닌 게 아니라, 배두나 <괴물> 찍으면서 진짜 생사를 넘나드는 쌩고생을 자청해서 했다고 한다. 조카 현서(고아성)을 찾기 위해 한강 곳곳을 구르고, 달리고, 엎어지고, 물에 빠지는 몸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더니만 급기야는 성산대교 철골구조물 사이를 혼자 건너야 하는 장면까지 찍게 됐다. 평소 배두나를 무척 아낀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봉준호 감독이 이 같은 일을 그녀에게 주문해 주위의 많은 이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배두나는 고소공포증 때문에, 과장해서 말한다면, 시소 하나 타기도 어렵다. 유독 다른 출연배우들에 비해 뒹굴고 뛰는 씬이 많기는 했지만 성산대교 철골 사이를 걸어가는 장면까지 찍을 줄은 정말 믿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가 워낙에 찍기 어려운 작품이다보니 스텝들이 불편한 건물이나 지형 위에서 위태롭게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배두나는 스텝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배우로서 느끼는 점이 있어, 당당하게 올라가 고소공포증을 이겨내고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카메라가 자신의 뒷모습을 담을 동안 얼굴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고 배두나는 촬영이 끝난 후 고백했다.
겉으로는 화려한 블록버스터이지만 알고 보면 배우들과 스텝들의 쌩노가다 살신성인 정신으로 만들어진 <괴물>. 혹시 이런 고생이 관객들의 마음에 제대로 전달돼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 아니야?
2006년 7월 <괴물>에서 제대로 된 쌩고생을 느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