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외계인 침공 그리고 지구 멸망과 구원. 호기심을 당기는 동시에 숱하게 다뤄져 왔던 소재다. 이 같은 범주에 속한 <오블리비언>은 상당히 흥미로운 설정과 구성으로 패기 있게 시작한다. 문득문득 잭 하퍼(톰 크루즈)의 머리를 스치는 기억의 조각들과 의문의 약탈자 그리고 줄리아와 빅토리아 등 주요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흥미를 돋우며 집중도를 높인다. 인간의 기억(또는 망각)을 통해 지구 멸망과 구원을 이야기하는 것도 제법 신선하다. 블록버스터다운 볼거리도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마무리. 뭔가 있을 것처럼, 뭔가 대단한 걸 숨겨놓은 것처럼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실상 영화의 결말은 다소 허무맹랑하다. 영화의 마지막 무기가 아쉽다.
(텐아시아 황성운 기자)
아이맥스에 최적화된 영상과 프랑스 일렉트로닉 밴드 M83이 참여한 웅장한 음악은 만족스럽다. 다만 시나리오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기억이라는 테마를 강조하기 위해 주인공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영화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늘어지는 느낌이 든다. 오락영화를 기대했다면 다소 철학적인 주제를 담은 영화의 진중한 분위기에 당황할지 모른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영상미는 탁월하다. <트론: 새로운 시작>에서 현란한 빛과 그래픽 영상을 구현했던 조셉 코신스키 감독은 폐허가 된 지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활공 액션을 구현, 자신의 장점을 드러낸다. 하지만 전작에서 문제됐던 드라마의 약점을 또 한 번 노출한다. 감독이 만들어낸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다보니 이야기가 늘어진다. 기억의 파편을 모으는 잭의 여정도 더뎌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놀라움이 덜하다. 조셉 코신스키 감독은 자신의 단점을 망각(oblivion)한 듯 보인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2013년 4월 11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